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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39호(10월)

[독계비]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 를 읽고

   [讀.啓.肥(독.계.비)]는  ‘독서로 계명을 살찌우자’라는 목표로 릴레이 독서 추천 형식으로 꾸며가는 코너입니다. 책을 읽고 그에 대한 소감과 함께 원하는 사람에게 추천해 주고, 그 사람은 추천받은 책을 읽고 난 후 또 다른 책을 본인이 원하는 사람에게 추천해 주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정유라(사회학과)양 에게서  「가짜 자존감 권하는 사회 천받은 김지혜(기독교학과)양 「총, 균, 쇠 김민정(유아교육과)양에게 추천합니다.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조류생태학자로서 새들을 연구하려고 뉴기니에서 오랜 시간 살았다. 이 책은 뉴기니인 친구 중 얄리의 질문에서 시작된 궁금증에 대한 연구이자 해답이다. 얄리는 물었다. “우리 흑인은 왜 당신네들 백인들처럼 화물을 만들지 못했나요?” 여기서 화물이란 인류의 삶에 유용한 물건들을 말한다. 그동안 지구는 지역에 따라 다른 속도로 발전해왔다. 인류의 발전은 어째서 각 대륙에서 다른 속도로 진행되었을까?

  저자는 말한다. “민족마다 역사가 다르게 진행된 것은 각 민족의 생물학적 차이 때문이 아니라 환경적 차이 때문이다환경적 차이. 이것이 이 두꺼운 책에서 반복해서 자세하게 설명하는 내용이다. 어떤 인종이 다른 인종보다 지능이 뛰어나서 더 빨리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니다. 지금 더디 발전된 지역이라도 좋은 환경적 조건이 과거부터 갖추어졌다면 인류의 역사는 뒤바뀌었을 것이다.

  이 책은 많은 부분 할애하여 어떤 환경적 차이가 있었는지 자세히 설명한다. 먼저 인류의 이동과 가축화할 수 있는 포유류이다. 인류는 서남아시아 쪽에서부터 기원하여 다른 대륙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 보니 아메리카 대륙이나 오세아니아 대륙에는 인류가 늦게 정착했을 것이다. 이미 많은 사냥기술을 가진 상태로 아메리카 대륙에 도착한 인류는 거대 포유류들을 사냥하여 많은 수의 거대 포유류가 아메리카 대륙에서 멸종했다. 가축화할 수 있는 포유류도 당연 적었다.  반면 유라시아 대륙에는 가축화할 수 있는 포유류의 종이 다른 대륙보다 많았다. 아프리카, 아메리카, 오세아니아에 비하면 독보적일 만큼이다. , , , 돼지, 염소와 같은 가축들은 인류에게 고기와 가죽, , 노동력, 운송능력을 제공했다. 자연스레 농업발달에 유리했고 인류 정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균을 제공했다.

  유라시아 대륙이 환경적으로 유리했던 또 다른 이유는 대륙의 가로 길이가 길다는 것이다. 가로로 길이가 길다는 것은 위도가 비슷하므로 기후와 식생이 유사한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세로로 길이가 긴 아프리카나 아메리카 대륙 같은 경우 한 지역에서 어떤 작물의 재배를 성공해도 다른 지역으로 작물이 이동하기 어려웠다. 유라시아 대륙은 농업발달이 빠르게 이루어질 수 있었다. 거기다 한 가지 더해, 지중해 연안 서남아시아 지역의 비옥한 초승달 지대에는 다른 지역에 비해 작물화 할 수 있는 식물이 다양했다. 야생의 식물을 재배하기까지는 몇 가지 조건이 맞아야 하는데, 이 지역의 작물은 조건에 부합하는 것들이 많았다. 

  이런 몇 가지의 좋은 조건이 함께 작용하여 유럽은 일찍이 농업이 발달하였고 농업 이 발달하다 보니 잉여생산물이 많아지고, 모두가 수렵 채집이나 농업을 하지 않아도 잉여생산물로 먹고 살 수 있었기 때문에 농업에 종사하지 않는 정치인이나 상인, 기술자도 자연스레 생겨났다. 농업의 발달은 사회의 발달로 이어지고 다양한 직업이 발달함으로 쇠를 다루는 기술도 발전했다. 또 복잡한 사회에서는 발전된 정치체제가 나타났고 이는 쇠를 다루는 기술과 더불어 군사력 상승에 큰 영향을 미쳤다. 결국 어느 한 쪽이 다른 한 쪽을 지배하게 되었다. 책을 읽으며 각 대륙의 인류의 발달 과정을 조금이나마 설명할 수 있게 된 것 같아 좋았다. 막연하게 유럽은 기술이 일찍부터 발달했고 문자가 있었기 때문에 잘 살게 되었고 아프리카는 그렇지 못했다고만 생각했는데, 환경적 요인을 이렇게 자세하게 비교해보니 새로웠다.

   또 평등한 사회가 좋다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고 나니 그렇지만도 않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토론을 통해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여 사는 사회는 지도 권력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사회를 보는 눈이 남다른 리더가 권력을 가졌을 때 공동체는 합리적인 결정을 할 수 있고 다양한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힘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것 같다. 책에서도 농업사회가 발전하면서 통치자가 생겼고 정치조직이 발달했기 때문에 더 강한 부족, 국가가 형성될 수 있었다고 하니 말이다.  , , 쇠는 이런 환경적 차이를 함축한 단어라고 생각한다. 서남아시아, 유럽에서 먼저 국가가 발전했으며 많은 것을 누리게 된 것은 다른 대륙에 사는 사람들보다 더 똑똑하고 발전된 유전자를 가졌기 때문이 아니라, 그들이 사는 땅에 작물화 할 수 있는 식물이 많았으며 가축이 있었고 가로로 긴 대륙 덕분에 농업발달이 일찍이 이루어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 그들은 운이 좋았다. 책으로써 체계적으로 이 부분을 다루고 보니 현재 인류가 겪고 있는 불평등한 것들이 더 안타깝게 느껴진다. 이제 농작물이나 가축이나 균 때문에 발전이 제한되는 시대가 아니다. 이제는 환경적으로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를 힘써 제거하여 다 함께 발전할 수 있고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인류가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러면 모든 인류가 함께 잘 살 수 있지 않을까? 인류의 발전은 환경적 차이에서 기인한 것이니까!

 

 

출처: 책표지-교보문고, 네이버, 사진-김지혜

편집위원: 박경희, 학술정보서비스팀 제1자료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