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ing]은 하나의 주제에 관련된 다양한 책들을 소개합니다.
작년, 한강 작가님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면서 많은 사람에게 기쁨을 안겨주었습니다. 그리고 1년이 흐른 지금, 10월 9일, 또 한 명의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발표되었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올해 새롭게 선정된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의 작품과 더불어, 이전 수상 작가들의 대표작도 함께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저 / 알마 출판 / 2024 소장정보 바로가기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2025년 노벨문학상 수상
평생 하나뿐인 사랑을 품은 벵크하임 남작,
사랑이 시작된 곳으로 돌아가 죽다.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의 작품은 길고도 난해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현대 아포칼립스 문학의 대가”라는 수전 손택의 평처럼, 곧 멸망할 것만 같은 암울한 세상을 담아내는 데는 어쩌면 라슬로의 문장이 어울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은 라슬로 4부작의 마지막 작품으로, 엄청난 분량과 끊임없이 이어지는 문장, 특유의 세계관으로 라슬로 작품의 정점을 찍습니다. 길고, 마침표 대신 쉼표로 연결되며, 복잡하면서도 모호한 의식 상태를 명료하게 드러내는 라슬로 특유의 표현 방식이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이 작품이 라슬로에게 얼마나 중요하고 의미 있는 작품인지는 라슬로의 말에서 드러납니다. 그는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습니다. “나는 한 권의 책만 쓰고 싶다고 천 번을 말했다. 첫 번째 책에 만족하지 못했고, 그래서 두 번째 책을 썼다. 두 번째 책에 만족하지 못했고, 그래서 세 번째 책을 썼다. 이제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으로 이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그렇기에 이 소설은 실패에 대한 고백이자, 수십 년에 걸친 작가 인생에서 해온 모든 시도와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담은 단 한 권의 소설인 것입니다.
▣ 아침 그리고 저녁
욘 포세 저 / 문학동네 출판 / 2019 소장정보 바로가기

욘 포세, 2023년 노벨문학상 수상
시적이고 음악적인 문체로 그려낸 인간의 삶과 죽음
2023년 노벨문학상의 영예는 노르웨이 작가 욘 포세에게 돌아갔습니다.
‘입센의 재래’, ‘21세기의 사뮈엘 베케트’라 불리는 그는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널리 읽히고 공연되는 극작가 중 한 명으로, 현대 연극의 최전선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희곡을 넘어 소설, 시, 에세이, 그림책, 번역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작품들을 써왔고, 40여 개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 독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욘 포세의 작품은 군더더기를 극도로 제한하는 미니멀한 구성, 리얼리즘과 부조리주의 사이에서 표현되는 반복화법, 마침표를 배제하고 리듬감을 강조하는 특유의 시적이고 음악적인 문체를 통해 평범한 일상이나 인간관계 속에서 드러나는 삶과 죽음이라는 보편적 문제, 인간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예리하고 밀도 있게 그려냅니다.
▣ 세월
아니 에르노 저 / 1984Books 출판 / 2022 소장정보 바로가기

아니 에르노, 2022년 노벨문학상 수상
소설 『세월』은 출간 직후 〈마르그리트 뒤라스상〉, 〈프랑수아즈 모리아크상〉을 수상했으며 2019년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최종 후보에 오르며 문학적 성취를 인정받은 아니 에르노의 대표작으로 여겨집니다. 노르망디의 노동자 계급으로 태어나 자란 것에서 시작해 파리 교외의 세르지에서 프랑스 문학을 가르치던 교수 그리고 작가인 현재에 이르기까지, 가족 사진첩을 넘기듯 시간의 흐름과 함께 변화하는 자신의 굴곡진 생애를 다룹니다. 그러나 이 책은 단지 자서전으로 그치지 않습니다.
아니 에르노는 자서전에서 일반적으로 택하는 일인칭 시점이 아닌, ‘나’를 배제한 ‘그녀’와 ‘우리’, 그리고 ‘사람들’로 서술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이야기 속 ‘그녀’는 1941년부터 2006년까지 프랑스의 사회를 바라보는 여성의 시각이고, ‘우리’와 ‘사람들’은 언급된 시대 속에 형체 없이 숨어 버린 조금 더 포괄적인, 비개인적인 시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의 삶을 이야기하거나 자신을 설명하는 것을 추구하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회고 작업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책 속에서 스스로 밝혔듯이, 아니 에르노는 자신의 이야기를 자신의 세대의 이야기 속에 위치시키면서 개인의 역사에 공동의 기억을 투영하여 글을 쓰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고, ‘비개인적인 자서전’이라는 새로운 형식을 탄생시키며 커다란 문학적 성취를 이뤘습니다.
▣ 그후의 삶
압둘라자크 구르나 저 / 문학동네 출판 / 2022 소장정보 바로가기

압둘라자크 구르나, 2021년 노벨문학상 수상
짙게 드리운 운명과 역사의 그림자 속에서 일하고 사랑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간 평범한 삶들 그 잊힌 기억과 지워진 세계를 되살린 경이로운 역작!
2021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압둘라자크 구르나는 1948년 잔지바르에서 태어나 이슬람계 아프리카인에 대한 박해를 피해 영국으로 이주했습니다. 그는 1987년 데뷔작인 『떠남의 기억』을 출간한 이래 소설들을 발표하면서 망명, 정체성, 소속감이라는 주제를 꾸준히 탐구해 왔습니다. 고향과 가족으로부터, 그리고 어쩌면 자기 자신으로부터 도망치고 떠나간 이들이 정체성에 대한 고민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세상 속에서 자기 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을 날카로우면서도 애정 어린 시선으로 그리는 작가의 탁월한 재능은 2020년 발표한 최신작 『그후의 삶』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됩니다. 이전의 삶에서 떠나고 도망쳤던 이들이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이후의 이야기를 그린 이 소설에서 작가는 전쟁과 점령의 여파를 겪어나가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고요한 아름다움을 담아 써 내려갑니다.
> 글, 이미지 출처: 동산도서관 홈페이지, 인터넷 교보문고
> 편집위원: 이윤지 사서, 학술정보서비스팀 제1자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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