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0/136호(6월)

[씽! 씽!] 나누미들이 전하는 마음 싱그러운 여름 문학!

[! !] (think think: 생각과 생각이 모이는)은 동산도서관 홍보대사 '나누미'가 꾸며가는 코너로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다양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학우 여러분! 동산도서관 홍보요원 나누미입니다. 온라인 수업과 과제로 바쁜 와중 어느덧 우리는 24절기 중 여름의 문턱을 알리는 소만 (小滿)을 지나 본격적인 여름에 다가가고 있습니다. 이를 맞이해 이번 씽씽은 여름 향기가 물씬 풍기는 시와 영화, 그리고 소설들을 담아보았습니다. 어떤 작품들이 준비되어 있는지 함께 만나볼까요?


01. 시 - 한여름밤의 꿈

  첫 번째 시는 이현승 시인의 한여름 밤의 꿈입니다.

  열대야가 이어지는 소란스러운 여름밤을 주제로 한 시입니다. 봄에 태어난 생명들이 하루가 다르게 자라나 푸른빛을 띠고 있는데, 뜨겁고 어설픈 바람이 이 자라나는 나뭇잎에 베여 지르는 비명들이 수를 놓는다고 표현한 부분이 인상적입니다. 또 이 시를 읽으면서 누구나 여름밤에 잠 못 이루고 깨어나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02. 시 - 숲향기

   두 번째 시는 김영랑 시인의 숲향기입니다.

  앞서 소개한 시의 주제인 잠 못 이루는 여름밤에 숲길을 산책하며 느낄 수 있는 기분을 시로 표현했습니다. 하룻밤의 여름을 세워버린 시인의 노래를 엿들을 수 있었는데, 달빛을 향해 들길을 걷다가 여름의 하룻밤을 다 보냈다는 문구가 인상적입니다. 우리도 더운 여름날 밤에 시인처럼 숲의 향기에 취해 여름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03. 비 오는 날 시작된 기적, 영화 - 지금 만나러 갑니다.

 비가 다시 내리는 날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 수아. 그로부터 1년 뒤 장마가 시작되는 여름날, 이전 그대로의 모습으로 수아가 나타납니다. 하지만 수아는 우진을 전혀 기억하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수아가 곁에 있다는 사실에 행복해하는 우진. 자신이 기억하지 못하는 그 남자와의 이야기가 궁금한 수아. 우진으로부터 첫 만남, 첫 사랑, 첫 행복의 순간을 나누며 다시 기적 같은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우진과 수아는 다시 영원한 사랑을 이룰 수 있을까요?

  이 영화는 원작소설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당시 불황에 빠져있던 일본 출판계를 부활시키며 어마어마한 흥행을 자랑했다고 합니다. 이치카와 다쿠지는 현재 일본에서 젊은이에게 가장 영향력 있는 소설가로 일본 로맨스 영화 평점 1라는 명예를 안고 있는 명성있는 작가입니다.

  여우비 내리는 날이면 어렴풋이 생각나는 영화.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이라 하더라도 지구별에 있는 누군가가 계속 그 사람을 기억해주는 한 그 사람은 평생 구름나라에서 살아갈 수 있다는 아름다운 생각. 원작 소설과 함께 그 감동의 결을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비의 계절에서 시작된 기적같은 사랑 이야기. 지금, 만나러 가볼까요?


04. 네 자매의 성장이야기, 소설 - 작은 아씨들

무슨 크리스마스가 이래! 선물도 하나 없고

카펫 위에 엎드려 있던 조가 투덜거렸습니다.

가난하다는 건 정말이지 너무 고통스러워.“( 작은 아씨들p11)

  이 소설에서는 가난하지만 누군가를 도우려는 착한 마음씨를 가진 네 자매들이 나옵니다. 첫째인 메그, 둘째인 조, 셋째인 베스, 넷째인 에이미. 이렇게 네 자매가 등장합니다. 전쟁터로 나가신 아버지를 대신에 어머니와 살고 있는 네 자매들. 가난한 생활 환경 속에서도 서로 도우며 씩씩하게 헤쳐나가는 모습이 대견하기도 합니다. 네 자매들의 긍정적이고 따뜻한 마음은 이웃집 로렌스 할아버지께 큰 변화를 줍니다. 소설에서 네 자매 역시도 변화하는 모습을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가족에 대한 사랑, 이웃에 대한 관심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소설입니다.

엎드려 있던 조는 에이미의 말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주머니에 양 손을 찌르고 휘파람을 불기 시작했습니다.

 

싫어. 머리를 틀어 올렸다고 숙녀답게 행동해야 한다면 난 스무 살까지 땋아서 늘어뜨리는 편을 택하겠어.” ( 작은 아씨들p15)

  이 소설을 읽으면 당시 19세기 사회적 분위기를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둘째 조는 자신이 여자로 태어난 것에 대해 후회하고 여성으로 살아가는 것을 거부하는 인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조는 거리에서 휘파람을 불기도 하고 사회가 강요하는 여성상에 대해 반대하며 자신의 신념대로 살아가려고 합니다.

괜찮단다, . 너의 고통은 이제 겨우 시작일 뿐이야. 지금부터 노력하거라. 좀더 강해지는 거야. 그러기 위해서는 아버지께서도 말씀하셨듯이 마음 속의 악마를 이길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해야 한다.” ( 작은 아씨들p116)

  네 자매들의 어머니인 마치 부인. 글에서 알 수 있듯이 자녀들의 말에 귀 기울이며 공감하고 소통하려는 분입니다. 부인은 네 자매의 개성을 존중해 주고 당당하게 살기를 소망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자신이 생각하는 행복의 기준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네 자매의 풋풋한 성장 이야기를 담은 소설입니다. 여름에 잔잔한 바람이 부는 것처럼 느껴지는 소설입니다. 이웃들에게 사랑을 베풀고 자신 스스로 행복을 찾아나가는 당당한 네 자매들, 소설 뒤에는 사랑 이야기, 네 자매의 삶 등 성장기를 다루는 소설입니다. 또 마치 부인의 교육관, 가족 간의 사랑 등 많은 메시지를 담고 있는 고전소설 작은 아씨들입니다.


05. 죽음의 문턱에서 아가미를 갖게 된 소년, 소설 - 아가미

다음에는 정말 이런 일이 있으려야 있을 수도 없겠지만,

또다시 물에 빠진다면, 인어왕자를 두 번 만나는 행운이란 없을 테니 열심히 두 팔 휘저어 나갈 거예요. 헤엄쳐야지 별 수 있나요. 어쩌면 세상은 그 자체로 바닥없는 물이기도 하고.”

  소설은 강에 빠졌던 자신을 구해준 아가미를 가진 미지의 남자에 대한 여자의 목격담으로 시작되어, 남자의 생에 대해 이야기를 이어나갑니다. 늦은 밤 이내촌의 호수, 생활고에 시달리던 아버지가 결국 한밤중 어린 아들과 함께 투신하게 되고 아이는 살고자 하는 본능이 만들어낸 아가미로 인해 살아남아 근처에 살던 잠귀 밝은 노인에게 구조됩니다. 아이는 노인의 열 살 먹은 외손자 강하의 등에 업혀 둘의 집으로 가게 되고, 강하는 아이에게 장자에 나온 북쪽에 사는 커다란 물고기의 이름을 따 이라는 이름을 붙여줍니다. 귀 뒤의 아가미, 반짝이는 등의 비늘남들과는 다른 몸으로 인해 몰래 숨어 살며 세상과 단절된 곤이었지만 깊은 물속을 수영할 때는 한없는 자유를 느낍니다. 그리고 잔잔한 호수 같던 곤의 삶에 점점 파동이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원래 양가감정은 논리적으로 설명하라고 있는 게 아니에요.”

  소설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드러나는 곤과 강하의 애정을 섬세하게 표현합니다. 곤은 자신에게 애정을 줬던 강하와 노인을 처음부터 끝까지 맴돌며 끝내 작은 호수에서 바다로 그들을 향해 나아갑니다. 하지만 그런 곤을 대하는 강하의 태도는 질투와 증오, 걱정과 애정이 뒤섞여 있습니다. 이름을 부르면 그가 책에 나온 것처럼 어딘가로 떠나버릴 것만 같은 불안감에 곤을 고기새끼라고 부르며 괴롭히면서도 곤을 보호하고 도와주는 강하의 모습은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느끼지만 구태여 설명하지 않는 양가감정을 너무나 잘 보여줍니다. 

그토록 이름조차 낭만적인 사람이 하필이면 그 이름의 뜻을 담은 물에

스스로를 포기할 리 없었다.’

  소설 속 등장인물, 전환점이 되는 사건 등 전개에 중요한 요소들이 모두 물을 바탕으로 한 만큼, 책을 읽는 내내 이끼 식물이 뒤섞인 습하고 농후한 여름 강물 냄새가 나는 듯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 끝을 가늠할 수 없는 깊은 물속에 빠져드는 것이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세상은 그 자체로 바닥없는 물이기도 하다는 소설의 구절처럼 이 세상을 열심히 헤엄치며 살아가게 하는 우리의 아가미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하는 소설, 아가미입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는 요즘, 이번 씽씽을 통해 마음으로라도 여름을 생생히 느껴보는 시간이 되셨길 바라며 더욱 알찬 씽씽으로 다시 만나요!

 

<: 동산도서관 홍보대사 나누미’>

<그림: 네이버 영화, >

<편집위원: 배대일 학술정보서비스팀 연속간행물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