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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도서관 탐방

싱가폴 도서관 견문록

학술정보운영팀 박승애

지난 7월 말에 도서관장님과 시설팀장님을 포함한 4명의 직원이 도서관 리노베이션 계획과 관련하여 4박 5일의 일정으로 싱가폴의 여러 도서관을 둘러보았다. 우리가 방문한 도서관은 모두 6개로 국립중앙도서관, 싱가폴국립대학 중앙도서관과 음악분관, 니안 폴리테크닉(대학) 도서관, 오차드 시립도서관, 에스플라네이드 음악도서관 등이다. 짧은 일정이지만 가능한한 많은 도서관을 둘러보고자 하는 마음에 여기저기 쫒아 다니며 벤치마킹이 필요한 도서관의 모습을 부지런히 사진으로, 비디오로 담아왔다. 탐방 보고자료와 발췌한 사진들은 도서관 홈페이지의 공개자료실에 싣기로 하고 여기서는 싱가폴에서 본 여러 도서관의 전반적인 느낌에 대해서 간략하게 전하고자 한다.

싱가폴국립대학은 학생 수가 약 3만 명으로 우리 대학보다 7,000명 정도 많은데 장서량과 도서관 직원의 수는 우리 도서관의 2배가량 되었다. 전체 교원의 수는 1,200여명인데 직원의 수는 2,000여명으로 스탶의 수가 우리 대학의 6배나 된다는 사실이 처음엔 믿기지 않았지만 공원보다 더 아름다운 캠퍼스를 쉼 없이 오가는 여러 노선의 셔틀버스를 보면서 스탶의 수가 많은 것이 약간은 이해가 되었다. 또한 좋은 대학일수록 연구와 교육을 지원해주는 스탶의 수가 많다는 사실은 서구의 대학도서관들에서도 이미 확인한 바 있어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는 생각이 들었다.

<싱가폴국립대학도서관 로비>

싱가폴국립대학은 뉴스위크지가 선정한 ‘2006년 세계 100대 대학’에서 36위에 랭크된 대학으로 (우리나라는 하나도 없음) 중앙도서관과 6개의 분관을 운영하고 있었다. 우리가 방문했을 때는 마침 방학 중이라 도서관에는 학생들이 거의 없었고 일부 열람실의 문도 닫혀 있었다. 유명한 대학이니 방학이라도 도서관엔 학생들이 넘쳐날 것이라 생각했는데 의외의 장면에 적이 당황했지만 실습과 체험을 중시하는 그들의 학습방식에 곧 그 이유를 깨달을 수 있었다.

<싱가폴국립대학 도서관 휴게실>

싱가폴국립대학 도서관은 30년 이상 된 건물이어서 외관은 몹시 허름했지만 근래에 리노베이션을 마쳐서 도서관 내부는 마치 카페처럼 밝고 아늑한 분위기를 갖고 있었다. 도서관 내에서는 어디든 무선인터넷이나 노트북 사용이 가능하도록 최신 설비가 갖추어져 있었고 방마다 색상을 달리한 아름다운 그룹 스터디 룸과 빨간 카펫이 깔린 칼라플한 휴게실은 도서관적 상식을 뛰어넘어 가히 충적인인 모습이었다.

니안 폴리테크닉(대학)은 학기 중이라서 도서관은 학생들로 넘쳤다. 이 대학은 기술전문대학으로 싱가폴에 있는 5개의 기술전문대학 중 하나이다. 니안 폴리테크닉(대학)에서 가장 인상적으로 느낀 것은 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학생들의 모습이다. 싱가폴의 모든 도서관의 실내에는 카펫이 깔려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겠지만, 학생들은 자료실 모퉁이나 창가, 서가 사이사이에 놓인 간의 의자와 바닥에 자유분방한 포즈로 주저앉아서 노트북을 쓰거나 책을 읽고 친구들과 즐겁게 웃고 떠들며 얘기하고 있었다. 자료실 한쪽에는 커피향기를 풍기는 인터넷 카페가 자리 잡고 있었고 창들은 모두 바깥 경관을 즐길 수 있도록 넓게 설계되어 있어서 창가의 바닥과 카페 주변에는 학생들로 넘쳤는데 이런 경관들은 우리와는 사뭇 달라 무척이나 이채롭게 느껴졌다. 니안 대학의 도서관은 ‘고리타분하고 엄숙한 공간’이라는 도서관의 고정관념을 뛰어넘어 ‘자유롭고 역동적인 곳’, ‘학습과 휴식을 동시에 즐기는 문화공간’이라는 개념으로 새롭게 자리 잡고 있는 듯했다.

대학도서관 이외에도 우리는 국립중앙도서관, 시립도서관, 시립음악도서관 등을 방문하였는데 그곳의 도서관 분위기를 한마디로 말해보라 한다면 ‘최고급 호텔수준’이라고 말할 것이다.

<니안폴리테크닉 도서관 사서데스크>

<니안폴리테크닉도서관 자료실 내 카페>

특히 최근에 설립한 국립중앙도서관은 가장 이상적인 도서관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좋은 시설과 자동화된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고상한 색상의 카펫은 티 한점 없이 깨끗했고 아름다운 그림으로 장식된 벽면과 서가는 마치 미술전시장을 방문한 듯 했다. 자료실 중간 중간에는 아름답게 꾸며진 테라스와 정원이 있어 공부에 지친 머리도 식힐 수 있었고 전망 좋은 창가에는 시원스런 책상을, 자료실 구석 공간에는 아늑한 소파를 배치하여 들어오기만 해도 너무 조용하고 아늑하고 깨끗해서 공부가 저절로 될 것 같은 분위기였다. 또한 아무리 둘러봐도 책 한권 흐트러짐 없이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는 서가는 싱가폴 국민의 수준을 가늠하고도 남을 만큼 감동적이었다.

 

<조명이 있는 서가 가이드>

 

<국립중앙도서관 벽면 서가>

싱가폴에는 국립중앙도서관 이외에도 20여개의 공공도서관이 더 있는데 모두가 사람들이 가장 많이 붐비는 백화점의 내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 또한 특이한 사실이다.

우리 공공도서관은 대부분 조용한 곳에 자리 잡고 있어 그 주변 사람들이 아니면 일부러 찾아가기가 힘들지만 그곳의 공공도서관이 모두 번화가의 백화점 내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은 발상의 전환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닫기에 충분했다. 싱가폴의 도서관들은 멀티미디어를 포함한 모든 종류의 최신자료들을 다 오픈하고 있었는데 보고나서 제자리에 꽂아 두는 것은 물론이고 훼손하는 사람도, 무단으로 유출하는 사람도 거의 없다는 사실을 그 곳 직원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싱가폴의 도서관은 정부의 정책적인 관심과 배려, 국민들의 높은 의식수준과 준법정신, 도시 전체의 미관을 생각한 아름다운 건물과 울창한 수목이 어우러져 최상의 도서관을 보여주고 있었다.

대구만한 도시에 공공도서관이 20개가 넘는다는 사실 하나만 보더라도 싱가폴의 수준을 알 수 있지 않느냐고 한다면 지나친 억측일까?! 짧은 기간이었지만 싱가폴에 있는 동안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여러 도서관과 거리를 오가면서 조그마한 이 나라가 어떻게 일인당 국민소득 3만 불 이상의 선진국가가 될 수 있었는지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오차드 공공도서관>

더 높은 의식과 눈높이를 가질 수 있는 소중한 체험의 기회를 갖게 된 사실에 감사하며, 이런 경험들을 바탕으로 우리 도서관도 모두가 늘 머물고 싶어 하는 쾌적하고 안락한 곳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 최선을 다해 노력하리라 다짐해본다.

  (704-701) 대구광역시 달서구 신당동 1000번지 계명대학교 동산도서관

  Tel.053-580-5702(ARS)  Fax.053-580-5700  E-mail.ckh@km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