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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61호(6월)

[독계비]저자: 프랑수아 를로르의 "꾸뻬 씨의 행복 여행"을 읽고

[讀.啓.肥(독. 계. 비)]는  ‘독서로 계명을 살찌우자’라는 목표로 릴레이 독서 추천 형식으로 꾸며가는 코너입니다. 책을 읽고 그에 대한 소감과 함께 원하는 사람에게 추천해 주고, 그 사람은 추천받은 책을 읽고 난 후 또 다른 책을 본인이 원하는 사람에게 추천해 주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정휘(언론영상학전공)에게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를  추천받은 이지원(법학과) 최다영(경제금융학전공)군에게 「꾸뻬 씨의 행복 여행」을 추천합니다.  

   ‘꾸뻬 씨의 행복여행’을 관통하는 내용은 하나이다.“행복이란 무엇인가?”책 속의 환자들처럼, 마냥 모든 것을 가졌기에 행복해야할 것 같은 부유한 사람들이 행복해보이지 않는다던가, 아무것도 없어보여도 행복한 사람들을 보며 나는 종종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지를 고민하곤 한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행복은 어느 경지에 도달하여야만 얻을 수 있는 물질이 아닌 현상이며, 일시적인 감정이 아닌가? 라는 의문을 제기하게 되었다.

  가장 처음 든 생각은,‘인생의 목적이 행복이 되는 순간, 인생이 비참해지거나 불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면에서 현대인의 불행은 어쩌면 당장의 행복을 누리지 않고 성공 후나 나중에 선택적으로 성취나 돈으로 현재 내가 놓친 행복을 보상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쉽게 생각하는 물질중심적인 사고방식이 원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여기서 말하는 현재의 행복을 누리는 것이란, 무언가를 미루거나 할 일을 하지 않으며 쾌락을 좇아 미래에 불행하게 만드는 상황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응당 누릴 수 있는 행복을 누리는 상황을 말하는 것인데, 단적인 예로 어릴 때부터 듣고 자라는 말을 들 수 있겠다. 어른들은 지금 참으면 나중에 행복할 것이라 말한다. 대표적인 예로는 ‘마시멜로 이야기’가 있다.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가 초등학생이었을 때였는데, 책을 읽고 죄책감에 시달리곤 하였다. 이러한 사회의 교육이 심화되어가면서 갈수록 남과 비교하며, 남이 말하는 불분명한 ‘행복’이라는 허상을 쫓아가게 만드는 현 상황에 대한 문제를 제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철학 강의에서 죽음에 대한 공포가 강할수록 물질적인 것에 대한 집착이나 욕망이 강하다고 한 것이 가장 인상적이었는데, 개인주의가 증식하는 현대사회의 죽음에 대한 공포는 또 다른 반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책과의 여러 연관성을 생각해보게 되었다.

  행복이라는 것은 과정이며, 감정에 불과한 것이고 명이 있으면 암이 있듯이 행복이라는 것에 불행이라는 것이 함께 간다는 것을 인지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대신 행복·불행 주기를 결정하는 것은 개인의 노력에 좌우될 것이다. 나의 행복주기를 결정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나를 알아보기라고 생각한다. 외부에서 행복을 찾기보다는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 자신의 행복을 탐색하는 것에 더욱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나는 생각보다 나를 모르기에, 좋은 것·싫은 것이 명확해지는 순간 불행한 일이 닥쳐도 좋아하는 일을 통해 빠르게 해쳐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행복이라는 사회의 관념에만 매몰되어 행복만을 쫓아가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일일 수 있겠다고 생각하였다. 행복이라는 감정이란 지독히도 주관적이라서, 작은 것에도 행복감이 증폭되는 사람도 있는 것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 꾸뻬 씨가 만난 환자들 같이 더 큰 행복감을 바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들은 기대치가 크기에 불안과 불행의 주기가 너무나 긴 것이라고 생각한다.

  독서 토론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예를 들면, ‘세상에 100명의 사람이 있다면, 100가지의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말이 사실이라는 것, 내가 얼마나 우물 안의 개구리 같은 방식으로 사고했는지 말이다. 하나의 책을 읽고 그렇게나 많은 의견이 나온 것을 통해, 나도 나의 생각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 나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한 한편, 개인의 배경이나 삶의 동기에 의해 행복의 지표가 결정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행복을 돈을 주고 살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 가능하다는 의견을 제기한 사람은 과거 돈에 의해 꿈이 무너졌던 사례를 들었다. 나는 워낙 꿈이 없고, 딱히 성공하려는 의지도 없고 무언가 닥쳐야 결정하는 사람이라 이런 사례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사고의 새로운 흐름에 눈이 뜨였다. 모두의 입장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또 반문하다 보니 나의 생각이 더욱 성장하는 기회여서 너무 즐거웠다. 여러 의견에도 불구하고 나는 “돈으로는 행복을 살 수 없다”로 결론을 내리기로 하였다.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은 물질일 뿐, 행복이란 결국에는 내가 스스로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자신의 삶의 의미를 직접 만들 수 있는 인간이라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물론 돈이 없어서 슬플 수 있고 불행한 것처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단순 소비가 행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닐 수도 있다.

   나는 그렇다면 어떤 인생을 살아야할까?

  행복이 과정임을 받아들이고, 지금 현재에 집중하며 살아야 한다. 당장 내 앞에 닥친 것이 불행이라 할지라도 그 다음에는 결국 행복이 찾아올 것을 알기에 현재에 충실히 집중을 하는 길을 선택할 것이다. 아무리 기분이 안 좋아도 할 과제를 하고 씻고 내일을 준비하기 위해 가방을 싸는 행위는 나를 불행한 감정에서 강제로라도 건져 올려주기 때문이다. 행복은 내가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어느 순간 내게 다가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사소한 것에서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있게 되어 감사하다.

  책 속의 사람들이 나보다 더 성공하고 돈이 많을지언정 그들에게 스스로에게 위로를 해 줄 수 있는 일상의 루틴을 만들어보라고 추천해보고 싶다. 나의 생각은 너무나 빈약하고 항상 그저 의문에서 끝나기 때문에 글을 쓰는 것이 두렵지만, 막상 스스로 행복에 대해 질문하고 답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오니 너무나 기쁘다. 책 앞에 쓰인 글귀는 볼 때 마다 심장이 벌렁거린다. 너무나 멋진 말이기에 항상 내 마음 어딘가에 넣어 다니고 싶다. 책 앞의 글은 전문이 아니라 전문을 찾아 가져와 봤다.  

'춤추라, 아무도 바라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노래하라, 아무도 듣고 있지 않은 것처럼

일하라, 돈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살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알프레드 디 수자-

  앞으로의 나의 인생도 이지원의 행복여행이길 간절히 바란다.

 

출처: 책 표지-교보문고, 사진-이지원

편집위원: 박경희(학술정보서비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