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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63호(10월)

[독계비] 저자: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을 읽고

[讀.啓.肥(독. 계. 비)]는  ‘독서로 계명을 살찌우자’라는 목표로 릴레이 독서 추천 형식으로 꾸며가는 코너입니다. 책을 읽고 그에 대한 소감과 함께 원하는 사람에게 추천해 주고, 그 사람은 추천받은 책을 읽고 난 후 또 다른 책을 본인이 원하는 사람에게 추천해 주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최다영(경제금융학전공)군에게서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를 추천받은 김가희(언론영상학전공)양 황진하(의용공학과)양에게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추천합니다.  

   빅터 프랭클은 삶의 의미를 계속해서 언급한다. 수용소 만큼 혹은 더 극단적인 상황에서 인간을 버틸 수 있게 하는 건 삶의 의미다. 삶의 의미는 사랑하는 사람이 될 수도, 일이 될 수도 있다. 빅터 프랭클에게 있어서 살아가야 하는 이유, 즉 삶의 의미는 수용소에 도착했을 때 빼앗긴 그의 원고였다. 그는 절망적인 3년이라는 긴 수용소 생활 동안 원고만을 생각하며 버텼다. 잃어버린 원고와 앞으로 써야 할 것. 이미 이룬 것과 앞으로 이루어야 할 것 사이의 긴장감. 과연 나에게도 있을까.

  우리는 모두가 각자 다른 시련 속에서 살고 있으며 누구나 시련을 겪게 된다. 비록 자신이 현재 시련 속에 있다면 불안감에 휘둘려 아무런 생각을 못 할 수도 있지만 우리는 찾아야 한다. 시련이 우리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시련은 개인의 고유한 것이고 특별한 것이다. ‘나에게만 주어진, 나만이 헤쳐갈 수 있는 시련’이라고 생각하면 조금은 아름다워 보이는 듯하다. 시련을 힘든 것으로만 여기지 않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니 의욕이 생긴다.

  요즘 사회는 삶의 의미를 찾으라고 강요한다. 마치 못 찾으면 인생이 망할 것처럼. 삶의 의미. 그게 뭔데? 사회에서도, 책에서도 자꾸만 나에게 삶의 의미를 요구하기에 성가시다고 생각을 했었다. 나는 아직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였고 지금 당장 찾을 생각도 없다. 단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급하게 찾는 것은 진정한 삶의 의미가 아닐 것이라고 확신한다. 많은 경험을 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자연스레 올 거라 믿는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을 통해 아무것도 얻지 못한 것은 아니다. 삶의 의미를 명확하게 찾지 못했을 뿐 적어도 삶의 의미가 중요하다는 것과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가야 할 것인지는 분명하게 알게 되었다.

  시련을 헤쳐나가는 것. 시련을 통해 배우고 성장하는 것. 나에게 주어진 일과 책임을 다하며 살아가는 것. 그게 현재로서의 나에겐 살아가며 계속 되새겨야 할 마음가짐이다. 하지만 시련을 헤쳐나가며 지쳤을 땐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 된다. 로고테라피에는 실존적 좌절이라는 개념이 있다. 의미를 찾으려는 인간의 의지가 좌절당했을 때를 의미한다. 의미를 찾고자 하는 의지를 잃었을 땐 어떻게 해야 할까. 나름대로 고민을 해본 결과, 무너져도 된다고 생각한다. 단, 그냥 무너지기만 하면 안 된다. 인간에겐 실패도 중요하다. 실패를 통해 한걸음 더 성장할 수 있지만 실패와 성장 사이에는 휴식을 충분히 가져야 한다. 그 휴식을 잘만 이용한다면 의지를 잃었더라도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삶은 일회성이라는 내용을 책에서 보았다. 지나간 과거는 다시 돌아올 수 없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다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순간을 소중히 생각하지 않고 게으름을 피우며 살아왔다. 삶은 일회성이고 지나간 시간은 다신 돌아오지 않으니 각 순간들을 최대한 활용해서 살아야 한다는 프랭클의 말에 깊게 공감을 한다. 이런 구절이 생각이 난다. 두 번째 인생을 사는 것처럼 살아라. 그리고 당신이 지금 막 하려고 하는 행동이 첫 번째 인생에서 그릇되게 했던 그 행동이라고 생각하라. 두 번째 인생을 사는 것처럼 살라는 말은 이해가 가지만 사실 그 뒷부분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겠다. 내가 하려는 모든 행동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인가? 그건 아닐 것 같은데 나만의 방식으로 해석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두 번째 인생을 사는 것처럼 살아라. 그리고 당신이 하려는 선택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고 실행하라.

  마지막으로 우리 모두가 각자의 자유의지로 만들어가는 높은 가치의 삶을 살아갔으면 하는 바람을 전하며 글을 마치겠다.

 

출처: 책 표지-교보문고, 사진-김가희

편집위원: 박경희(학술정보서비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