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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58호

[내가 쓰는 글] 열정이 있으니 청춘이다

[내가 쓰는 글] 경영학과 김동규 학생의 뮤지컬 체험기를 싣습니다.

 

  4학년 1학기를 마치면서 그동안 대학생활을 해 오면서 무언가 뚜렷하게 이루어 놓은 것 없이 살아온 것 같다는 생각으로 나는 휴학을 하였다. 취업준비를 비롯한 여러 가지 한창 바쁠 시기에 휴학을 하느냐는 가족들의 반대가 있었지만, 대학생이라는 신분으로 해 볼 수 있는 여러 가지 경험과, 이것저것 도전해 보고 싶은 것들을 지금이 아니면 언제 다시 해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휴학을 하였기에 스스로 휴학기간 동안 많은 것들을 경험해 보는 기회를 갖기 위해 노력을 하였다.

 

  한 학기를 그렇게 보내고 겨울방학기간을 보내던 중 KT&G 상상유니브에서 열린 뮤지컬 갈라 클래스에 지원하게 되었다. 사실 뮤지컬이 어떤 것인지 그전까지는 제대로 알지도 못했던 내가 이 클래스에 신청하게 된 것은 단순히 춤과 노래를 좋아하기 때문만이 아니라 새로운 것에 도전 해 보고 싶은 열망이 잠재해 있었던 것이라고 본다.

 

  뮤지컬 클래스는 뮤지컬배우 겸 안무가인 채현원 선생님의 지도로 총 8주간의 커리큘럼으로 이루어졌다. 첫 주는 뮤지컬 갈라 클래스에 선발된 30명의 사람들이 각자 자기소개를 하고 대본을 받아보는 형식으로 시작되었고, 긴장되고 떨리는 2주차와 3주차에서는 각자 뮤지컬 곡과 자유곡 한곡을 선정하여 오디션을 보고 리딩도 해보면서 배역을 결정하는 시간을 가졌다.
 
 나는 군 생활도 조교출신에 학교 내에서나 밖에서나 리더의 역할을 맡게 되는 일이 많았고, 발표를 도맡아서 하는 편이라 전혀 떨리지 않을 줄 알았는데, 노래를 부르는 오디션은 단순한 발표와는 차원이 다른 어떤 느낌이 있었다. 이왕 하는 뮤지컬, 다들 좋은 배역을 맡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았겠지만, 끼와 열정이 넘치는 쟁쟁한 친구들과의 오디션에서 다행히 배역을 배정받은 사람들도 있었고, 앙상블을 하게 된 친구들도 있었다. 나 역시 주요 배역을 얻지 못하였지만 작게나마 배역을 받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4주차부터는 본격적인 연습에 돌입하게 되었고, 합창이 많은 뮤지컬의 특성상 소프라노, 알토, 테너, 베이스 등 각각 자신에게 맞는 성부를 확인하고 합창연습을 시작하였다. 연습을 하는 동안 베이스 파트를 맡아 부르는 도중에도 옆에 있는 친구와 같이 어느새 테너를 따라 부르는 일들이 다반사로 일어나는 등, 이 기간 동안 나는 TV에서나 보던 합창을 직접해보면서 이 또한 절대 쉬운 일이 아니란 것을 직접 체득하게 되었다. 결국 우리는 일주일에 하루를 투자하는 것으로는 안 된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고, 5주차와 6주차에 들어서면서는 거의 매일 밤을 새우다시피 하루 종일 춤과 노래를 연습하면서 보냈다.

 

 

 

  클래스가 종강할 때가 새 학기 시작과 맞물리는 때라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은 학교생활과 병행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7주차부터는 모두가 열정과 노력을 다해 연습에 매진하였다. 정말 이기간 동안은 모두가 뮤지컬에만 미쳐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뮤지컬 관련 영화를 찾아보고, 대본을 외우면서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연구해보고 음원을 끊임없이 들으면서 연습했었던 것 같다. 그러한 집중된 연습과정을 모두 마치고 클래스를 마무리 하면서 우리들이 그동안 노력한 성과를 보여주게 될 공연 일정이 드디어 3월 16일 앞산 대덕문화전당 드림홀로 잡혔다. 하루 동안 3시와 7시, 단 두 번 있는 그 공연을 위해 많은 시간을 아끼지 않고 노력해왔기에 가족과 친구들에게 공연초청을 부지런히 하였고, 오디션 때와는 다르게 떨리기 보다는 자신감이 넘쳐흐르는 우리들을 느낄 수 있었다. 

 

  공연은 800여명이 넘는 관객들이 찾아와 주었으며, 그동안의 노력에 힘입어 성공적으로 멋지게 마무리 되었다. 모든 공연이 끝난 뒤 몰려왔던 그 성취감과 기쁨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뮤지컬 공연을 준비하면서 나는 평생에 잊지 못할 귀한 경험을 할 수 있었고, 더불어 나와 같이 역시 순수한 열정만으로 함께했던 소중한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 뒤로도 현재까지 각 학교에 있는 뮤지컬 클래스 친구들은 꾸준한 연락을 취하면서 E월드에서 공연, 대구백화점 앞 만남의 광장에서 플래시몹을 연거푸 실시하면서 열정을 이어나가고 있다. 

 

  지금 나와 같이 대학생활을 하는 많은 친구들은 어려운 취업환경 속에서 힘들어 하고 있다. 나도 역시 그 많은 학생 중 하나이다. 어떤 사람들은 스펙도, 도움도 안 되는 쓸데없는 일에 열정을 쏟는다고 타박을 주기도 하였지만, 나는 오히려 뮤지컬을 하면서 어떤 한 가지에 진정으로 열정을 쏟아 부어 보았고, 또 힘든 준비 과정을 함께하면서 구성원들과 서로 협동하고 하나가 되어나가면서 어려운 과정들을 이겨내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해보지 못한 것, 새로운 것, 도전적인 것을 추구해보는 것이 삶에 있어서 중요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특히 그것이 젊은 청년일 때에는 더더욱 시도해볼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뮤지컬 노래의 가사처럼 52만 5천 600분이란 귀한 시간들이 2013년에도 우리들의 눈앞에 놓여 있다. 올 한해에도 많은 계명 학우들이 젊음의 열정과 패기로 가득 찬 열정 계명인들이 되어나가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