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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66호

[Library & People] 카자흐스탄 유학생 Batyrgaliyeva Marzha

[Library & People] 카자흐스탄 유학생 마르잔 학생의 인터뷰를 싣습니다. 

 

1. 안녕하세요? 자기소개와 인사 부탁합니다. 

  안녕하십니까? 카자흐스탄에서 온 유학생 마르잔입니다. 저는 2010년에 입국해서 1년 동안 한국어 연수과정을 거친 후 계명대학교 경영대학에 입학하여 현재 경영학과 3학년에 재학 중입니다. 외모가 한국 사람과 비슷한데다 한국에 3년을 살다보니 “한국인인줄 알았다.” 라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웹진을 통해 여러분과 좀 더 가까이 만나게 되어 기쁘고 반갑습니다.

 

- 캠퍼스에서 마르잔 학생 -

 

2. 카자흐스탄은 어떤 나라인가요?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다들 한번쯤 카자흐스탄, 유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파키스탄이라는 나라이름을 들어 본 적이 있으시죠? 나라이름에 모두 스탄(stan)이 붙어 있다 보니 더러는 같은 나라들이라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스탄(stan)이라는 어미는 나라 또는 지방을 뜻하는 것으로 중앙아시아에 위치해 있는 7개 국가의 이름에 모두 스탄(stan)이 붙어있습니다.

 

  카자흐스탄은 130여 개의 민족으로 이루어진 다민족 국가입니다. 과거 소련에 속한 나라였지만 소련 연방이 해체되면서 1991년에 독립된 나라로 세계에서 아홉 번째로 면적이 넓은 나라입니다. 중앙아시아 국가들 중에서 경제발전이 가장 기대되는 나라이기도 하며 자연자원이 풍부하고 석유생산량이 특히 많습니다. 수도는 북쪽에 위치한 아스타나(Astana)입니다. 면적에 비해 인구는 적은 편이고, 러시아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대부분 카자흐어와 함께 러시아어를 공용어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날씨는 러시아 근처에 위치해 있어서 많이 추울 것으로 생각하지만, 한국과 같이 사계절의 변화가 뚜렷한 대륙성기후로 나라가 커서 지역마다 차이가 있지만 겨울은 춥고, 여름은 덥습니다. 현재 카자흐스탄에는 한국 기업이 상당수 진출해 있고, 한국의 경제발전 경험을 카스흐스탄에서도 이어받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3. 한국에서 공부하는 이유와 경영학을 전공하는 이유는?

  저는 어려서부터 5개 이상의 외국어를 구사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중에서 한국어가 우선 되었고, 한국어의 학습을 위해 고등학교 때 전공 선택 과정에서 한국어와 관련된 전공을 알아보기 시작하여 수능시험을 친 후 2008년 9월 카자크 국제관계 및 세계 언어대학교 한국어문학과에 입학했습니다. 학교에 다니는 동안 한국어 수업뿐만 아니라 한국문화에 대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한국어로 공연하는 연극에도 참여 하였습니다.

 

  학교에 다니는 동안 한국에 교환학생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고, 2학년 때 정부초청 외국인 학부장학 프로그램에 지원하여 대한민국 정부초청장학생으로 한국에 오게 되었습니다. 카자흐스탄에서 학교를 졸업하지 못했지만 한국에서 학교를 다니는 것 자체가 매우 자랑스럽고 제 스스로도 큰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경영학을 전공하는 이유는 카자흐스탄의 경제발전을 위해 한국과의 다리 역할을 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한국이 빠른 기간에 큰 경제성장을 이룬 비결은 조직의 설계와 운영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배우고 있는 경영학을 통해서 많은 지식과 경험을 쌓아 카자흐스탄의 경제발전에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 외국학생들 대상 취업camp에서 국가장학생 친구들과 함께 -

 

 

4. 한국에 처음 왔을 때 문화적 차이로 어려움은 없었는지요?

카자흐스탄과 한국이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한국에 처음 왔을 때는 문화의 차이로 적응하는데 조금 힘이 들었습니다. 특히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고생을 하였는데 4년째 들어서는 지금은 제가 좋아하는 한국음식이 생겼을 정도로 입맛도 많이 바뀌었고, 한국인 학생들 못지않게 알차게 학교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과 달리 카자흐스탄에는 다양한 민족들이 살고 있어서 다문화가족이 많습니다. 민족이 많은 만큼 문화도 다양하고 사고방식도 다양합니다. 그리고 교육제도가 한국과는 많이 다릅니다. 카자흐스탄에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11년 동안 학교를 같이 다니며, 저녁 늦게까지 공부하는 것이 없고 학생들의 자유시간이 많습니다. 대학교는 한국과 같이 4년 동안 다니고 전공에 따라 기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처럼 휴학을 쉽게 할 수 없기 때문에 같이 입학한 학생들이 거의 함께 졸업을 하게 됩니다.

 

  카자흐스탄에서는 일찍 결혼을 합니다. 보통 22~25살쯤 결혼을 하게 되기 때문에 여자들은 어렸을 때부터 집안일을 배우고 익히기 시작합니다. 사회가 바뀌면서 결혼 연령도 조금씩 늦추어지고 있지만 한국사회에서 보면 결혼연령이 이른 것이 특별해 보일 것입니다. 한국과 다른 또 하나는 술 문화입니다. 카자흐스탄에서는 어른들과 술을 마시는 것을 예의 없는 행동으로 생각합니다. 반면에 한국에서는 어른들과 같이 술을 마시되 예의를 지키면서 서로간의 이야기를 나누는 문화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어른들과 함께 술자리를 하는 것이 어색했습니다만 지금은 자연스럽습니다. 그리고 한국과 카자흐스탄의 가장 큰 차이로는 카자흐스탄은 약간 느리고 게으른 성향이 있어서 모든 것을 천천히 합니다만, 한국은 급한 성격을 띠며 뭐든지 빨리 빨리 하는 성향이라 가끔은 저도 따라가기가 힘이 들 때가 있습니다.

 

  차이점과 함께 공통점도 많습니다. 카자흐 사람들은 아시아 사람들이고 몽골의 피를 이어받아 한국 사람들과 외모가 비슷하고 문화도 비슷합니다. 특히, 가족가치관은 아주 많이 닮아있는데요 카자흐도 한국처럼 가족 중심적입니다. 어른을 존경하고 예의바르게 대하는 것도 같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카자흐 사람들도 예전에는 한국처럼 상대방에게 인사를 할 때 고개를 숙였습니다만, 현재는 이러한 문화가 사라진 것입니다.

 

- 한국어학당에서 문화수업시간 후 친구들과 -

 

5. 한국에서 어떻게 공부하셨나요? 나만의 특별한 공부방법이 있다면? 

  한국어는 친구들을 많이 사귀면서 대화를 통해 배웠습니다. 모르는 것은 친구한테 물어보고 쓰는 방법까지 노트에 써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어휘를 많이 알게 되었고 한국어로 표현할 수 있는 어휘가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학교에서도 질문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생각합니다. 이해 못했던 부분은 교수님한테서 여쭈어 보고, 친구한테 물어보고, 그래도 부족하면 인터넷에서 자료를 찾아보면서 지금까지 공부하고 있습니다. 되돌아보니 특별한 방법보다는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시간을 많이 투자하고 열심히 공부했던 것이 저의 비결이었던 것 같습니다.

 

  전공과 관련한 공부는 저의 경우 아직 한국어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있어서 한국 학생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집중해서 노력을 합니다. 공부를 하다가 잘 안될 때에는“여기까지 왔는데 이것밖에 못 하냐”는 질문을 제 스스로에게 던지고, 더 열심히, 끝까지 할 수 있다는 다짐을 새롭게 다집니다. 그리고 항상 포기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하고 있습니다.

- 해외인턴십 부서맴버들과 함께 -

 

6. 한국어를 잘 하시는데요, 좋아하는 단어나 문장이 있는지요?  

  한국어는 제가 원하는 만큼은 못한다고 생각하고 아직까지 더 열심히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속담 중에 “고생 끝에 낙이 온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람은 쉽게 갖게 되는 것을 가치 있게 보지 않습니다. 그것은 자신이 노력하고 고생하여 얻은 것이 더 보람되고 가치가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고 했습니다. 제가 지금 한국에서 힘들게 공부하고 있지만 이 과정들은 제 삶에 있어서 귀하고 값진 경험과 추억으로 함께할 것이고, 더불어 앞으로의 제 인생에 있어서 멋진 방향 설정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7. 대학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대학생활에서는 동아리 활동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저는“아이섹(AIESEC)” 이라는“국제리더십학생단체”에서 활동 중입니다. 아이섹(AIESEC)은 20~30세의 청년들로 구성되어 운영되고 있으며 UN이 인정한 세계최대의 학생자치단체로 세계평화와 인간잠재력의 실현, 활동을 통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리더를 양성하는 것을 비전으로 많은 활동들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아이섹 코리아에서 현재 해외 인턴쉽 부서장을 맡고 있으면서 한국학생과 외국 기업 사이의 다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활동하고 있는 부서에서는 한국학생들이 외국에 나가서 안전한 생활을 하고, 외국에서의 생활이 유익한 경험이 될 수 있도록 매일 매일 외국에 있는 아이섹과 연락하고 좋은 국제관계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이섹 코리아에서 외국인 유학생이 부서장으로 활동하게 된 것은 제가 처음입니다. 저의 경우 한국과 한국 사람들 덕분에 좋은 교육을 받고 안정된 유학 생활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이일을 통해 저도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생각에 자부심과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 AIESEC 제38주년 기념 행사에서 -

 

8. 도서관에서는 어떠한 서비스를 이용하셨는지요? 외국인 학생들을 위해 도서관에서 제공하면 좋은 서비스가 있다면요? 

  도서관에는 다양한 책들이 많아서 제가 보고 싶은 책을 쉽게 이용할 수가 있었습니다. 수업과 관련된 책들도 많이 대출하여서 보았고, 그룹스터디룸도 자주 이용하였습니다.

 

  특히, 저의 경우 한국어로 된 책뿐 아니라 세계에서 발행되는 다양한 언어의 책을 볼 수 있었던 것이 좋았고,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교재도 많아서 잘 활용하였습니다. 바람이 있다면 수업과 관련된 원서가 많으면 저와 같은 유학생들이 공부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한국어 교재와 함께 한국을 소개하는 책도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9. 한국에서 전공 외에 배우고 싶은 것이 있나요? 

  제가 전공하고 있는 경영학 외에 한자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국에서 생활을 해 보니 한글과 한자를 같이 알아야 뜻이 이해가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한자를 읽고 쓰는 법을 배워 한국어를 더 잘 하고 싶습니다. 학교에서도 기초 한자를 가르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운전을 배우고 싶네요.

 

10. 마지막으로 학우들에게 한마디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처럼 우리는 실수를 통해 배우고, 무엇인가를 해 보면서 자신만의 경험을 쌓아갑니다. 이 때문에 “못 하겠다, 자신 없다”는 말 대신 무조건 도전해 보라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내가 못 하는 것은 다른 사람의 경우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내가 부족한 것은 상대방을 통해 배우고, 내가 아는 것은 상대방에게 나누어 주며 우리는 그렇게 성장해 가는 것입니다. 항상 자신감을 갖고 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세상과 마주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