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란의 시대와 함께 한 최진립 장군의 전기
'정무공실기(貞武公實紀)'
6월, 호국보훈의 달이다.
내가 지금 살고 있는 대한민국을 지켜온 분들의 은혜에 보답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가깝게는 한국전쟁, 거슬러 올라가면 일제강점기, 더 거슬러 올라가면 단군 이래 반만년 역사에서 나라를 위해 하나뿐인 목숨을 걸고 외세에 맞서 나라를 지킨 분들이 많다. 이번에 소개하는 사람은 잘 알려져 있지만, 모르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최진립 장군은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표상이 되고 있는 경주 최부자댁의 시조가 되는 인물이다. 그 무렵 태어난 사람들은 조선시대 가장 처절했던 전쟁을 다 겪는다. 1592년의 임진왜란, 1597년의 정유재란, 1627년의 정묘호란, 1636년의 병자호란 그 혼란 속에서 일반 백성으로, 의병으로, 관군으로, 때론 외세의 앞잡이로 전란을 겪었다. 최진립 장군은 외세를 몰아내는 전장에서 치열한 삶을 살았던 호국의 상징적 인물이다.
간략한 그의 일대기를 살펴보면 그는 1568년 경주에서 태어났다. 20대 중반에 맞은 임진왜란, 의병을 일으켜 왜군과 싸웠고, 울산의 서생포와 도산성 전투에 참여하여 공을 세웠다. 병자호란 때는 남한산성에 포위한 청나라 군대의 포위망을 뚫기 위하여 충청도관찰사의 만류에도 69세의 나이에 앞장서 참전하였으며
1636년 12월 용인에서 적의 기습을 받고 고전하다 전사한다. 이때 아들 최동량은 고향 경주에서 의병을 조직하여 남한산성으로 향했으나 부친의 전사 소식을 듣고 시신을 수습하여 귀향하였다.
그의 공을 인정하여 병조판서로 관직을 높이고 예조정랑을 보내어 조문하게 하였으며 1651년 정무(貞武)라는 시호를 받았다. 시호는 사후에 국가에서 공적을 인정하여 내리는 인물에 대한 평가이다. 두 글자가 주어지며 각 글자마다 의미를 담고 있다. 정(貞)은 ‘청렴결백하여 절개를 지켰고(淸白守節)’ 무(武)는 ‘적의 침입을 물리쳐 수모를 막았다.(折衝禦侮)’는 의미다. 국가에서는 그에 대하여 평소에는 청렴하고 절개를 지키고 국난을 당해서는 적을 물리친 호국의 인물로 평가하여 시호를 내렸으며 그의 청렴함을 인정하여 청백리에도 이름을 올렸다.
1699년에는 경주부윤(시장) 이형상이 지방 유림과 함께 용산서원을 건립하여 청렴과 호국정신을 기리고 있다. 용산서원에서는 최진립 장군을 기리는 중심지 역할을 했으며 그의 일생을 담은 이 책을 간행하여 널리 행적을 알리기도 했다. 지금 우리가 그의 행적을 아는 것도 바로 이 책자로 기록을 남겼기 때문이다.
후손들도 그가 행동으로 보인 청렴과 호국의 정신을 이어 받아 ‘과거를 보되 진사 이상의 벼슬을 하지 말고, 만석 이상의 재산은 사회에 환원하며 주변 100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는 등의 가르침을 이어 갔다. 일제강점기에는 임시정부에 독립자금을 제공하였으며 광복 후에는 전 재산을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자금으로 기부하였다. 현재 경주 교동에 최부자댁이 남아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찾아 그와 후손들의 삶의 방식을 배우고 있다. 최진립 장군은 임진왜란, 병자호란으로 이어지는 전란의 시대를 살면서 회피하지 않고 전란을 극복하는데 앞장선 호국의 인물이다.
영원히 없어지지 않는 세가지가 있다고 한다. 첫째가 덕을 쌓는 것이고, 둘째는 공을 세우는 것이고, 셋째는 말을 남기는 것이다. 최진립 장군으로부터 주변에 덕을 쌓고, 나라에 위기에 공을 세우고 가르침과 행적을 글로 남겼으며 이 세가지를 대를 이어 지켜왔으니 지금까지도 없어지지 않고 기억하고 기념하는 것은 아닐까?
이번 고문헌산책에서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우리 지역 호국 인물의 전기를 담은 <정무공실기>를 살펴보았다.
<편집위원: 최경훈, 학술정보서비스팀 고문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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