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讀.啓.肥(독. 계. 비)]는 ‘독서로 계명을 살찌우자’라는 목표로 릴레이 독서 추천 형식으로 꾸며가는 코너입니다. 책을 읽고 그에 대한 소감과 함께 원하는 사람에게 추천해 주고, 그 사람은 추천받은 책을 읽고 난 후 또 다른 책을 본인이 원하는 사람에게 추천해 주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김기완(문헌정보학과)군에게서 「1984」를 추천받은 김현정(전기에너지공학전공)양이 「살인의 기억법」를 선혜(경영정보)양에게 추천합니다.
이 책은 여러 교양 프로그램에 출연을 한 김영하 작가의 대표작이다. 소설책이지만 부담스럽지 않은 두께와 크기를 가진 책이다. 특히 요즘은 치매에 관한 드라마도 나오기 때문에 좀 더 쉽게 이 책에 다가갈 수 있었다.
‘살인자의 기억법’은 알츠하이머 치매 노인이 30년 전 살인을 그만둔 살인자라는 설정을 가지고 있다. 그는 30년 전 그의 마지막 피해자의 딸을 키우고 있다. 일단 그 자신은 그 사실을 철썩 같이 믿고 있다. 그리고 그는 자신과 자신의 딸을 해하려 하는 딸의 남자 친구 박주태를 죽이려고 한다. 이 살인자는 박주태를 옛날의 자신과 비슷하다고 느끼고 있으며 본능적으로 딸을 해치려 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그는 박주태를 죽이겠다고 마음먹고 계획을 세운다. 마치 자신이 박주태를 죽이는 것이 자신이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해야 하는 임무인 것처럼 표현한다.
그것이 마치 자신의 넓은 아량이라도 된다는 듯이 말한다. 그의 모든 말은 오만하기 짝이 없다. 모든 죽음을 자신이 컨트롤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기 자신이 알츠하이머 치매로 기억을 잃어간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저런 행동을 하는 것이 오만하게 느껴졌다. 결국 자신이 치매 환자라는 사실조차 잊어버린다는 것과 오해와 망상 속에서 앞으로 남은 생을 보내야 한다는 것이 이 살인자에게 마지막으로 남겨진 형벌이 아니었을까 생각하게 된다.
주인공의 이름이 김병수라는 이름은 마지막 즈음에 언급된다. 그전까지 단 한 번도 언급이 되지 않는다. 마치 그가 치매 환자임을 마지막에 상기시키는 듯한 느낌을 준다. 보통은 소설을 읽을 때 주인공의 이름부터 알 수 있거나 스스로 지칭하기도 하는데 이 책은 마지막 형사의 대사로 알 수 있다.
이 책은 제3자에 의해서 해설이 되는 느낌보다는 김병수의 일기장 정도의 느낌이 든다. 살인자가 마지막 자신의 기억을 틀어쥐기 위해 발악하며 쓰는 일기장 또는 간단한 메모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 속도감 있게 읽혀 빠르게 집중할 수 있고 읽을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나는 드라마가 하나 있었다. ‘눈이 부시게’라는 드라마인데 같은 치매라는 소재를 가지고 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마지막에 이 모든 것은 그저 치매 환자의 상상이었다는 결론이 같은 느낌을 받게 했다. 하지만 이 책은 살인자였다는 사실은 망상이 아니었다는 점이 조그마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어디까지가 상상이고 어디 까지가 사실인지 구분조차 가지 않는다. 그 점이 이 책을 더욱 흥미롭게 만든다.
이 책을 읽으면 뒷이야기를 계속 상상하게 되고 궁금해져서 중간은 뛰어넘고 마지막 페이지를 읽고 싶게 만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고 반전을 기대하게 한다.
출처: 책 표지-교보문고, 사진-김현정
편집위원: 김지영, 학술정보지원팀 정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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