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47호(10월)

[고문헌산책] 훈몽자회(訓蒙字會)

khd한동 2021. 10. 7. 10:33

한글 읽는 방법과 사용법이 소개된 한자 학습서, 
훈몽자회(訓蒙字會)

 

10월 9일. 매년 가을인가 싶으면 찾아오는 한글날이다.
그런데, 한글날은 왜 10월 9일로 정한 것일까?
10월 9일을 한글날로 정한 것은 <훈민정음> 서문의 작성 연도
즉, 훈민정음을 반포한 날과 관련된다.

  훈민정음 서문 작성 연도는 ‘1446년 9월 상한’이다.
상한은 흔히 ‘상순’이라고 하며, 한 달을 3개로 나누었을 때 첫 10일 동안이다.
그래서 첫 10일의 마지막 날인 10일을 한글 반포로 보고
9월 10일을 한글을 반포한 날로 정하였다.
그런데, 옛날에는 음력을 사용했으므로
이것을 양력으로 환산하면 10월 9일이 된다.
광복 후에 제정되어 1946년부터 법정공휴일로 기념되고 있다.

  세종대왕이 만든 한글.
한글 덕분에 우리는 소리 나는 대로 기록할 수 있고,
문자 생활이 쉬워져 우리 문화 발전에 큰 도움이 되었다.
백 번, 천 번, 아니 만 번이라도 세종대왕님께 감사해야 할 일이다.

  우리는 모두 어릴 때 한글을 배웠다.
기역, 니은....
아, 야, 어, 여
그리고, 초성, 중성, 종성을 결합한 글자의 완성을 배웠다.

  그런데, <훈민정음>에는 글자를 읽는 방법에 대한 것은 없다.
우리가 배운 기역 니은, 아야 어여, 글자 만들기는
16세기 <훈몽자회>라는 책에 처음 나온다.

  <훈몽자회>는 16세기 언어학자 최세진(1468-1542)이 만든 한자 학습서다.
<천자문>과 같은 책인데, 주제별로 글자를 모아 놓았다.
예를 들면, 신체에 관한 글자, 자연에 관한 글자 등과 같은 방식이다.
한자의 음과 뜻을 한글로 기록하였고, 
그 한글을 읽는 방법을 책 앞에 제시한 것이 
바로 우리가 어릴 때 배운 한글 공부법이었다.

<훈몽자회>의 한글 읽는 방법과 사용법을 소개한 부분


  그리고 글자를 어떻게 표기했는지 재미있는 사례가 보인다.
한글을 읽는 방법을 한자로 표기했는데,
예를 들면, (사진 오른쪽에서 두번째 줄을 보면)
우리가 너무 잘 아는 ‘ㄱ’은 
其(그 기)와 役(부릴 역)을 합해 ‘其役’으로 표기했다.
그런데 ‘ㅅ’의 경우, ‘옷’이라는 한자가 없어서
時(때 시)와 衣(옷 의)를 합하여 ‘時衣’라고 하고
‘衣’에 동그라미를 했다. 
‘의’라는 음이 아니라 ‘옷’이라는 뜻으로 읽으라는 말이다.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다.

  한글 반포는 우리의 문자 생활을 더욱 대중화시켰고,
중국의 문자를 빌어서 쓴다는 의식에서 벗어나게 했다.
덕분에 우리는 어려운 한자에서 벗어났다. 휴~~

  오늘은 한글날을 맞아 한글날이 제정된 배경을 알아보고,
한글의 사용법을 기록한 최초의 문헌으로 인식되고 있는
최세진의 <훈몽자회>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편집위원: 최경훈 학술정보서비스팀 고문헌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