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77호(6월)

[북~ing] 여름의 문장들

khd한동 2025. 6. 2. 14:07

[북~ing]은 하나의 주제에 관련된 다양한 책들을 소개합니다

따가운 햇살과 끈적이는 습도가 대프리카에 여름이 성큼 다가왔음을 알립니다.  이번 호에서  이런 여름을 배경으로 하거나, 여름과 잘 어울리는 도서들을 소개합니다. 햇살이 감춰진 창가에서 시원한 차 한 잔과 함께 책 한 권으로 휴식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요? 여름의 감정을 담은 책들이 여러분의 계절을 선명하게 채워 주기를 바랍니다.

 

여름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

      이꽃님  / 문학동네 출판 /  2023                                                    소장정보 바로가기

 

한없이 뜨거운 여름날, 하지오와 유찬은 서로에게 강한 끌림을 느끼고, ‘그 아이’로 마음속에 자리 잡게 됩니다. 듣고 싶지 않은 속마음이 들리는 아이 유찬과, 스스로 태어나선 안 되었다고 생각하는 아이, 하지오는 서로의 곁에서 처음으로 고요와 위안을 느끼게 됩니다.

열일곱의 소용돌이치는 감정들과 첫사랑의 두근거림, 강렬한 햇빛에 더 도드라지는 아이들의 결핍과 상처가 여름이라는 계절과 맞물려 절정에 치닫습니다.

한 계절을 통과하는 일이 이토록 치열했음을, 어떤 운명적인 만남은 한 계절뿐 아니라 한 인생을 완전히 새롭게 바꿔 놓을 수 있음을 이 이야기는 보여줍니다. 하지오와 유찬의 열일곱 번째 여름을 함께 지나오고 나면, 이 계절의 신비로움과 매력에 대해 한껏 말하고 싶어질 것입니다.

 

 

▣  아무튼, 잠수

      하미나  / 위고 출판 /  2023                                                    소장정보 바로가기

 

58번째 아무튼 시리즈, <아무튼, 잠수>는 프리다이빙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프리다이빙은 공기통 없이 자기의 숨만큼만 잠수해 있다가 올라오는 스포츠입니다. <미쳐있고 괴상하며 오만하고 똑똑한 여자들>로 여성과 고통(우울증)에 관한 날카로운 통찰력을 보여준 하미나 작가가 오랫동안 사랑해 왔던 혹은 두려워해 왔던 이야기를, 프리다이빙을 통해 들려줍니다.

저자는 더는 버틸 수 없다고 느껴질 때마다 바다를 찾았습니다. 익사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또 다른 익사의 고통을 선택했다는 것이 스스로 아이러니하다고 느끼면서, "왜 굳이 그래야 할까? 왜 굳이 고통과 불편과 두려움을 겪으면서도 뭔가를 보려고 할까?" 스스로 많이 물었습니다. 그리고 어렴풋이 그 답을 마주하게 됩니다. "아름다움을 직관하고 그게 얼마나 좋았는지를 사람들과 나누는 것, 삶에서 진정으로 추구할 만한 게 있다면 오직 이런 것뿐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잠수>는 프리다이빙의 아름다움에 관한 글인 동시에 두려움에 관한 글, 그리고 그 두려움을 넘어서는 해방에 관한 글입니다. 두려워서 한 발짝도 더 뗄 수 없을 때 어떻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 말입니다.

 

▣  여름과 루비

      박연준  / 은행나무 출판 /  2022                                                    소장정보 바로가기

나와 당신을 루비처럼 빛나게 해준 여름, '첫 순간'이 유성우처럼 쏟아지던 우리들의 유년에 대하여 박연준 시인의 첫 장편소설.

소설 <여름과 루비>는 세계의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첫 순간', 유성우처럼 황홀하게 쏟아지는 유년 시절의 그 순간들을 저자만의 깊고 섬세한 통찰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저자에게 소설은 다소 낯선 장르일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시와 산문의 길에서 괜하게 슬쩍 소설의 짓궂은 방향으로 선회해 본 것일 수도 있겠으나, 출간된 소설 <여름과 루비>의 정밀하고 구조적인 면과 '유년'의 그 위태롭고 아름다운 순간들을 이야기성으로 풀어내는 힘은, 자기 삶의 '찢어진 페이지'를 소설이란 장르로 복원해야 한다는 자신의 당위에 천착한, 꼭 써야만 했던 필연적인 작품이 되었습니다. 문학잡지 <악스트>에서 연재를 마치고 1년여 동안 수정과 탈고를 거쳐 그의 첫 장편소설로 세상에 나왔습니다.

 

▣  여름의 빌라

      백수린  / 문학동네 출판 /  2020                                                     소장정보 바로가기

 

인생의 여름 안에서 마주하는 불가해라는 축복. 비로소, 기어코 나의 작은 세계를 벗어나는 이들의 눈부신 궤적

소설집 <폴링 인 폴> <참담한 빛>, 중편소설 <친애하고 친애하는> 등을 통해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한 백수린. 대체 불가능한 아름다운 문장과 섬세한 플롯으로 문단과 독자의 신뢰를 한 몸에 받아온 백수린의 세 번째 소설집 <여름의 빌라>는 현대문학상, 문지문학상, 젊은작가상 수상작을 한 권에 만나볼 수 있습니다. <여름의 빌라>는 오직 백수린만이 가능한 깊고 천천한 시선으로 비로소-기어코 나의 작은 세계를 벗어나는 이들의 눈부신 궤적을 담은 작품집입니다.

총 여덟 편의 이야기 속엔 작가의 눈앞과 마음 안에서 펼쳐진 풍경을 직시한 파노라마가, 인생의 여름 안에서 마주하는 '불가해'라는 축복이, 한 겹의 베일을 걷어내면 더할 나위 없이 우아한 생의 이면이 곳곳에 스며들어 있습니다.

 

글, 이미지 출처: 동산도서관 홈페이지, 인터넷 교보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