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9/132호(12월)

[씽!씽!] 겨울 문학 여행 - 겨울의 가장 아름다운 표현들

  [씽!씽!] (think think: 생각과 생각이 모이는)은 동산도서관 홍보대사 '나누미'가 꾸며가는 코너로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다양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겨울은 차갑지만 어쩐지 따스한 기억이 많은 모순적인 계절입니다. 겨울의 한 가운데에서 시작하는 겨울 문학 여행, 겨울의 가장 아름다운 표현들을 만나보세요.

 

01. 박노해 시인의 < 겨울사랑 >

  누군가에게 닥친 혹독한 겨울에 찾아온 시린 마음을 함께 껴안으며 온기를 나누는 기쁨을 녹여낸 시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전달하는 < 겨울 사랑 >, 어떠셨나요?

  저는 박노해 작가의 시를 읽으며 불안한 저 자신에게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한동안 불확실한 미래에 두려움을 가지고 시린 겨울 속에 갇혀있었는데, 시린 겨울은 따스함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 과정이라는 걸 느끼게 되었습니다. 박노해 작가가 부르고 있는 ‘사랑하는 사람’은 시를 읽고 있는 당신이 아닐까요. 지쳐 있는 자신에게 위로의 한 마디를 건네 봅시다. "사랑하는 사람아-, 추운 떨림을 이겨내고 향기로운 꽃을 피워내자."

 

02. 남정림 시인의 <눈 덮힌 겨울나무>

  추운 겨울이면 나뭇가지 위에 소복이 쌓인 눈을 볼 수 있습니다.  그 모습은 마치 아슬아슬 무거운 것을 들고 있는 사람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눈이 덮이는 동안 나무는 어떤 생각을 할까요?

  겨울나무를 보면, 아버지와 나누었던 대화가 생각납니다. “나뭇가지가 참, 실오라기 같다.” 이파리 하나 없이 앙상한 나무를 바라보며 몇 번이고 말씀하셨습니다. 아버지가 보시기에도 연약하고 위태로워 보였던 것이겠지요. 타인이 바라보기에 아슬아슬 견디는 듯하지만, 겨울나무는 말없이 희망의 싹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새봄은 다시 돌아오니까요.

 

3. 세계적인 대문호가 쓴 어른들을 위한 크리스마스 동화, <여섯 날의 크리스마스>

  코끝이 시린 12월이 찾아오면, 크리스마스를 기다리게 됩니다. 다가오는 2019년 크리스마스는 <여섯 날의 크리스마스>와 함께 하는 건 어떨까요? <여섯 날의 크리스마스>는 찰스 디킨스, 오 헨리 등 세계적인 여섯 작가가 다룬 크리스마스 단편을 묶은 책으로, 꼭꼭 숨겨두었던 가장 특별하고 행복한 크리스마스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각기 다른 이야기와 주인공들이 겪는 6일의 크리스마스를 잠시 들여다볼까요?

  신문을 팔아 겨우 끼니를 잇는 와중에도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돕느라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었던 닙시의 감동적인 하루. 서로에게 줄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기 위해 가장 소중한 것을 팔아야만 했던 가난한 부부의 사랑스러운 하루.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 가장 먼저 출발했지만 결국 도착하지 못했던 네 번째 동방박사의 비밀스러운 하루. 각기 다른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우리 모두를 위로하기 위해 찰스 디킨스가 보낸 크리스마스 카드…

  우리는 각기 다른 크리스마스 이야기 속에서 ‘사랑’과 ‘사람’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크리스마스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해서 매년, 그날이 기다려지는 것이겠지요. <여섯 날의 크리스마스>를 읽으며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떠올려보세요.


4. 사랑은 다시 그렇게 기억된다. 영화 <이터널 션샤인>

  조엘은 전 연인 클레멘타인이 자신을 완전히 모르는 사람처럼 대하는 모습에 충격을 받고, 클레멘타인이 '라쿠나’라는 회사의 기억 삭제 프로그램으로 자신과의 모든 기억을 지웠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이에 조엘은 충동적으로 자신의 기억을 지우기로 합니다. 기억을 지우는 과정에서 클레멘타인과의 소중한 추억들을 마주하게 된 조엘은 자신이 진심으로 기억 삭제를 원한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됩니다. 이에 기억 삭제에서 벗어나려 애쓰지만 절대 쉽지 않은 상황. 과연 조엘은 클레멘타인과의 추억을 지킬 수 있을까요? 둘은 어떻게 될까요?


  니체는 “망각하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실수조차 잊기 때문이라”라고 말했습니다.
이별 후 사람들은 “이제 사랑 안 한다”라고 말하곤 합니다. 그렇다면 사랑했던 사람과의 기억들이 모두 지우면 우리는 행복해질까요? 만약 기억을 모두 지우고 그 사람과 재회한다면 우리는 또다시 사랑과 이별을 반복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사랑하며 좋은 기억도, 아픈 기억도 돌이켜 보면 모두 사랑이었다는 것을 영화는 말합니다. 겨울의 문턱에 선 지금, 연인과의 추억에 대해, 더 나아가 사랑의 소중함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영화 이터널 션샤인입니다.


  문학으로 마주한 겨울, 어떠셨나요? 이번 겨울은 문학과 함께 동산도서관에서 낭만을 즐겨보세요. 부디 건강하시고 마음마저 따뜻해지는 겨울이 되길 바랍니다.



글: 동산도서관 홍보대사 '나누미' 서지수, 추가을, 이서영, 박도형
그림: http://unsplash.com, 네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