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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43호'에 해당되는 글 8건
2012.01.18 20:19

우리 대학 대외협력처장이신 도시계획학과 김한수 교수님과의 인터뷰를 싣습니다.
[박춘화bom@gw.kmu.ac.kr]

1. 학생 또는 도서관 이용자를 위한 인사말씀을 해 주세요
 도서관의 웹진을 통해 여러분을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도시계획학과 김한수 교수입니다. 도서관을 통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여러분은 자기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일 것이고 계명대학교와 사회를 이끌어 갈 인재들이라는 생각에 동문 선배로서 더욱 반갑고 자랑스럽습니다.

2. 20대였을 때 가장 치열하게 몰두했던 것, 혹은 가장 고민했던 것은 무엇이었습니까?
 앞으로 무엇이 되어야 되겠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달린 것은 아니었습니다. 준비하고 있으면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기회가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주이진 이 시점, 이 자리에서 열정적으로 하면 언젠가 기회가 올 것이라고 믿었지요. 진짜 열정적으로 공부했습니다.

3. 대학시절 도서관을 어떻게 이용하셨는지요?
 책을 많이 빌려 읽었습니다. 그 때는 책 뒷 표지 안쪽에 북 포켓이라는 것이 있어서 누가 대출했던 책인지 대출한 사람의 기록지가 꽂혀 있었습니다. 다른 책을 빌리러 갔다가도 친구가 읽었던 책을 발견하면 지고 싶지 않아서 무조건 빌려 읽었습니다.

4. 대외협력처는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요?
 대외협력처는 두 가지의 큰 줄기로 나눌 수 있습니다. 협약, 장학기금 마련, 발전기금 모금, 동문과의 관계 등 대외적으로 우리 학교가 굴러갈 수 있도록 윤활유 역할을 하는 대외협력 업무와 학교 구성원의 이야기(교육 및 학교생활, 외국의 자매대학 소식, 해외봉사활동 등을 홍보물로 제작하거나 구성원의 좋은 일)를 대외적으로 홍보하는 두 가지입니다. 학교 안의 좋은 것과 학교 밖의 다양한 것의 연결을 위해 발로 뛰는 부서입니다.

5. 최근 도서관 전 직원 25명이 적게는 100만원, 많게는 300만원을 학교발전기금으로 기부하였습니다. 발전기금의 최소 단위는 얼마이며 학생들이 기부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무엇입니까?
 2011년에 1‧1․1 운동을 시작하였습니다. 1인당 1구좌(1만원) 기부하기, 1부서 1곳 이상 후원의 집 만들기, 1부서 1건 이상 좋은 홍보거리 만들기 프로그램입니다. 기부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릴레이 장학금 제도도 만들었습니다.  좋은 예로 간호학과 재학생이 부모님과 함께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한 달에 1만원 씩 3년간 장학기금을 기부하기로 약정한 바 있습니다. 이 장학금은 바로 내 옆의 다른 학생에게 장학금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어렵고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어쩌면 내 친구가 이 혜택을 받을 지도 모릅니다. 그것이 어쩌면 나에게 다시 돌아올 수도 있고요. 더 어려운 친구와 이웃을 위해 나눌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언제라도 대외협력팀(580-6323)으로 상담해 주세요.

6. 대외협력처가 우리 학생들에게 주는 직접적인 혜택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장학금입니다. 대외협력처에서 동문장학금, 기관장학금, 기업체장학금 등을 많이 모금하여 학생처를 통해 학생들에게 돌아가도록 합니다. 또 우리 학생들이 대외적으로 수상을 하였거나 다양한 활동을 한 것을 언론을 통해 홍보해 드립니다. 학생들이 직접 하기 어려운 언론과의 연결도 해 드리고 있으니 많이 활용하시면 좋겠습니다.

7. 소개하고 싶은 도서관 서비스 경험 등이 있습니까?
 공부하면서 책도 많이 빌려 읽었지만 연구논문을 쓸 때는 도서관의 많은 자료가 필요했습니다. 특히 우리 도서관에 없는 책은 국회도서관이나 다른 대학에서 빌리거나 복사를 해야 했는데 도서관의 사서들이 친절하게 다른 기관에 있는 자료를 복사해 줄 때는 정말 고마운 마음이 많이 들었습니다. 
 
8. 우리 대학 학생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지요?
 열정을 가지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창의와 도전 정신으로 열정적으로 밀어붙이고 된다는 마음을 가지고 도전해 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해 온 부족한 면을 돌아보지 말고 앞으로 할 수 있다는 마음, 잘 된다는 마음을 가지고 열심히 공부하고 열정적으로 하다보면 언젠가는 마음이 풍족해지는 것을 느끼는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사회는 넓습니다. 인생은 깁니다. 길고 먼 길을 잘 가기 위해서는 나 주위만 보지 말고 멀리보고 기다리면서 출발점인 지금의 자리를 잘 다져야 합니다. 주어진 여건만으로 목표를 결정하면 가다가 멈출 수도 있습니다. 긴 안목으로 기다리면서 준비하여야 합니다. 벽돌은 한 장 한 장 다져 쌓아야 높고 단단하게 쌓을 수 있습니다. 벽돌을 쌓듯이 천천히 흔들림 없이 나아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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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18 20:19

[동산칼럼]에는 우리 대학 사회복지학과 장승옥 교수의 칼럼을 싣습니다. 
[양봉석 
ybs@gw.kmu.ac.kr]

  최근 학교폭력으로 인해 자살한 대구중학생이 남긴 파장을 계기로 살펴본 학교폭력은 새롭게 등장한 문제는 아니지만 중·고생 자살사건이 학교폭력과 왕따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될 정도로 문제의 양상이 심각하다. 학교폭력에 대한 보도 대부분은 가해 학생들에 대한 분노, 우리나라 교육현실에 대한 비판, 그리고 이런 현실을 바꿀 수 없다는 자조의 목소리로 가득 차 있다. 학교폭력을 이대로 두고 볼 수 없다는 여론과 함께 다양한 대책이 나오고 있다. 긴급한 상황의 경찰지원, 학생에 대한 인성교육과 상담 강화, 심리치료기관의 확충 등도 강구되어야 하는 대책으로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대책은 얼마나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요즘 인터넷에서는 중․고등학생들의 또 다른 교복으로 자리 잡은 ‘00페이스’라는 아웃도어 브랜드의 점퍼를 어떤 모델로 착용하느냐에 따라 왕(일진)-신하-평민-노예(왕따) 등으로 계급이 나눠진다는 소위 ‘00페이스 계급도’라는 패딩 관련 이야기가 떠돌고 있다. 어른들도 쉽게 구입하거나 입지 못하는 수십만원의 고가 브랜드의 점퍼를 입지 못하면,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게 되고, 소위 잘나가는 일진은 일진대로 고가의 점퍼나 옷, 신발 등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힘이 약한 친구들의 돈을 착취하는 악순환이 브랜드 패팅으로 상징화된다는 이야기이다. 한 아웃도어 브랜드의 패딩이 중고생의 교복이 된 것은 한국사회의 교육이 산으로 올라가서라는 우스개를 보면서도 웃을 수만은 없다. 학교사회복지에 관심을 가지고 가르치면서 그동안 방문했던 몇몇 학교의 학생들의 모습, 그리고 그 현장에서 헌신하는 교육복지사들의 모습이 떠오르고 이들에게 과연 나는 제대로 된 자문과 평가를 해왔는가 하는 반성도 하게 되었다.

 학교폭력 문제에 대해 비난의 대상을 찾아 처벌하려는 우리의 관점은 바꾸어야 한다.   만일우리가 ‘누구도 탓하지 않고,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 무과실주의 학교(no-fault school) 환경을 조성하는데 비난의 대상을 찾는 것만큼 학생들은 자존감을 가지고 학습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동안 청소년문제에 대응하는 우리의 관점은 누구의 탓인가를 찾으려는 노력이었다.  ‘교사가 학생에게 관심이 없고 어떻게 대처할 지 모른다’, ‘지나친 학습경쟁 때문이다’, ‘부모들이 자녀를 통제하지 못한다’ 또는 ‘몇몇 가해학생의 잘못된 인성 탓이다’ 등 누군가 비난할 대상을 찾으려 했다. 만일 누구도 비난할 대상을 찾지 못한다면 스스로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 되어 자신에게 책임이 돌아올까 두려워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학교폭력의 징후가 발견되면 누구도 나서서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거나, 극단적인 방식의 처벌로 몰아가고 또는 제멋대로 행동하도록 방관하기 쉽다. 이제는 평소에 학생들에게 귀 기울여 주고 관심을 갖는 환경을 만들어 가는 방식으로 노력을 시작해야 할 때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지나친 경쟁으로 인해 실수를 허용하지 않는다. 실수를 하게 되면 비난일색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자신만의 의견을 내기를 꺼린다. 대부분의 시간을 실수할까 초조해 하고, 틀릴까봐 걱정을 하면서 시한폭탄 같은 분노를 감추면서 지낸다. 그러나 학생들이 실수를 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학습이 이루어질 수 있는가? 학생들이 자유롭게 실수할 수 있고 누군가 잘못을 하더라도 비난하기 보다는 잘못을 고치도록 도와주는 지원군이 있다고 믿는 학교 환경이라면 학생들은 신체적 심리적으로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이런 학교분위기 속에서 학생들은 공격성을 자신에게 돌려 자살을 하거나 타인에게 향하여 극단적인 폭력을 행사하지 않을 것이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는 학교에서 끼리끼리 모이는 무리가 있고 서로 다른 소집단간에는 갈등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므로 서로 다르다는 것은 누군가가 틀린 게 아니고, 오히려 갈등을 조정하는 과정이 발전의 원동력이 된다는 믿음이 필요하다. 갈등의 존재를 인정하고, 갈등상황에 대해 충분한 논의하여 다른 사람이나 집단을 수용하는 경험을 거치게 된다면 지금과 같은 폭력적인 방식은 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의 의견과 일치하지 않더라도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고 서로 합의를 도출하려 노력한다면 학교에 갈등은 존재하지만 함께 지내기에 불편하지는 않은 장소가 된다. 이 과정에서 학교의 구성원들은 서로가 존중받아야 할 존재임을 인정하고, 서로에 대한 책임을 공유하게 된다. 비록 갈등이 생겨 일이 잘못되었더라도 비난할 대상을 찾기보다는 구성원들이 함께 어떻게 고쳐갈 것인가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잘못하거나 실수해도 괜찮다는 마음이 있다면, 어린아이들처럼 새롭게 도전하고 독창적인 것을 만들어 내면서 자신만의 개성을 찾고 각자에 맞는 성장을 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학생들이 학교가는 것이 신나는 일이 될 수 있도록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 무과실주의 학교환경을 만드는 일에 마음을 모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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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18 20:18

웹진 43호[세계의 도서관을 가다]에서는 미국 아이비리그의 하버드대학교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예일대학교 도서관으로 함께 찾아가 보겠습니다.
[이동활 donhwarry@kmu.ac.kr]

   예일대학교는 미국 코네티컷주 뉴헤이븐에 있는 사랍대학교로 미국 동부 8개 명문 사립대학인 아이비리그중 하나의 대학입니다. 1701년에 제임스 피어폰트가 이끄는 독립파 목사들이 킬링위스에 세운 칼리지어트 스쿨에서 시작하여 1718년에 현재의 위치로 옮겨졌습니다. 가장 많은 기부를 한 E.예일을 기념하여 학교명을 예일대학으로 바꾸고 1787년 종합대학으로 승격하였으며 하버드대학교, 윌리엄&매리대학교에 이어 미국에서 세 번째로 설립된 전통 있는 대학으로 미국 최초로 박사학위를 도입한 학교이기도 합니다.

                                         [예일대학교 도서관 전경]

 예일대학교 도서관은 스털링기념 도서관(Sterling Memorial Library)과  희귀본 및 귀중본을 소장하고 있는 바이네키 도서관(Beinecke Library)을  비롯한 20여개의 부속도서관과 전시관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고대 이집트 파피루스에서 데이터 베이스에 이르기 까지 약 1,200만권 분량의 자료를 소장하고 있습니다.

 

                                            [예일대학교도서관 내부1]

                                            [예일대학교도서관 내부2]

                                            [예일대학교도서관 내부3]


⊙ 온라인 도서관 목록
  - 오비스(Orbis)시스템: 단행본, 정기간행물 기타 여러가지 자료의 서지 정보
  - 모리스( MORRIS: 법대도서관 온라인 검색시스템
  - 기타 특별도서목록: 오비스나 모리스를 사용하지 않는 자료를 위한 목록검색

                              [예일대학교도서관에 소장중인 쿠텐베르크 성경]

                                            [예일대학교도서관에 소장중인 한국자료]


 주제전문사서를 통해서 원하는 주제에 자세한 안내를 받을 수 있으며 도서관 이용은 초청을 받은 방문학자와 박사후 과정 연구원은 규정에 의해서 도서관 이용이 가능하며 방문객은 예일대학교 방문센터를 통해서 이용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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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18 20:18

 동산도서관에서는 1월 13일부터 31일 까지 고문헌과 희귀도서 100,000여책을 대상으로 장서점검을 실시한다. 장서점검은 고문헌을 대상으로 4년 주기로 실시하지만, 이번 장서점검은 1950년도 이전에 출판한 국내외 희귀도서 17,000여책도 포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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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18 20:17

웹진 43호 [Book]에서는 1월 2주차 온라인 서점(교보문고, YES24, 알라딘)에서 제공하는 베스트셀러 종합집계 목록과 사서추천도서 목록을 안내해 드립니다.
[이재룡 steel97@gw.kmu.ac.kr]

  2011년부터 꾸준히 베스트셀러로 이름을 올렸던 대부분의 책들이 2012년에도 순위권에 들었는데요, 몇몇 신간들은 나오자 마자 베스트셀러로 진입한 책들이 있습니다.  그 중 눈에 띄는 책이 스튜어트 다이아몬드의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입니다. 스튜어트 다이아몬드는 MBA과정으로 유명한 와튼 스쿨에 재직 중인 교수로 13년 연속 최고 강의의 강사로도 꼽혔습니다. 하버드대학에서 '정의'를 강의한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에 이어 스튜어트 다이아몬드의 책도 인기를 얻을지가 기대됩니다.

 

  한편, 1월의 사서추천도서로는 우리에게는 수단의 슈바이처로 잘 알려진 이태석 신부의 이야기를 다룬 '나는 당신을 만나기 전부터 사랑했습니다'를 포함한 8개 분야, 15권의 책을 선정하였습니다. '나는 당신을 만나기 전부터 사랑했습니다'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인 '울지마 톤즈'에서도 자세히 소개되었듯이 수단이란 나라의 작은 마을인 톤즈의 의사이면서 악단의 지휘자였던 고 이태석의 삶을 조명한 책입니다. 무엇보다도 대장암 말기로 힘든 투병생활 중에도 성직자로서의 자신의 사명을 위해 노력했던 고인의 이야기가 잘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고인의 삶을 통해 참된 삶이란 무엇인가를 함께 느껴보는 것을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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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18 20:17
[공개강의] 코너에서는 TED에 올라온 유익한 강의나 재미있는 강의를 소개합니다.
[이재룡 steel97@gw.kmu.ac.kr]

이재림: 나의 버섯 수의

  예술가 이재림씨가 새로운 개념의 장례문화를 제안합니다. 우리 몸은 죽어서도 지구 환경에 유해한 여러 독소들을 배출하는데요, 죽은 후에도 더 깨끗하고 푸른 지구를 위해 우리의 몸을 바칠 수 있는 '버섯수의 프로젝트'를 소개합니다.
  오염물질을 먹어치우는 버섯이 심어진 특별한 수의를 사용하여 장례를 치루자는 것인데요, 재미있는 아이디어 인 것 같습니다.

          
                                  'Jae Rhim Lee: My mushroom burial suit'


※ 참고로 동영상 재생 버튼 옆에 있는 'Subtitles Available in'에 'KOREAN'을 선택하면 한글자막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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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18 20:16

[독후감] 동산도서관에서 개설한 2011학년도 2학기 "고전인문학강좌"를 수강한 학생들의 독후감 중 우수한 독후감을 선별하여 싣습니다.
[박춘화
bom@gw.kmu.ac.kr]

햄릿

‘햄릿’이 보여주는 미묘한 인간성에 대한 짧은 고찰

 

문헌정보학과 김효주


 ‘To be or not to be.' 누구나 이 문장을 한번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그 유명한 햄릿의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라는 문제의 문장이다. 죽느냐 사느냐. 햄릿, 그는 무엇에 대해 이리도 진지한 고민을 했던 것일까? 많은 사람들이 이 문장을 알고 있지만 정작 문장의 속뜻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단순히 보여주기식 독서를 하다 보니 그들에게 햄릿은 명대사를 외친 작품 속 인물일 뿐이다. 이 강좌를 듣기 전에는 나 또한 그저 햄릿을 기억하는 한 사람에 지나지 않았다. 나에게 햄릿이란, 그저 좀 비극적인 주인공일 뿐이었다. 그러다 우연히 기회가 되어 듣게 된 강좌는 나만큼이나 연민을 가지게 된 햄릿에게 좀 더 많은 정을 주게 했다.

 잠시 이야기를 하자면, 햄릿만큼은 아닐지언정 평범하지만은 않은 삶을 살았다. 폭력적인 아버지 때문에 어렸을 적 어머니가 집을 나갔고, 기울어진 가세에 초등학생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하며 살았다. 덕분에 꿈만 보고 자라던 삶은 염세적인 현실주의자의 삶으로 변해 있었다. 인생의 꽃이라는 스무 살에는 치매에 걸린 할아버지를 돌보아야 했고 그 덕에 수능시험도 치르지 못했다. 우여곡절 끝에 학교에 들어오게 되었지만 이미 시간은 2년이 흐른 후였다. 햄릿, 너는 어땠을까? 물론 왕자라는 위치가 가져준 부유함이 경제적 궁핍함에 허덕이던 나와는 달랐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목숨을 다투는 위험한 위치였다는 점도 함께. 다만 그의 감정을 깊이 이해할 수 있는 부분도 있었다. 인간뿐만 아니라 모든 생물의 영원한 과제인 사랑이 그것이다. 그에게는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남아있었고, 하나뿐인 어머니는 숙부와 결혼해버렸다. 햄릿에게 사랑이란 절대적인 가치가 아니다. 쓸모없는 짐일 뿐이다. 게다가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던 오필리아는 어느 새 자신을 감시하는 매가 되어있었다. 그 속에서 얼마나 고독했을 지를 생각하면 마음이 답답해져 온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사회적(polis, 정치적 = 사회적으로 해석)동물이다.’ 라는 말을 했다. 인간은 서로 의지하며 기대기도, 혹은 버텨주기도 하면서 함께 지내는 동물이다. 햄릿에게는 누구도 없었다.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알았다는 것만으로도 힘들 텐데 가장 가까이 있어야 할 어머니마저, 사랑하는 연인마저 자신의 곁에 없었다. 햄릿은 인간으로서 지낼 수 없었던 것이다. 인간일 수 없기에 그가 죽음과 삶을 고민했을지 모른다.

 할아버지를 돌보면서 시험을 치지 못하고 친척들에게 갖은 폭언을 듣고 있었을 때, 그 때가 인생에서 가장 괴로운 암흑기였다. 사람을 믿지 못했고, 하염없이 눈물이 났다. 그때 내가 속해있던 세계에 내 편은 아무도 없었다. 햄릿이 그랬듯이. 적들이 가득한 곳에서 혼자 버텨내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었다. 사는 것에 대해 의문을 품었고 진지하게 죽음에 대해 생각했었다. 다시 삶을 얻게 해 준 것은 의외의 것이었다. 직접 본 적도 없는 친구의 전화 한 통이 그 순간을 멈춰주었다. 이해하지 못해도 눈물을, 마음을 들어주던 그는 아직도 삶에서 손에 꼽는 소중한 이다. 그래서 문학작품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안타까웠다. 햄릿이 그렇게 고민하고 고통 받는 순간에 누군가 관심을 가졌더라면 그런 극단적인 상황까지 가게 되었을까? 아니었을 것이다.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라는 증거가 된다고 생각하는 부분이다. 혼자 가진고통을 타인의 존재로 인해 사라지게 할 수 있다는 점은 인간이 혼자서 살아갈 수 없는 부분과 일맥상통한다. 햄릿이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 결말을 보면서 현대사회가 떠오른 것은 우연히 아니다. 바로 현대인들이 동일한 행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좌 마지막 날, 햄릿의 삶에 대해 짧게나마 이야기를 나눈 것은 잊고 있던 다짐을 깨웠다. 지난 날 받은 도움을 다른 누군가에게 되돌려 주겠다던 다짐이다. 역설적이지도 모르지만 앞으로는 다시 기억해낸 다짐으로 ‘행복한 햄릿’을 만드는 삶을 살아야겠다.

 


『史記』 - 사마천

우리는 과거로부터 얼마나 멀어졌을까

한국어문학과한 영 태
                           


 나는 한국어문학을 전공하며 4년째 다니고 있다. 나름 학과 공부를 열심히 하며 인문서적을 많이 읽었다고 자부하고, 한국어문학과 고전문학회 회장직을 맡아서 학교생활을 알차게 보낸다고 생각한다. 학과 특성상 인문학을 공부해보면 한자를 모르고서는 깊이 있는 공부를 할 수 없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우리 국문학은 대략 3세기경 한자를 받아들여 중세보편문화의 길을 걸어 일제강점기인 근현대까지 한문의 영향 속에 살아왔다. 즉 한글이 공인되어 모든 계층이 두루 사용한 역사는 100년 정도이다. 역사를 잘 모르거나 이공계를 전공한 사람들은 새삼스러울지 모르겠다. 이렇듯 인문학을 공부하기 위해서는 한자 문화권의 영향을 간과할 수 없다.

 오늘날 고전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아나톨 프랑스(1844-1924)의 말을 빌리자면 ‘고전은 누구나 그 가치를 인정하는 책이다. 하지만 누구도 읽지 않는 책이다’라고 했다. 이 말에서 현재 고전의 위치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동양의 입장에서는 고전을 다루는 데 한자의 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 한자 공부가 안 이루어진 상태에서 해독 불가한 글을 어떻게 읽을 수 있단 말인가? 나 역시 이 점이 공부하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 그리고 무엇보다 고전에 접근하는 데 어려움은 현대인들의 선입견이다. 고전은 매우 당연한 도덕적인 것, 빠르게 돌아가는 현대 생활에 공감할 수 없는 것으로만 인식한다. 이러한 요소들이 고전을 소외시킨다.

 한 때 ‘인문학의 위기’라는 말이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그 말이 사라지고 인문학 서적들이 서점에서 많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국민적 교양서로 자리매김했다. 고전을 다시 보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 것이다. 인문학을 하는 나에게도 자극을 주는 분위기이다. 여기에 자극을 받고 방학 기간에 대구 향교에서 주관한 『小學』을 배웠다. 겉만 인문학도지 인문학의 기초가 되는 고전을 접한 경력은 매우 좁고, 부끄럽기 짝이 없다. 방학기간 동안에 배운 『소학』을 시작으로 동양 고전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하지만 바쁜 학교생활을 핑계로 고전은 내 마음의 도서관 책장에 꽂혀 먼지가 쌓여갔다.

 나는 교육역량강화 사업의 하나인 전공능력강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중이다. 한국어문학과 고전문학회 회원과 고전문학을 연구하는 중, 도서관에서 인문고전학 강의 공지사항을 접했다. 학회원 중 동양고전에 관심 있는 친구들이 있는데, 시간이 가능한 후배와 『연구하는과』논어하는을 신청했다. 이 외 강의 중, 『열하일기하는』도 듣고 싶었지만 시간이 맞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신청하지 못했다.

 인문고전학 강의는 도서관 7층에서 열린다. 계명대 학생 중에 도서관 7층을 올라가 본 학생이 얼마나 될까? 나는 도서관 7층에 올라가 본 적이다. 1학년 때 도서관 근로를 한 적 있는데, 그 때 고문서 정리 작업이 7층에서 행해져서 7층을 자주 올라갔었다. 하지만 그 이후로 7층에 올라갈 기회가 없었다. 인문학고전 강의를 듣기 위해 7층을 올라가는데 그 때의 근로 기억이 나면서 나도 모르게 설레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했다. 강의실에는 15명 내외의 학생들이 먼저 와서 앉아 있었다. 출석체크를 하고, 『사기』 강좌 교수님의 직역으로 집필된 『사기정선』 책을 받았다. 책을 좋아하는 나는 새 책을 받자마자 이 강좌를 수강한 것에 대해 나 자신에게 칭찬 해주었다.
 
 강의는 교수님 본인 소개를 시작으로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내가 도서관 7층을 오랜만에 올라온 것처럼 교수님 역시 이번 강의 계기로 오랜만에 영암관을 벗어났고,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얼굴을 보고, 중문과 학생이 아닌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을 만나는 거라고 하셨다. 그래서 새롭고, 즐거운 시간을 맞이해 영광이라고 하셨다. 그렇게 교수님의 기운찬 모습을 보이셨고, 앉아 있는 학생들도 그 기운을 받아 강의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다.
 
  첫 번째 날은 교수님의 소개와 더불어 오늘날 『사기』의 자타 공인 일인자인 교수님의 스승님, 한자오치라는 중국학자의 소개, 그리고 『사기』 저자인 사마천 인물에 대한 매우 자세한 소개, 마지막으로 최초의 역사서인 『사기』의 개관으로 끝났다. 2시간이라는 시간은 Top 배우가 주연한 영화 한편 보는 시간처럼 흘렀다. 여기에는 무엇보다 한비야의 아성을 무너뜨릴 교수님의 중국여행담이 한몫했다. 강의 중간 교수님의 목소리가 쉴 정도니 더 이상 말해 무어하랴.

  두 번째 날의 『사기』 강의는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루어졌다. 더불어 사료의 내용 중 중요하게 다뤄볼 문제는 교수님의 지도로 진행되었다. 같은 내용이지만 학생마다 입장이 달랐다. 『사기』를 읽고 느끼는 데에 각자의 전공 분야에 맞게 해석하고 이해한 것이다. 각자의 의견을 얘기해보는 시간을 가졌는데, 학생들의 다채로운 생각을 공유할 수 있었다. 내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 타인의 입으로 들을 수 있다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이를 통해 배울 점이 많기 때문이다. 나 자신에게 엄청 도움이 되는 시간이었다.

 세 번째 날은 그간 함께 해온 교수님과 학생과의 회식자리를 가졌다. 그 곳에서 학생들은 첫 번째 날과 마찬가지로 새 책을 선물 받았다. 이 책은 교수님의 스승님이신 한자오치가 저술한 『사기교양강의』라는 책이다. 『사기』에 대해서 자타공인 일인자가 쓴 책이니 매우 신뢰할 수 있고 뛰어난 책이라고 자랑 아닌 자랑을 하셨다. 음식점은 중국과 교수님이라 그런지 중국음식점이었다. 맛있는 코스 요리를 먹으며 교수님과 주제의 범위를 넓혀 다채로운 이야기를 나누었다. 교수님과 가까운 자리에 앉은 나에게는 매우 좋은 기회였다. 『사기』보다 더 중요한 교수님의 인생철학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맛있는 식사와 함께하는 강의는 더욱 더 즐거웠다.

  『사기』는 기원전 1세기경에 태사공 사마천이 편찬한 최초의 역사서이다. 중국의 오랜 역사와 그 주변 민족의 역사까지 두루 기록한 고전이란 점에서 우리 관심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사마천에 의해서 최초로 기전체라는 역사 서술 방식이 창안되었다. 이는 우리 역사서인 김부식의 『삼국사기』가 『사기』의 영향을 받은 것을 생각해볼 때 매우 의미 있는 업적인 것이다. 김부식의 서문과 『삼국사기』의 구성을 보면 『사기』의 영향이 지대한 것을 알 수 있다. 『사기』는 총 130권으로 <本紀>, <表>, <書>, <世家>, <列傳> 다섯 부분으로 나뉜다. 『사기』 단순히 역사적 사실을 기록하는 데 목적이 있지 않다. 그 목적은 사마천이 밝힌 바, “하늘과 인간의 관계를 구명하고 고금의 변화를 관통하는 원리를 밝혀 스스로 독자적인 이론과 체계를 이루려는 것”이다. 구성을 보면 알 수 있듯, <열전>에 많은 비중을 두었는데, 이를 보아 『사기』 최대의 목적은 사마천 스스로 독자적인 이론과 체계를 이루려는 것이었다. 그리고 여기에 덧붙여 아버지의 가업을 잇기 위한 사마천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첫날 교수님은 사마천의 인물에 대해서 매우 상세히 설명해주셨다. 사마천은 20세 이전에 경전에 통달했고, 그 후 천하 각지를 遊歷하는 기행에 나섰는데, 이것이 계기가 되고 양분이 되어 『사기』 저술이 많은 도움을 주었다.    『사기』의 저술은 기원전 104년, 사마천의 나이 42세 때 시작되었다. 그러던 중 ‘이릉 사건’이라는 큰 위기를 맞이한다. 『사기』가 완성되기 전이 던 그는 죽음에 직면한다. 무제에게 상소를 올린 것이 미움을 사 사형을 선고 받은 것이다. 사마천은 미움을 살 것을 알면서도 정의에 굳은 목소리를 당당히 내 비친 것이다. 사형을 선고 받은 사마천은 자신의 신념이 담긴 『사기』를 완성하기 위해서 궁형을 감수한다. 궁형의 치욕은 오로지 『사기』 완성을 향한 일념으로 견딜 수 있었다. 교수님은 이러한 사마천의 꿋꿋한 기상을 높이 샀다.

  사마천은 공자를 <세가>에 엮어 왕과 같은 범주에 넣어 그를 극찬하였다. 이처럼 사마천은 공자 외에 몇몇 인물을 기리었다. 그런데 이러한 인물에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에게는 자신의 기구한 운명에 좌절하지 않고 신념을 꿋꿋이 지켜가는 굳센 마음가짐이 있다. 이를 살펴보면 <공자세가>의 공자는 자신의 道가 세상에 통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시대가 그를 알아주지 못한다. 그렇다고 공자는 궁핍한 생활에 치여 자신을 알아주지도 않은 곳에 빌붙는 나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백이열전>의 백이와 숙제의 지조, <오자서열전>의 오자서의 굳은 일념, <맹상군열전>의 맹상군의 명성, <굴원가생열전>의 굴원의 충심, <자객열전>의 자객 5명의 뜻, 모두 배울 점이 많다.
 
  교수님 자신도 위의 인물들의 정신을 본받아 세상을 살아간다고 하셨다. 자신의 안위를 위해서 높은 지위의 사람에게 잘 보이기 위한 행동들을 지양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그런 떳떳한 삶을 지향하셨다. 이렇듯 고전에는 우리가 인간답게 살아가는 데 필요한 많은 가르침을 준다.
 
 『사기』는 분명 역사서이다. 그래서 문학을 전공하는 내가 얼마나 잘 읽을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하지만 『사기』는 딱딱한 역사서가 아니었다. 전기문학을 읽는 느낌을 주었다. 『사기』는 문학작품으로서도 전혀 손색이 없는 역사적 사실에 기초한 이야기이고, 문학, 철학을 담고 있는 교양서이다. 인생의 의미에서부터 처세까지 등등의 삶에 있어서 깊이 있는 사색을 하게 만드는 책이다.

  특히, <공자세가>에서 ‘정치란 무엇입니까?’ 하고 묻는 대목이 나온다. 그에 대한 여러 답이 있지만 하나를 인용하면 ‘정치란 먼 데 있는 사람을 찾아오게 하고, 가까이 있는 사람의 마음을 얻는 데 있습니다.’라고 공자는 답한다. 오늘날 세계는 경제 위기를 겪고 있다. 유럽의 위기가 세계 곳곳에 영향을 미치고, 그 영향이 고통은 각국의 서민들이 고스란히 안는다. 지금 한국은 ‘분노의 시대’라고 할 정도로 국민들은 힘겨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한 나라의 정치는 경제만 잘 해결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자본주의 논리에 빠져서 인문학이 가지고 있는 삶의 본질을 잊어가고 있다. 돈만 쫒는, 가치전도의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어느 시대건 고통을 수반한 삶을 사는 것은 마찬가지겠지만 인간이 인간다운 삶을 사는 데 많은 어려움을 안고 있는 시대가 오늘날 현대 사회가 아닐까하고 생각해 본다. 과거로부터 많은 시간이 흘렀다. 우리는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의 발달된 과학문명을 이루었고, 앞으로 더욱 발전할 것이다. 그 속에서 우리는 소중한 것들을 잊고 살고 있진 않은가? 얼마 전 이슈가 된 국민 MC의 은퇴식 연설이 떠오른다. 그는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기 위해서 잠정 은퇴를 선언하였다. 그리고 교수님께서 매 수업마다 강조하신 말씀이 떠오른다. 人文이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지금 내가 있는 여기서 깊이 있는 사색이 이루어진다면 그것이 인문이라고……. 인문고전의 가치를 재발견한 뜻 깊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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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18 20:15



겨울 숲에서 


- 안도현-

참나무 자작나무 마른 잎사귀를 밟으며
첫눈이 내립니다

첫눈이 내리는 날은
왠지 그대가 올 것 같아
나는 겨울 숲에 한 그루 나무로 서서 그대를 기다립니다

그대를 알고부터
나는 기다리는 일이 즐거워졌습니다
이 계절에서 저 계절을 기다리는
헐벗은 나무들도 모두
그래서 사랑에 빠진 것이겠지요

눈이 쌓일수록
가지고 있던 많은 것을
송두리째 버리는 숲을 보며
그대를 사랑하는 동안
내 마음 속 헛된 욕심이며
보잘것없는 지식들을
내 삶의 골짜기에 퍼붓기 시작하는
저 숫눈발 속에다
하나 남김없이 묻어야 함을 압니다

비록 가난하지만
따뜻한 아궁이가 있는 사람들의 마을로 내가 돌아가야 할
길도 지워지고
기다림으로 부르르 몸 떠는
빈 겨울 나무들의 숲으로

그대 올 때는 천지사방 가슴 벅찬
폭설로 오십시오

그때까지 내 할일은
머리 끝까지 눈을 뒤집어쓰고
눈사람이 되어 서 있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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