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5/176호(5월)

[Library & People] 동산도서관 사람들 3, 수문장(守門將)

동산도서관에 첫 발을 들이면 언제나 환한 표정으로 맞아 주며 동산도서관의 편안함과 안전이 유지될 수 있도록 힘써 주시는 수문장(守門將)들이 있다. 매일 인사하며 지내다 보니 익숙해져 감사한 줄 모르고 지냈던 우리 동산도서관의 수문장 세 분 중 한 분을 만나 보겠습니다.

 

인터뷰어: 안녕하세요. 오늘 동산도서관에서 수문장 역할을 하고 계신 김영준 선생님을 모시고 귀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김영준: 네, 안녕하세요. 동산도서관 1층 출입구에서 이용자 출입통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김영준입니다. 저는 공무원으로 36년간 재직하다 정년퇴직을 하고, 지난 2024년 4월부터 이렇게 동산도서관과 인연이 되어 근무하고 있습니다.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인터뷰어: 36년간의 공직 생활 후 새로운 곳에서 근무를 시작하셨군요. 선생님께서 생각하시는 '수문장' 역할의 중요성은 무엇일까요? 

김영준: 수문장 역할은 단순히 문을 여닫는 관리 업무를 넘어서,  이렇게 많은 분들이 이용하는 장소에서는 이곳의 첫인상을 좌우하고, 모든 이용자분들이 편안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활동하실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하죠. 저희가 담당하는 출입 관리와 질서 유지는 물리적인 안전은 물론이고, 이곳을 이용하는 분들의 심리적인 안정에도 크게 기여한다고 봅니다. 매일 웃는 얼굴로 이용자분들을 맞이하면서 신뢰를 드리고,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작은 위반 사항에도 민감하게 대처해서 더 큰 갈등이나 사고를 미리 방지하는 역할을 하니까요.

인터뷰어: 수문장으로서 근무하시면서 다양한 돌발적이고 도전적인 상황들과 마주하셨을 것 같습니다. 혹시 몇 가지 예를 들어주실 수 있을까요?

김영준: 아무래도 여러 상황을 겪게 되죠. 가장 어려운 것 중 하나는 '규칙 준수'와 '배려' 사이에서의 딜레마입니다. 예를 들어, 열람실에서 정해진 시간을 넘겨 늦게까지 공부하는 학생들이 있어요. 이 학생들이 정말 열심히 공부한다는 점은 충분히 이해하고 인정하지만, 정해진 운영 시간을 지켜야 한다는 원칙과 충돌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예의와 배려를 잃지 않으면서도 규칙을 안내하고 지키도록 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습니다. 사실, 이런 상황에서 학생들을 내보내야 하는 마음의 부담과 함께, 공동체의 질서를 유지해야 한다는 책임감 사이에서 고민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 하나는 불규칙한 행동이나 잠재적 갈등 상황입니다. 도서관 출입구나 열람실 근처에서 흡연, 욕설, 쓰레기 버리기, 침 뱉기 등 규칙을 어기는 행동들이 간혹 발생합니다. 그럴 때는 저희가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제재를 가해야 합니다. 이러한 상황은 단순히 규칙 위반으로 끝나지 않고, 때로는 감정적인 갈등으로 번질 수 있어서 신속한 판단과 대응이 정말 중요합니다.

그리고 예기치 못한 사건에 대한 긴급 대응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만약 화재가 나거나, 침수, 혹은 건물 일부 붕괴와 같은 상황이 발생하거나 때로는 폭력적인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죠. 그런 사태가 발생했을 때, 저희는 안전 관리의 최전선에서 가장 먼저 상황을 파악하고 침착하게 대처해야 하는 책임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용자와의 소통 및 갈등 조정 역시 중요한 부분입니다. 규칙을 어기는 경우 단순히 제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왜 그런 행동을 하셨는지 이용자분들의 입장을 이해하고 문제의 근본 원인을 파악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때로는 단호하게 규칙을 설명해야 하고, 때로는 공감하며 함께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하는 등, 상황에 따라 유연한 소통 방식과 상당한 인내심이 요구됩니다.

인터뷰어: 정말 다양한 상황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계시는군요. 이러한 현장에서 근무하시면서 혹시 개선되었으면 하는 점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김영준:  몇 가지 바라는 점이 있습니다. 우선, 이용자분들을 더 편안하게 맞이하고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 게이트 근무자들이 사용하는 비품들을 좀 더 새것으로 교체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래된 물품들이 간혹 불편할 때가 있고 첫 이미지가 나빠질 수 있거든요.

그리고 도서관 행사나 외부인들의 단체 방문 같은 것들이 있을 때, 저희에게 사전에 고지되거나 실시간으로 공유될 수 있는 채널이 마련되면 업무에 훨씬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갑자기 많은 인원이 방문하거나 하면 준비가 미흡할 때가 있거든요.

마지막으로는 관리자분들과 정기적으로 간담회를 개최하는 자리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현장에서 직접 겪는 어려움이나 건의사항들을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소통하면서 업무 환경을 개선해나가면 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인터뷰어: 귀한 말씀 감사합니다. 선생님의 경험과 의견을 통해 수문장 역할의 중요성과 어려움, 그리고 현장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오늘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편집위원:  배수빈 사서(학술정보서비스팀 정보서비스센터)

인터뷰어: 김한동 사서(학술정보지원팀 정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