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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33호(3월)

[독계비] 「김연아의 7분 드라마」를 읽고

[讀.啓.肥(독.계.비)]는  ‘독서로 계명을 살찌우자’라는 목표로 릴레이 독서 추천 형식으로 꾸며가는 코너입니다. 책을 읽고 그에 대한 소감과 함께 원하는 사람에게 추천해 주고, 그 사람은 추천받은 책을 읽고 난 후 또 다른 책을 본인이 원하는 사람에게 추천해 주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정지원(광고홍보학전공)양 에게서 「눈의 회상 - 조선 독립을 향한 꿈과 사랑천받은  강효명(피아노전공)양「김연아의 7분 드라마를 문예지(러시아어문학전공)양에게 추천합니다.


    누군가 나에게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 누구냐고 물으면 나는 항상 김연아 선수라고 말한다. 언뜻 보면 내 전공인 피아노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김연아 선수는 전공을 뛰어넘어 모든 사람에게 깊은 깨달음을 줄 수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고 난 후에는 내가 왜 이때까지 김연아라는 사람을 좋아하고 존경하고, 또 닮고 싶어 했는지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우리는 흔히 김연아 선수를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천재, 피겨계의 살아있는 레전드 라고 한다

    나도 김연아 선수가 엄청난 천재이고 이런 전설적인 선수가 한국에, 아니 전 세계를 통틀어 한 번 더 나올 수 있을까? 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김연아는 그냥 천재다! 라고 하는 것은 어찌 보면 그녀의 노력을 폄하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완벽하게 자신의 프로그램을 연기하기 까지 빙판에서 수백, 수천 번을 넘어지고 또 넘어졌다. 하루는 김연아 선수가 트리플 러츠 점프를 연습하는데 될 듯 말 듯 계속 안됐다고 한다. 속이 부글부글 끓었지만 ʻ한 번만 더 해보자!ʼ, ʻ이거 안 되면 집에 안가!ʼ, ʻ언젠가 꼭 해야 하는 거라면 오늘 해내고야 말겠어!'라고 생각하며 이를 악 물고 계속해서 트리플 러츠 점프를 연습하니 마침내 성공을 했다고 한다. 

    훈련을 하다 보면 늘 한계가 오고 그럴 때 마다 가슴속에서 ʻ이 정도면 됐어.ʼ, ʻ다음에 하자.ʼ, ʻ충분해.ʼ 하는 속삭임이 들려 이런 유혹에 문득 포기해 버리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이 때 포기하면 안 한 것과 다를 바 없다고 김연아는 말한다

   "99도까지 열심히 온도를 올려놓아도 마지막 1도를 넘기지 못하면 영원히 물은 끓지 않는다. 물을 끓이는 건 마지막 1, 포기하고 싶은 바로 그 1분을 참아내는 것이다. 이 순간을 넘어야 그 다음 문이 열린다. 그래야 내가 원하는 세상으로 갈 수 있다."

   이러한 정신력과 노력이 없었더라면 아무리 타고난 천재여도 지금의 피겨여왕이 탄생할 수 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의 김연아를 있게 한 것은 천재성을 바탕으로 한 그녀의 피, , 눈물이 섞인 노력이지 않을까?

    나는 예체능을 전공하는 학생으로서 정말 포기하고 싶을 때가 많았다. 나는 피아노 전공인데도 불구하고 손이 정말 작다. 심지어 초등학교 3~4학년 학생의 손 크기보다도 작은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내 마음 속에서 ʻ이 손으로 이 정도 치는 거에 만족해.ʼ, ʻ이 손으로 해봤자 얼마나 더 잘 치겠어.ʼ 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때로는 이상하게 한 부분의 테크닉이 잘 풀리지 않는다거나, 내가 원하는 소리로 터치가 되지 않으면 포기하고 싶을 때가 많다

    그 때 마다 내 마음 한켠에서 ʻ이 정도면 못 치는 편은 아니지 않을까?ʼ, ʻ페달로 뭉개서 하면 충분하지 않을까?ʼ라고 유혹을 한다. 하지만 김연아의 말처럼 99퍼까지 열심히 끌어올렸는데 마지막 1퍼가 힘들어서 주저앉는다면 나는 내가 원하는 소리로 좋은 연주를 하지 못한 채 지금 그대로 머물러 있는 연주자에 불과하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를 존경하는 만큼 내 정신을 더 붙잡고 지금 당장은 해내지 못하더라도 끝까지 이를 악물고 노력 해야겠다고 느꼈다.

 

출처: 책표지,저자-교보문고, 네이버, 사진-강효명

<편집위원: 박경희, 학술정보서비스팀 제1자료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