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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60호(5월)

[북~ing] 가정의 달, 우리 마음 속 따뜻한 불씨

[~ing]은 하나의 주제를 두고 추천 도서를 소개합니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이 있는 5월입니다. 
바쁜 일상을 보내며 달려온 우리에게 가정은 어떤 존재였나요? 늘 우리를 응원해 주고 지지해 주는 우리만의 공간인 가정. 가끔은 투정 부리고 무심하게 대하고 후회하기도 하지만 우리 마음속 한편을 따뜻하게 비추고 있는 존재입니다. 5월 [북~ing]에서는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마음이 따뜻해지는 소설, 부모도 함께 성장하는 육아법, 옛 추억을 떠올릴 음악 에세이를 소개합니다. 

 

▣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

촌뢰건 저 | 모모 |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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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 사고를 당한 사람도
사고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도 결국 전하고 싶었던 마지막 한마디란…

시간을 사고가 일어난 날로 되돌려 열차에 오른 사람들은 사랑하는 사람을 향해 저마다의 방식으로 마지막 인사를 건넨다. 완전한 작별이 싫어 여느 날처럼 일상의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며 용서를 구하기도 하고, 끝내 전하지 못한 마음을 고백하기도 하고, 말없이 서로가 알아챌 수 있는 눈빛과 손짓을 보내기도 한다. 하지만 그 모든 말이 결국에는 사랑의 다른 이름이라는 것을 주인공은 물론 독자들도 안다.   그리고 이는 피해자도 마찬가지다. 열차 안에서 자신의 가족과 연인을 만난 유령들은 행여 자신으로 인해 오랫동안 아파할 그들을 끝까지 걱정하며 사랑과 응원의 말을 건넨다. 그 어떤 말보다 “살아 있어 줘.” “끝까지 살아서 행복해줘.”라는 한마디로 자신들의 뜨거운 사랑을 전한다. 덕분에 피해자도, 유가족도 이 세상의 진정한 작별의 지점, 이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인 ‘니시유이가하마 역’에 도달해서야 완전한 사랑을 깨닫고 이별을 받아들인다. 특히 유가족은 이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에 도착해서 다시 현실로 돌아가 살아낼 용기와 희망을 얻게 되는 것이다. 

소설이 진행되는 내내 유가족이 다른 유가족에게, 유가족이 피해자에게, 피해자가 유가족에게 건네는 서로에 대한 위로와 사랑이 우리의 눈물샘을 멈추지 않게 만든다. 또한 아픔에 공감하며 그 아픔을 치유하는 가장 큰 힘이 결국에는 사랑이라고, 서로가 서로를 깊이 사랑하는 마음으로 다시 힘을 내 오늘을 살아내 보자고 이야기하는 작가의 진심이 오롯이 느껴져, 읽는 내내 눈물을 넘어선 감동과 희망을 발견하게 되는 가슴 따뜻해지는 소설이다. 

▣ 나의 마지막 엄마

천전차랑 저  |  다산책방  |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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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마지막 엄마』는 어느 날 스민 질문에서 시작했다. 도쿄에서 산다는 것이, 도시에서 산다는 것이 꼭 좋은 것일까? 이 책의 주인공들은 모두 도시에서 태어나 성실하게 살아왔으나 현실에 지친 중장년층이다. 하나 있는 가족이었던 어머니를 잃은 중년의 여의사. 독신으로 살며 일에 집중한 끝에 식품 기업의 사장으로 승진했으나 모든 것이 헛헛해지기 시작한 노년의 직장인. 은퇴와 동시에 황혼 이혼을 당한 제약회사의 영업부장.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고독을 마주한 그들은 이 유토피아와도 같은 마을에서 예상치 못한 깊은 안식을 얻는다. 그러나 ‘고향’이 되어준 도호쿠의 산골 마을은 보이는 것만큼 평화로운 곳이 아니다. 인구의 50퍼센트 이상이 65세를 넘어 곧 소멸을 앞둔 ‘한계부락'이다. 한데 어떻게 된 일일까. 몇몇 이웃만이 남은 외딴 마을에서 홀로 넓은 집을 지키는 ‘엄마’에게서 사라져가는 마을에 대한 불안이나 우울은 찾아볼 수 없다. 텃밭의 흙을 툭툭 털어내고 낯선 자식들을 스스럼없이 보듬는 손길 앞에서 뻣뻣했던 자식들은 어느새 아이가 된다. 그들의 입에서 친어머니에게도 할 수 없었던 하소연이 흘러나오려고 한다.           

 『나의 마지막 엄마』에서 혈연으로 이어진 가족은 데면데면한 관계다. 출간 후 산케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아사다 지로는 말했다. “도시 생활에서 가족이란 취약한 존재죠, 이혼율도 높고, 자녀와의 단절도 많아요. 이 책의 주인공들도 편리한 도시 생활을 해온 것이지, 행복한 삶을 살아온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편리함을 행복함으로 착각해 온 측면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편리함과 다른 행복은 무엇인가. 이 책은 그 질문에 대한 아사다 지로의 답이다. 독자들 역시 끝에 이르면 그들을 진정 살고 싶게 하는 것은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되묻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 깨어있는 부모

차바리, 셰팔리 저 | 나무의마음 |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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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는 부모와 아이 사이의 핵심은 부모가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부모와 아이가 함께 배우는 상호적 관계임을 강조한다. 요즘의 MZ세대 부모나 예비부모는 권위적인 모습보다는 친구 같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한다. 그럼에도 육아의 현실은 녹록지 않고, 밀려드는 육아 정보에 압도되기 쉽다. 저자는 내 자식만큼은 제대로 키워보겠다고 결심하지만, 이내 지치고 좌절하는 부모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며 지금 당장 일상에서 시도할 수 있는 근본적인 양육법을 제시한다.   “어떻게 하면 우리의 에고와 불안한 심리상태에서 벗어나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까?”  저자는 아이들이 수시로 부모의 한계를 시험하고 괴롭히는 것 같지만 그 모든 행동이 실은 부모가 잊고 지낸 자기 모습을 되찾고, 감춰둔 응어리를 꺼내 해소하도록 이끌어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부모가 자기도 모르게 물려받은 정서적 유산, 치유되지 않은 상처를 깨닫고 털어낸 다음에야 아이들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순수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의미다.   

이 책은 아이의 행동에 문제가 있다며 아이를 탓하거나, 도무지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르겠다고 하소연하는 부모의 시선을 자기 내면으로 돌려 묵은 상처와 오래된 습관을 깨닫게 도와준다. 아이로 인해 발끈할 때마다 그 원인이 아이가 아니라 부모 자신에게 있을지 모른다고 알아차리기 시작하면, 아이와 긴밀히 교감하며 아이의 잠재력을 일깨우는 관계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 기분대로 아이를 키우지 않겠습니다

곽윤정 저 | 포레스트북스  |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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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분대로 아이를 키우지 않겠습니다
어린아이들은 자신의 상태나 기분, 감정 등을 이해하는 능력이 발달되어 있지 않다. 인지, 정서, 언어 등 살아가면서 필요한 능력은 태어날 때부터 형성된 것이 아니라 부모의 양육을 통해 싹을 틔우고 자라나며 열매를 맺는 것이다. 따라서 어린 시절 부모가 어떤 원칙과 가치관을 가지고 아이를 양육했는지가 아이의 인지와 정서를 결정짓는 기준이 된다.

자녀교육 분야에서 오랫동안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키고 있는 『아들의 뇌』의 저자이자 EBS 다큐프라임 〈아이의 정서지능〉을 비롯해 다양한 방송과 강연에서 부모들의 고민을 해결해 주며 대한민국 최고의 육아멘토로 손꼽히는 곽윤정 교수는 부모들이 육아를 힘들어하는 이유 중 대부분이 ‘감정’에 있음을 알아냈다. 아이를 향한 사랑이 부모의 순간적인 감정에 묻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는 것이 부모와 아이 간 갈등의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곽 교수는 아이들의 발달 과정을 뇌과학을 통해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그에 맞춘 양육의 기준과 원칙을 바로 세울 수 있다면 아이들을 향한 사랑과 관심이 엄마의 자책과 후회로 남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뇌 발달의 결정적 시기에 해당하는 6세까지 부모의 감정을 다스리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뇌과학 이론을 쉽게 풀어 『기분대로 아이를 키우지 않겠습니다』라는 한 권의 책으로 완성해 냈다.
이 책은 부모가 자녀를 이해하고, 자녀가 원하고 필요로 하는 양육과 교육이 어떤 것인가에 대한 내용을 뇌과학 연구에 기반해 담고 있다. 순간순간의 기분에 따라 일관성 없이 반복되는 육아가 아닌 과학적으로 입증된 뇌 발달에 근거해 우리 아이의 뇌가 무엇을 좋아하고 원하는지 알아봄으로써 아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단단한 토대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또 뇌 발달 시기에 따른 아이들의 특성, 생리적 반응, 사고 판단의 수준을 구체적으로 설명함과 동시에 부모들이 궁금해하는 양육법과 학습법에 대해 따뜻한 조언도 함께 건넨다.

▣ 그 노래가 내게 고백하라고 말했다

이경 저 | 아멜리에북스 |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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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을 들으면 자꾸만 당신에게 하고픈 이야기가 생겨나요.”
음악의 힘을 빌려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은 세상 솔직한 음악 에세이

특정 음악을 들으면 잊고 있던 인생의 장면이 떠오른다. 그 음악과 이어져 있던 이야기를 풀어놓게 된다. 심각하고 고단했던 일도 음악 앞에서는 무방비 상태가 되어 자신도 모르게 고백하게 된다. 『그 노래가 내게 고백하라고 말했다』는 음악에 관한 이야기이자 작가가 (술이 아닌) 음악의 힘을 빌려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은 책이다. 글쓰기가 고백처럼 느껴진다는 작가에게 음악까지 들려주었으니 세상 솔직한 글인 셈이다.

그의 이야기는 단어만으로도 감탄사를 내뱉게 만드는 스물, 첫사랑부터 시작된다.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작가의 이십 대부터 지금까지의 시간을 오롯이 들여다본 느낌이라 내적 친밀감까지 느끼게 된다. 음악을 들으며 글을 썼다는 작가는 자꾸만 하고픈 이야기가 떠올랐을 것이다. 음악은 그에게 글쓰기 선생이자 뮤즈였으니. 물론 앞으로도 그럴 테고.

좋아하는 작가와 책을 말해보라면 멈칫하지만 좋아하는 뮤지션과 가사를 말해보라면 밤새 이야기할 수 있다는 작가에게 이 책은 꼭 써야 할 이야기였다. 구어체처럼 술술 읽히는 그의 글이 재밌다는 독자도, SNS에서 자기 책을 열렬히 홍보하는 그를 좋아한다는 독자도 이번 책을 통해 작가와 한 뼘 이상은 더 가까워질 것 같다. 음악으로 자신의 마음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작가에게 당해낼 재간이 없을 듯싶다. 이전 책을 함께 만든 마누스팀은 추천사에서 “그의 글이 가진 장점이 가장 도드라진 책”이라며 애정 그득한 마음을 전했다.

▣ 송사비의 클래식음악야화

송사비 저  | 1458music |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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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 엔터테이너 송사비가 들려주는, 쉽고 재미있는 클래식 음악 야화

음악의 아버지는 바흐가 맞지만, 음악의 어머니는 헨델이 아니라고? 음악계의 금수저, 아니 다이아수저가 누구인지 알고 싶다면? 우리가 몰랐던 진짜 왕손 피아니스트는 바로?! 한 번쯤 들어본 유명한 음악, 이름만 알았던 작곡가들의 흥미진진한 삶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천재 작곡가들의 불꽃같은 사랑과 낭만적 순간에 움튼 아름다운 음악이 한 편의 소설처럼 펼쳐진다. 자극적인의 에피소드를 앞세우기보다 작곡가들의 삶과 그들이 남긴 음악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가이드가 되어줄 한 권의 책. 고전 시대부터 현대음악까지, 작곡을 전공한 음악학도가 콕콕 집어주는 쉽고 정확한 해설이 클래식에 성큼 다가서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부담 없이 책장을 넘기다 보면 어느덧 클래식의 매력에 깊숙하게 빠져든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송사비의 클래식 음악 야화는 음악 연대에 맞추어 구성되어 있어 음악사의 흐름에 따라 감상할 수 있고, 작가가 알려주는 나만의 키워드를 활용해 더욱 다양한 방법으로 독서를 즐길 수 있다.

 

 

글, 이미지 출처: 동산도서관 홈페이지, 인터넷 교보문고

편집위원: 이향순(학술정보서비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