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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30호(10월)

[Library & People] 이종한 동산도서관장


[Library & People] 130호에서는 2019년 9월 제31대 동산도서관장으로 취임하신 이종한 관장님의 인터뷰를 싣습니다.

 

 

1. 동산도서관장직을 맡게 된 소감과 도서관 이용자를 위한 인사말씀 부탁드립니다.

    서관은 대학의 심장부와 같은 곳입니다. 특히 우리 동산도서관은 위치적으로도 학교 정문을 들어오면 바로 눈앞에 보이는 캠퍼스 정 중앙에 자리 잡고 있는 상징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우리 도서관은 1950년대에 겨우 몇 권 안 되는 도서자료를 가지고 출범한 이후 지금은 총 2백여 만권의 장서량을 가진 대형 도서관으로 창대하게 발전했으며, 전국 대학 도서관을 선도하는 사업들을 많이 수행했습니다. 1972년 전국 대학 도서관 최초의 개가제열람서비스 실시, 1993최첨단정보센터로서의 기능을 갖춘 현재의 동산도서관 개관과 전국 최초의 도서관 전산화 프로그램자체개발 사용, 1999년 대학 최초로 도서관의 지역사회 개방을 통한 지역민과 함께 발전하는 도서관 운동 전개, 2011년부터 현재까지 지역 내 학교도서관, 기업체 도서관, 작은도서관 등에 대한 멘토 봉사활동 등이 대표적 사례들입니다

   그런 만큼 도서관장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동산도서관 소속 직원들은 전원 전문사서들로 구성되어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시설도 많이 개선되어 쾌적한 환경을 구축하고 있는바 학생과 교수 및 직원 등 모든 계명 가족들이 자주 도서관을 방문하여 이용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그리고 이용하실 때 불편한 점과 개선할 사항이 있으면 언제든지 건의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더 나은 명품 도서관으로 만들어가기 위해 이용자 여러분들의 소중한 아이디어들을 적극 반영해 나가겠습니다.

 

2. 관장으로 있는 동안 운영의 주안점을 두고 계신 것은 무엇인지요?

    우리 동산도서관은 시설이나 장서 그리고 서비스 면에서 적어도 국내의 대학 도서관으로서는 빠지지 않는다고 자부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서비스의 질을 개선함으로써 학생과 교수 및 직원 등 계명 가족은 물론, 인근 지역주민들의 이용률을 끌어올리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입니다. 이를 위해 모바일 이용증 및 도서추천시스템 도입, 아이디어 상상실, 인문학 플러스존, UCC 제작실, 정보서비스센터 운영, 고문헌 원문 시스템 및 학술DB 이용통계시스템 구축 등 정보화 환경을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갈 뿐 아니라 복합미디어감상실, 코워킹 스페이스, 음악도서관, 초암도서실의 이용률 향상 등을 통해 도서관 서비스의 다양화도 함께 추구하고자 합니다.

    지금 전 세계적으로 제4차 산업혁명의 도래와 그에 따른 미래의 변화를 두고 수많은 담론들이 화두로 떠올라 있습니다. 우리 대학교는 1993최첨단정보센터로서의 기능을 갖춘 현재의 동산도서관을 개관함과 동시에 전국 최초로 도서관 전산화 프로그램을 자체 개발하여 사용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를 무료로 다른 대학에 제공한 바도 있었습니다. 이런 전통을 계승하여 유형의 도서자료 수집과 정리 및 보존, 대출 등과 같은 전통적 도서관의 역할 외에, 전자 정보를 활용한 양질의 서비스를 다양화, 고도화하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또한 대학의 사회적 책무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지역 내 학교도서관, 기업체 도서관, 작은도서관 등에 대한 봉사활동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하고자 합니다.

    특히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여 양질의 고문헌 자료를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이들 자료들을 우리말로 번역하고 정리하는 작업도 추진할 계획입니다. 우리 도서관이 보유한 유일본과 국가지정문화재 등을 중심으로 번역이 되지 않은 자료 중에서 학술적 가치가 높은 것부터 상세한 역주 작업을 수행하여 독자와 연구자들에게 제공하는 것을 중점 사업의 하나로 추진하고자 합니다.

    학생들에게는 도서관에 오면 늘 신나고 유익한 일이 있다는 생각이 들도록 다양한 이용자 참여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제공하고, 연구자에게는 연구자 맞춤형 연구정보 큐레이션을 확대해 나가도록 하며, 시설 및 정보화 환경 개선에도 역점을 두고자 합니다. 

 

3. 관장님에게 도서관은 어떤 장소인가요?

    세계 유수의 명문대학을 방문하면 도서관의 수와 규모 및 장서량, 아름답고 쾌적한 각종 시설과 다양한 서비스 등에 놀라며 부러움을 금치 못한 적이 많았습니다. 그런 곳에서 자유롭게 책과 씨름하는 사람들을 보면 절로 공부가 되는 느낌을 받게 되지요. 도서관을 보면 그 대학의 수준을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책읽기란 편협한 자아를 비우고 세계와 마주하여 사색하고 회의하고 소화하는 놀이라고 생각합니다.

 

<2019년 10월과 1981년 2월의 시간>

  저는 19773월부터 19812월까지 4년간 우리 대학교에서 수학했습니다. 대학시절 도서관에서 읽고 싶은 한문 또는 중국어로 된 원서를 발견하고 경이의 눈으로 바라보며 그 속에 담긴 뜻을 파악하기에 골몰하면서 전공 분야의 기초를 쌓고 미지의 세계에 빠져들었던 시절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도서관은 특히 대학시절 저의 꿈을 키우던 놀이터였지요. 교수가 된 뒤로 이런저런 핑계로 도서관 자료를 더 많이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했던 점이 진한 아쉬움으로 남아 있습니다.

 

4. 독서의 계절을 맞아 학생들이 읽으면 좋은 책을

 추천해 주십시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란 말은 어쩌면 역설적인 표현이 아닐까요. 금수강산이 울긋불긋 아름답게 물들고 낙엽들의 교향곡이 울려 퍼지는 바깥의 유혹이 훨씬 더 당기는 때이지 않습니까? 그런 유혹을 떨치고 책과 씨름할 때 성숙해질 수 있기 때문에 나온 말은 아닐는지요?

    학생들이 우리 사회의 주역으로 활약할 시대는 빨라도 10년 후가 아닐까요. 해서 현재에 너무 집착하기보다는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을 키울 수 있는 책들을 접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합니다. 급속히 다가오고 있는 대대적인 변화의 추세 내지 동향을 읽을 수 있는 방면의 책들을 권하고 싶습니다. 굳이 몇 권을 들자면, 유발 하라리(Yuval N. Harari)사피엔스, 데이비드 이글먼(David Eagleman)창조하는 뇌,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4차 산업혁명, 데니스 홍(Dennis Hong, 한국명 홍원서)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법 등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어떤 방면의 변화든 인간이 중심에 놓여야 할 터이고, 그 중심에는 또 인간의 두뇌가 있지 않겠습니까? 이런 책들을 통해 인류의 탄생과 진보 그리고 미래를 한 눈에 들여다보고, 요사이 강조하는 창조와 혁신도 과거의 경험과 지식에 기초한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나아가 인간이 이룩한 문학과 예술 그리고 과학·기술의 융합으로 펼쳐지는 새로운 시대 변화의 큰 물줄기를 파악하고, “상상을 현실로, 불가능을 가능으로, 고정관념을 새로운 발상으로바꾸어 나가는 동력을 얻었으면 합니다. 이를 통해 이번 가을에 우리 학생들이 한 단계 더 성숙하기를 기대합니다.

 

5. 학생들에게 꿈을 키워주는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도서관을 보면 그 대학의 수준을 알 수 있습니다. 평소에는 한가하다가 시험 기간만 되면 도서관 열람실 좌석을 구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북적대는 현상을 보며 늘 안타깝게 생각해왔습니다. 저는 우리 학생들이 놀더라도 도서관에서 놀아라.”는 말을 늘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공부와 놀이를 별개의 것으로 간주해온 경향이 있습니다. 요사이 놀이하는 인간이란 뜻의 호모 루덴스(Homo Ludens)’란 말이 유행하듯이 공부도 놀이의 하나입니다. 공부는 책읽기를 중심으로 하여 지식을 습득하고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가는 지적인 놀이인 것이지요. 모쪼록 우리 학생들이 대학에 재학하는 동안 책읽기를 통해 동산도서관을 미래의 꿈을 키워나가는 자신의 놀이터로 활용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학창시절 냉난방이 완벽하게 제공되는 우리 도서관에서 인류가 창조해낸 지적 유산들을 두루 섭렵하고, 틈틈이 밖으로 나가 바로 옆의 계명한학촌과 아름다운 계명 캠퍼스 곳곳을 산책한다면 금상첨화가 아니겠습니까!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춥든 덥든 관계없이 동산도서관이 늘 우리 학생들의 영육이 함께 살찌는 소리로 가득차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위원: 박우선학술정보서비스팀 정보서비스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