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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을 준비하는 대림절

성탄을 준비하는 대림절

교목실

아담스 채플의 불빛이 밝혀지며 성탄절이 가까워 왔음을 느낀다. 매년 12월이 되면 거리와 건물마다 앞 다투어 찬란한 불빛들이 장식되고 특히 백화점, 주점, 쇼핑센터, 심지어 사우나나 찜질방에 이르기까지 마치 의무적으로 반드시 해야 되는 것같이 성탄 트리를 장식한다. 성탄절이 가까워 오면서 성탄 카드를 발송하고 성탄 전야는 밤을 꼬박 지새며 무엇을 축하하는 것인지도 모르면서 거리마다 온통 사람들이 넘쳐나는 것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12월의 풍경이다. 비틀거리며 흥청거리는 거리의 의미 잃은 불빛들을 바라보며 ‘이것이 과연 아기 예수의 오심을 축하하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런 시기에 성탄에 대한 기독교의 이해를 통해, 특히 그중에서도 예수의 오심을 준비하는 대림절에 대해 살펴봄으로 우리에게 오시는 아기예수를 진정으로 축하하며 맞을 수 있었으면 한다.

성탄을 준비하는 대림절

교회력(기독교 신앙생활을 인도하는 달력)에서는 성탄절 전 4주간을 대림절(Advent, 오다, 출현하다)로 지킨다. 교회 안에서 대림의 시기를 언제부터 지켰는지는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지만 4세기 말경에 스페인과 갈리아 지방에서 성탄을 앞두고 6주간 동안 참회의 기간을 가졌던 것이 출발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이후 그레고리 교황이 그 시기를 4주간으로 고정하였고 이 시기는 때가 차서 영광중에 다시 오실 그리스도를 기다리는 기쁨을 드러냄과 동시에 구세주의 탄생을 철저히 준비하는 시기이다.

예수의 다시 오심을 깨어 기다리는 것이 교회의 삶이라면 대림 시기는 이런 교회의 모습을 가장 잘 드러내는 시기이다.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를 구하기 위해서 오고, 우리 구원은 오직 하느님께만 있음을 확신하며 그분의 오심을 준비시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대림 시기는 구세주의 탄생 전 4주 동안 기도와 예배를 통하여 하느님의 구원 경륜이 완성될 마지막 날까지 교회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인도해 준다.

구체적으로 진행되는 4주간의 의미를 살펴보면 대림 제 1주간은 오실 구세주를 깨어서 기다려야 하는 교회의 종말론적 자세를 강조하고, 제 2주간은 구세주의 오심에 대비하여 회개하도록 촉구하며, 제 3주간은 구세주께서 오실 날이 가까웠으니 기뻐하라고 권고하며, 제 4주간은 예수 탄생의 예고와 그분이 누구인지를 밝히는 것으로 진행된다.

대림절이 가지는 의미는 첫째, 구원 신비의 종말론적 차원이 강조되는 시기로 인간 역사는 하느님의 구원 약속이 실현되는 장소임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 그리스도는 육신을 취하여 이 세상에 오셨고 죽으시고 부활하시어 구세주가 되셨다. 이 부활하신 분이 시간이 다 찼을 때 영광스러운 모습으로 다시 오실 것을 믿고 그것이 바로 창조의 완성임을 증언하는 것이다. 둘째, 대림은 희망에 찬 기다림의 시기이다. 대림 시기는 신앙인으로서 항상 지녀야 할 자세. 즉 희망에 찬 기다림의 자세를 가르쳐 주는 영성의 학교이다. 그래서 이 시기의 신앙인들에게 구세주의 오심을 기쁨과 희망 속에서 깨어 기다리도록 강조한다. 구세주가 오고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음을 알리는 구원의 소식은 신앙인들에게 기쁨으로 가득 찬 새로운 미래를 약속한다. 셋째, 회개의 시기이다. 주님께로 향하는 회개 없이는 그분의 오심을 깨어 기다리는 것이 불가능하다. 삶을 정비하고 새롭게 주님께로 향하여 구세주의 오심을 기다리는 것이 대림 시기의 영성이다. 가깝게는 임박한 성탄을, 더 나아가서는 마지막 날에 오실 구세주를 만나 뵈올 준비를 하는 것이다. 그리스도의 성육신을 통하여 인간의 역사 안에 들어오신 하느님은 당신과 친교를 맺도록 인간을 부르시고 당신으로부터 멀어진 사람이 다시 당신께로 향하도록 끊임없는 회개를 촉구한다. 대림 시기는 이렇게 회개를 재촉하는 하나님의 목소리를 듣고 그 목소리에 응답하는 시기이다. 그래서 회개하라고 외치는 세례자 요한의 소리는 참으로 대림 시기의 소리이다. 회개하고 주님의 길을 닦아, 오시는 그분을 영접하라고 재촉하는 외침이다.

길을 닦는 방법은 무엇인가? 겸손하고 온유하고 봉사하는 사람들, 즉 예수가 "복된 사람"이라고 선포하는 그런 부류의 사람이 됨으로써 하느님과 형제들을 향하여 자기 자신을 여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아담스 채플의 성탄 등의 화려하고 아름다운 불빛이 진정으로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불빛이 무엇을 준비하며 어둠을 밝히는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아야 우리에게 오시는 아기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할 수 있을 것이다. 여느 때 처럼, 아니 연말에 편승하여 성탄이 더 이상 흥청망청한 쾌락과 즐김의 시간이 아니라 진정한 돌아봄과 기다림의 시기가 되었으면 한다. 아담스 채플에 성탄의 불빛을 통해 계명인 모두가 진정한 성탄을 준비하여 이곳에서부터 시작되는 새 삶의 출발을 경험하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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