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讀.啓.肥(독. 계. 비)]는 ‘독서로 계명을 살찌우자’라는 목표로 릴레이 독서 추천 형식으로 꾸며가는 코너입니다. 책을 읽고 그에 대한 소감과 함께 원하는 사람에게 추천해 주고, 그 사람은 추천받은 책을 읽고 난 후 또 다른 책을 본인이 원하는 사람에게 추천해 주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장응표(환경공학과 )군 에게서 「채식주의가 병을 부른다」를 추천받은 김지연(사회복지학 )양이 송세경(광고홍보학과)양에게 「침묵의 봄」를 추천합니다.
봄’이라는 단어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나에게 ‘봄’은 추운 겨울을 이겨낸 생명이 돋아나는 밝고 따뜻한 계절이다. 생명이 흥얼거리는 말소리와 춤추는 발소리로 가득해야 했던 봄이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조금씩 죽어가고 있었다. 살아남은 것은 누구라도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에 다양한 방식으로 도움을 요청했다. 정말 몰랐던 건지 모르는 척했던 건지 아무도 모른다. 생명의 간절한 도움 요청을 받아준 건 이 책의 저자인 ‘레이첼 카슨’이었다. 살충제로 인한 환경파괴의 심각성을 깨닫고 책을 쓰게 된다.
나는 제목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다. 내가 읽을 책의 정의와 같은 느낌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저자에게 봄은 어떤 의미일까? 처음에 제목을 봤을 때 침묵과 봄이라는 단어를 같이 쓴 것에 의아했다. 두 단어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저자는 ‘봄’이라는 계절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봄’은 꽃이 피고 새들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계절이라고. 그런데 책의 제목은 저자의 생각과 달리 침묵의 봄이다. 왜일까?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말하고자 했다. 우리의 살충제 남용으로 인해 더 이상 새들의 우렁찬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게 되었다고. 시끄러워야 하는 봄이 시끄럽지 않게 되었다고 말이다.
“참아야 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면, 알아야 하는 것은 우리의 권리다.” 이 문장을 보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침묵하지 않고 맞서 싸웠다. 자신의 주장이 옳지 않다고 하는 사람들과 저자는 참지 않았다. 그들이 뭐라 해도 그리고 늦기 전에 우리의 알 권리를 지켜줬다. 침묵의 봄은 DDT를 비롯한 살충제가 생명체를 죽이는 독약이라고 경고한다. 하지만, 책이 발간될 당시 환경보호보다 경제발전을 더 중요하게 여겼기에 저자인 ‘레이첼 카슨’은 많은 학자에게 질타받는다. 겨울에도 푸른 빛을 잃지 않는 소나무처럼 굳건히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저자가 없었다면 우리가 사는 지구가 지금보다 엉망인 상태로 죽음을 기다렸을 것이다. 이 책은 세계가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깨닫기 시작한 출발점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읽는 고전이 될 수 있었다.
이 책에는 살충제로 인해 피해를 본 사람들의 사례가 많이 나온다. 나는 그중에서도 한 가족의 일화가 가슴에 남는다. 『침묵의 봄』 51페이지에 실린 실제 이야기다. 이사를 온 미국인 부부가 집에 바퀴벌레가 많아서 아기와 강아지를 피신시킨 후 엔드린이 포함된 살충제를 뿌렸다. 살충제를 뿌린 후 잘 닦아내고 오후에 아기와 강아지가 돌아왔다. 잘 닦아내서 괜찮을 줄 알았다. 하지만, 한 시간 정도가 지나서 강아지가 구토와 발적을 일으키다가 죽었고 밤에 아기는 의식을 잃고 식물인간이 되었다는 내용이다. 이미 살충제는 그저 과학의 발전으로 인해 얻은 편리함이 아닌 환경파괴로 이어지는 시발점이다. 이 일화를 읽고 어떤 생각이 드는가? 앞으로도 벌레를 죽이기 위해 에프킬라를 사용할 것인가? 모든 사람이 살충제가 우리의 몸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깨닫고 남용을 줄이길 간절히 바란다.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나는 모기, 바퀴벌레 등 다양한 벌레를 잡기 위해 살충제를 손에 들었을 것이다. 다시 내게로 돌아온다는 생각은 하지 못한 채. 눈에 실질적으로 보이지 않기에 나와는 상관없는 먼 이야기 같을 수 있다. 하지만, 생태계의 순환은 빠르고 살충제는 지금도 우리 몸속에 축적되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차근차근 쌓인 살충제는 인류를 위협하고 있으며 지금이라도 막아야 한다. 살충제로 펼쳐질 끔찍한 미래를 우리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후대로 이어진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
기숙사에 벌레가 나오면 살충제를 곧잘 뿌리고는 했다. 하지만, ˹침묵의 봄˼을 읽고 나서는 최대한 생포하여 바깥에 풀어주려고 하는 편이다. 벌레가 무섭지만, 함께 공존하며 살아가야 하고 지금까지의 인간이 벌인 만행들의 피해자라 생각하니 어느샌가 도움을 주려 하고 있었다. 생명이 노래하는 소리로 가득해야 하는 봄이 더 이상 조용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2학년이 되고 환경과 관련된 대외활동을 많이 다녔다. 몰랐던 부분을 많이 알게 되었으나 살충제와 관련된 지식은 이 책을 읽으며 처음 접했다. 그래서인지 새로웠고 충격적이었다. 우리는 우리가 편하게 살기 위해 벌인 만행을 책임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환경에 대해 이렇게 깊이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생긴 것 같아서 좋은 시간이었다. 책을 읽으며 많이 배울 수 있었고 깨달음을 얻었다. 평소에 안일하게 생각했던 부분도 다시 한번 돌아보고 행동을 고칠 수 있었다. 티끌모아 태산이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한 사람이 노력하기보다 모두가 함께 노력한다면 환경보호에 큰 힘이 될 것이다. 특히 제도적인 측면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만약 살충제에 대한 제약이 있었다면, 일가족의 비극은 발생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환경을 지키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시간이 된다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것이 어떤가? 환경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과학적인 내용이 담겨 있어 어려울 수 있지만, 환경에 관심이 있다면 들어보는 걸 추천한다. 과거와 달리 환경에 관심이 많은 지금 남의 일이라 생각하지 말고 환경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인간이 귀를 막는다면 누가 들어준단 말인가. 우리가 듣고 우리가 말을 해줘야 사람들이 인식하고 바꿔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간의 행동에 환경의 미래가 달려있다 해도 무방하다. 인간은 이를 책임지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과학의 발전은 우리에게 많은 편리함을 가져다주었다. 하지만, 그만큼 문제도 많았다. 심지어 굳이 필요하지 않은 화장품 같은 산물은 동물실험으로 인한 윤리적 공백까지 만들었다. 우리의 이익을 위해 다른 생명체가 희생하는 것이 옳은가? 인간은 말할 수 있고 다른 생명체는 말할 수 없다는 이유로 피해를 보는 것이 옳은가? 옳지 않다. 이러한 점에서 인간의 이기적인 면모를 볼 수 있다. 우리는 이를 해결하고 책임지려 노력해야 한다. 우리의 노력이 지구에 닿을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우리는 지켜야 한다. 생명이 흥얼거리는 말소리와 춤추는 발소리로 가득한 봄을. 우리 세대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후대에도 이 봄이 기억될 수 있도록 말이다.
출처: 책 표지-교보문고, 사진-김지연
편집위원: 김지영(학술정보지원팀)
출처: https://dslib.tistory.com/1090 [동산도서관 웹진:티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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