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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2호(10월)

[독계비] 미국의 민주주의-평등과 자유의 조화, 개인주의 극복

讀.啓.肥(독.계.비)는 ‘독서로 계명을 살찌우자’라는 목표로 릴레이 독서 추천 형식으로 꾸며가는 코너입니다. 책을 읽고 그에 대한 소감과 함께 원하는 사람에게 추천해 주고, 그 사람은 추천받은 책을 읽고 난 후 또 다른 책을 본인이 원하는 사람에게 추천해 주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조상은(성악과 1)에게 「두 친구 이야기」를 추천받은 조준오(행정학과 4)군  「미국의 민주주의」를 원동제(문헌정보학과 3)군에게 추천합니다.


  현재 지구에서 프랑스 만큼 자유와 평등, 민주주의가 발전한 나라도 없을텐데 그러한 프랑스인이 미국의 민주주의에 대한 책을 썼다는 사실이 이채로웠다. 

  프랑스의 정치가이며 정치학자인 토크빌은 프랑스 혁명이 평등을 회복시켰으나 개인에게 자유를 주진 못했다고 생각했다. 그는 자유 없는 평등은 정치를 오래 지탱하지 못한다고 보았다. 이러한 조국의 답답한 현실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미국의 민주주의>를 저술하게 된 것이다. 

  즉 그는 미국 민주주의의 장점을 프랑스에 적용할 가능성을 찾고자 했다.  나는 자유와 평등은 서로 따라오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토크빌은 그 둘을 다른 선상에 두고 이야기하고 있다.  자유의 도움을 받고 사회 전반에 평등이 확립되었다. 그러나 평등화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존재에 대해 확고한 인식을 갖게 만들어 자기 자신에 대해 더욱 몰두하게 한다.           

  이것은 사회 속에서 살아가야만 하는 인간을 점점 고립시켜버린다. 그와 비례하여 개인주의 또한 확산되었다. 그들은 어떤 사람에게도 빚진 것이 없으며 또 누구에게도 어떤 기대를 하지 않는다 요즈음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으면서 그 누군가 자기 자신에게도 관여하기를 싫어하는 경향이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이것은 얼핏 봐서 개인의 자유라고 생각 될 수도 있으나 이것이 심화된다면 이기주의로 변질될 가능성을 안고 있다이기주의는 개인의 발전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적인 발전에 있어서도 엄청난 폐해를 가져올 수 있는 위험한 요소이다. 가령 우리 사회 한 부분에서 일어나고 있는 불합리하고 부당한 사건을 접하고도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는 의식을 갖게 된다면 결국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민주주의와는 멀어져 갈 것이며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경계하고 극복해야할 문제일 것이다

  우리나라의 상황을 고려해본다면 사드 배치에 관한 결정 과정을 떠올릴 수 있다정부는 지역주민과 별도의 협의과정을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어느 한 지역으로 결정해 버렸다. 이에 해당 지역 주민들은 사드가 건강에 끼칠 피해를 생각하며 집단적으로 거부하였다그런데 타 지역 사람들의 무관심이 조장된다면 그들은 고립될 것이다사회 모든 구성원은 자기 일이 될 수도 있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서로 협력해서 문제를 풀어나가야 할 것이다.  

  미국에서는 이기심의 원리가 대중의 지지를 얻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이기주의의 원리를 올바르게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다몽테뉴는 정직 자체를 위해 정직한 길을 걷지는 않는다 할지라도, 그 길이 일반적으로 가장 행복하고 유익한 길이란 것을 경험을 통해 알았기 때문에 나는 그 길을 걸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사회구성원들이 보다 평등해진다면 이기주의가 그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다

  개인의 이익만을 중시하고 서로에게 조금도 양보하지 않으려 한다면 그것이 사회에 어떤 악영향을 미칠 것인지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토크빌이 본 프랑스 사회가 필요로 하는 가장 중요한 과제는 평등과 자유의 조화로운 달성이다그러나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먼저 점차 심화되어가는 이기주의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미국에서는 이기주의 논리가 만연하지만 나는 이기주의의 논리가 그 모든 부분에서 통용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국가의 복지를 위해 자신의 시간과 재산을 할애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그렇지만 합당한 이기주의를 기반으로 한 규칙 또한 잘 지켜야하며 극기, 자제, 자기통제 등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이것은 점차 습관적으로 우리가 덕성을 행하게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출처: 책표지-네이버책,  사진- 조준오

<편집위원: 이영숙, 학술정보지원팀  수서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