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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63호

[Library & People] 유네스코 청년협력프로그램 참가자 강혜지

[Library & People] 이번 여름 유네스코 청년개발협력프로그램에 참가하여 아프리카 말라위를 방문한 영어영문학과 강혜지 학생의 인터뷰를 싣습니다.


 

 

 

1. 안녕하세요? 동산도서관 웹진 구독자들에게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반갑습니다. 아프리카에서 얼마 전 돌아온 영어영문학과 09학번 강혜지입니다. 귀국한지 얼마 되지 않아 도서관 웹진을 통하여 저의 경험담을 소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게 되어 영광입니다.

 

 

2. 이번 여름 유네스코 청년개발 협력프로그램에 참가하셨는데, 어떤 계기로 참가하시게 되셨나요? 다양한 활동 중 굳이 이 프로그램의 참가를 결정하게 된 동기는 무엇이었나요?
    학교를 다니면서 국내 봉사활동은 꾸준히 해왔는데 기회가 되면 국외봉사도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국외봉사활동 프로그램은 우리학교에서 실시하는 것을 포함하여 해피무브, G마켓 등 좋은 프로그램이 많았지만 활동기간이 짧다는 것이 많이 아쉬웠는데 졸업을 한 학기 앞두고 봉사활동 기간이 긴 국외봉사활동 프로그램을 찾던 중 학교게시판에서 ‘유네스코 청년개발협력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습니다.
  다른 프로그램에 비해 3주라는 긴 봉사활동 기간과 파견국가가 아프리카라는 점이 매력적이었고, 특히 ‘아프리카 오지에서 3주간 봉사활동을 수행 할 수 있는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한 학생’이라는 지원 자격이 평소 다른 사람에게 많이 의지하고 겁이 많은 제 스스로에게 한번 도전해 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3. 아프리카를 가기 위해 준비한 것들은 어떤 것들이 있었나요?
  유네스코 청년개발협력 프로그램을 우리학교에서는 처음 실시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사전 정보가 많이 부족하였고, 1기로서 첫 발을 내딛는 부담감도 컸기에 더욱 신중하고 많은 준비가 필요했습니다. 특히 아프리카는 다른 국가들에 비해 에이즈 감염률이 높고 말라리아, 황열, 주혈흡충증 등 여러 가지 질병에 많이 노출되어 있어 각종 예방접종과 안전관리에 대해 철저히 준비하였습니다. 장티푸스, 파상풍, 수막알균 각종 감염 등 총 7가지 예방접종을 하였고, 체력관리가 필수라고 생각되어 팀원들과 함께 등산을 다녀오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현지에서 주요 활동이외의 다른 시간들은 참가자들이 직접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준비해야 했으므로 어떻게 진행해 나가야 할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문화교류, 언어교육, 위생교육 등을 정해진 틀 없이 우리 스스로 처음부터 계획해서 만들어 나갔던 것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사물놀이, K-pop 등을 포함한 한국문화, 역사, 언어, 전통놀이 등을 통해 한국을 소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성하여 7월 한 달 동안을 말라위로 가기위한 준비에 거의 모든 시간을 쏟아 부었습니다.

 

 

4. 말라위라는 나라는 아프리카에서도 대중에게 조금 생소한 나라인데 강혜지 학생이 말하는 말라위는 어떤 나라인가요?
  ‘Warm heart of Africa’는 말라위를 부르는 닉네임입니다. 현지에서 3주 동안 생활하면서 왜 이런 닉네임이 생겼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현지인들은 상당히 친근하고 정이 많았습니다. 특히 같이 생활했던 말라위 현지 관계자분들과 대학생들과는 가족처럼 지내면서 정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말라위는 하늘에서 쏟아질 것 같은 밤하늘의 별들과, 끝이 보이지 않는 지평선, 마치 바다인양 파도가 치는 아름다운 호수, 이 멋진 장관들에 눈을 땔 수 없도록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아름다운 모습만을 보고 느끼기엔 마을 주민들의 삶이 가슴 아팠던 적이 많았습니다. 매일 아침 주변 수도시설에서 물을 받아 담은 무거운 양동이를 머리에 이고 가는 아이들, 다 해진 옷을 입고 맨발로 다니는 사람들, 마땅한 장난감이 없어 깨진 유리조각으로 놀이를 삼는 아이들... 말라위에서는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누리고 사는 많은 것들을 갖추지 못하고 살고 있었습니다. 큰 빈부격차도 존재하였고, 발달된 도시에는 이미 많은 외국기업이 진출해 있었으며, 높지는 않지만 빌딩과 고급 주거지, 상점, 레스토랑 등 흔히 도시에서 볼 수 있는 모습들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5. 이번 프로그램에서 주로 했던 활동은 무엇이었나요? 그리고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무엇인가요? 

  우리가 머물렀던 말라위 호수 국립공원에서 주어진 주요 미션으로 국립공원 주위에 관광지로 가는 지도를 만들기가 있었습니다. 그동안 관광객들이 꽤 있었지만 지도가 없었기 때문에 주요 관광지를 가는데 많이 불편하였다고 합니다. 지도는 직접 트래킹을 통해서 만들었습니다. 나침반과 핸드폰 앱, 카메라, 스케치를 이용해 루트를 담으려 애쓰던 것이 생생합니다. 그 외에도 국립공원 정문을 수리하고, 국립공원 곳곳의 표지판이 노후 되어있어서 새로 제작하는 작업도 했습니다. 그리고 말라위에서 출발 전 총장님께서 주신 특별 미션이 국립공원에서부터 계명대학교까지의 거리를 파악해서 표지판을 세우고 오라는 것이었는데 우리는 이 미션을 국립공원에서부터 계명대학교까지의 총 거리(11,226km)와 함께 계명대학교, 우리팀원들의 이름까지 기록한 표지판을 완성하여 세우는 것으로 미션을 수행하였습니다.

  말라위에 머무르는 동안 에피소드가 너무 많아 고민됩니다. 매번 단전, 단수가 일상이어서 촛불과 렌턴을 켜놓고 밥을 먹고, 말라위 호수에서 샤워, 설거지, 빨래를 해결하였습니다. 가스레인지가 없어서 밥을 지을 때마다 나뭇가지를 주워와 불을 피워 음식을 해먹었습니다. 처음엔 너무 힘들었지만 나중엔 마치 현지인이 된 것 같았습니다. 현지에서의 생활이 이렇다 보니 그동안 너무 당연시 여겨 몰랐던 사소한 것에 감사할 줄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우리가 머물렀던 말라위 호수 국립공원에는 원숭이와 바분들이 많아 관련 에피소드도 많은데요, 숙소에 난입해 우리 식량을 가져간 것도 한두 번이 아니어서 좋지만은 않은 추억이었습니다.

  말라위에 머물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코리안데이 행사였습니다. 현지 마을주민과 청년들 총 70명 정도를 초대해서 진행하였는데, 한국 사회, 역사, 문화, 언어, 전통놀이를 소개하고 K-pop 댄스와 사물놀이 공연을 하였습니다. 특히 점심으로 준비한 불고기와 닭볶음탕은 완판 될 정도로 인기가 높았습니다. 이 행사는 말라위 방송국에서 촬영을 하여 전국에 방송되기도 하였습니다. 이 행사가 기억에 남는 이유는 현지 대학생들과 같이 프로그램을 진행하였고, 서로의 전통춤과 노래를 배우며 서로의 문화에 대해 직접 느끼고 마음을 나누며 현지사람들과 완전히 동화되어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던 점이었습니다. 하루 밖에 보지 못했지만 너무 친근해서 헤어지기 아쉬웠고 눈물을 보인 사람도 있었습니다. 
  아프리카에 머무는 3주 동안은 문명에서 떨어진 삶을 지냈습니다. 특히 요즘은 스마트폰의 노예처럼 사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계기로 이런 삶에서 벗어나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감사한 것은 11명의 팀원 모두 아픈 곳 없이 몸과 마음이 더욱 건강해져서 돌아온 것입니다. 이는 활동기간 중 팀원들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매일 아침 2km 이상 구보와 피티체조 100회 등 신상수 선생님의 특별한 아침운동 시간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6. 영어영문학을 전공하고 있는데 앞으로 계획은 무엇인가요?
  원래 계획은 아프리카를 다녀온 후 바로 취업 전선에 뛰어들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아프리카 봉사활동을 하면서 국제기관에 관심이 커졌고, 유네스코와 같은 국제기구에 취업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국제관계와 다른 외국어(중국어, 프랑스어)를 더 공부하고, 그와 관련된 지식을 쌓기 위하여 대학원 진학을 생각 중입니다.

 

 

7. 환경개선 공사 전 도서관 이용을 하시면서 도서관에 바라는 점은 무엇이었나요?
  각종 스터디를 하는 과정에서 교내의 스터디룸이 부족하였고, 도서관 스터디룸도 학생들이 많이 찾아 쉽게 이용할 수 없었습니다. 최근 공모전이나 다양한 스터디그룹이 많아지는 추세인데 학생들이 모여 다양한 그룹 활동을 할 수 있는 스터디룸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8. 동산도서관에도 대학도서관 자원공유 멘토링과 같은 봉사활동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봉사활동을 많이 한 경험을 토대로 후배들에게 봉사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이라고 조언해주고 싶으신가요?
  어떤 봉사활동을 하던 스스로 참된 봉사가 무엇인지 생각하고 마음 중심에 항상 가지고 있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봉사활동을 하다 보면 때론 순수 봉사자의 마음에서 멀어져 봉사에 대한 대가를 바라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 또한 많이 반성하는 부분입니다. 때로는 봉사활동을 하는 동안 이기적인 마음에 불평, 불만을 토로하기도 하는데 이렇게 마음가짐이 흐트러지면 봉사가 무의미해 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번 아프리카 봉사활동을 하면서 여러 가지 힘든 상황이 주어질 때 마다 남보다 나를 먼저 생각할 때도 있었고, 마음에 여유를 잃어 주위를 둘러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서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9. 마지막으로 동산도서관 웹진 구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학점도 중요하지만 학교에서 지원하는 여러 가지 프로그램의 참여와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 학기를 두고 가장 아쉽게 다가오는 점도 다양한 프로그램에 제가 더 많이 참여해 보지 못한 것입니다. 이번 아프리카 봉사활동을 좀 더 일찍 갔더라면 하는 후회가 드는 것도 그 과정을 통해 제가 경험하고 얻은 것들이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 아프리카 봉사활동은 나의 4년간의 대학생활을 통틀어 가장 의미 있고 잘한 것 중 하나입니다. 앞으로도 이 프로그램이 계속 지속되어 제가 얻었던 값진 경험을 계명대학교 학우들이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