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3/66호

[북 콘서트] 할머니와 케이크<TV동화 행복한세상 중> 캐롤 'Silver bell'

[북 콘서트] 북 콘서트는 함께 읽고 싶은 책, 같이 듣고 싶은 노래를 소개하는 코너로 여러분의 참여로 만들어가는 코너입니다.

 


  TV동화 행복한 세상은 소중한 사람의 진심에 한 걸음 다가가는 고백이야기를 감동의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여 방영된 [TV동화 행복한 세상]을 책으로 엮어 발간되었다. 일상생활에 지친 이들에게 휴식을, 희망을 읽어버린 이들에게 살맛나는 세상의 의미를, 메마른 이들에게 일상 속의 감동을 전하는 많은 에피소드로 구성된 책이다.    

  저자인 박인식 프로듀서는 디지털미술에 따스함을 더한 애니메이션으로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 속 감동을 전하는 아름다운 행진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아주 어릴 때의 일입니다.

 

  그 옛날 할머니는 시골 작은 어머님댁에 살고 계셨습니다. 함박눈이 내리던 어느 날 겨울, 나는 오빠와 함께 시골집에 할머니를 뵈러 갔습니다.

 

 

우리가 시골집 마당에 들어서자 할머니는 달려 나와 우릴 꼭 껴안아 주셨습니다.
  “할머니!”
  “아이구 내 새끼들, 추운데 오니라고 고생했다.”
할머니는 우리 볼을 비비며 반갑게 맞아주셨습니다.
  “안 추워요 할머니.”
  “오냐 그래. 어여 방으로 들어가자.”
모처럼 서울서 내려온 손자들을 지글지글 끓는 아랫목에 앉혀놓고 할머니는 부엌에서 달그락 달그락 부산한 소리를 내시더니 한참 있다가 김이 모락모락 나는 무언가를 내오셨습니다. 

 

 

  “배고프지? 우선 이것 좀 먹고 요기혀. 핼미가 금방 밥채려주께.”
하얗고, 뜨겁고, 물컹거리는 그것은 ... 달착지근 한게 떡도 아니고 빵도 아니고 처음 먹어보는 이상한 맛이었습니다.
  “할머니 이게 뭐예요?”
나는 궁금해서 물었습니다.
  “으응 그거...케킨가 뭔가 그렇다.”

 

  케이크라는 말에 오빠와 나는 그만 배꼽을 잡고 웃었습니다. 그 시절만 해도 무슨 행사 때나 먹을 수 있는 케이크를 며칠 전 누가 선물로 가져온 모양입니다. 할머니는 그 귀한 것을 서울서 손주들이 오면 준다고 한조각도 축내지 않고 냉장고에 꽁꽁 감춰두셨던 것입니다. 막상 손자들에게 주려고 냉장고에서 케이크를 꺼냈다가 차디차고 딱딱한 게 마음에 걸려 찜통에 넣고 푹 찌셨다는 것이었습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케이크. 오빠는 키득키득 웃음을 터뜨렸지만 나는 차마 웃을 수가 없었습니다.
  “음... 맛있다.”
흐물흐물 녹아내린 케이크에는 세상 그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할머니의 사랑이 배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나는 그해 겨울 할머니가 쪄주신 그 김이 모락모락 나던 케이크의 맛을 어른이 된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추운 이 겨울에 가슴 따뜻한 이야기와 함께 행복한 크리스마스 즐거운 연말연시 보내시기 바랍니다.

 

 

  평소에 친구 혹은 지인과 함께 읽고 싶은 책이나, 책의 한 구절을 신청곡과 함께 이메일로(don@kmu.ac.kr) 로 보내주세요 여러분의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와 노래가 매월 북콘서트 코너에 실리게 됩니다. 여러분의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사진출처: TV동화 행복한 세상5>
<동영상출처: 유투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