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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1호(9월)

[독계비] " 두 친구 이야기" 를 읽고

[讀.啓.肥(독.계.비)]는 ‘독서로 계명을 살찌우자’라는 목표로 릴레이 독서 추천 형식으로 꾸며가는 코너입니다. 책을 읽고 그에 대한 소감과 함께 원하는 사람에게 추천해 주고, 그 사람은 추천받은 책을 읽고 난 후 또 다른 책을 본인이 원하는 사람에게 추천해 주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이가은(행정학3)양에게 「노인과 바다」를 추천받은 조상은(성악과1)이  「두 친구 이야기」를 조준오(행정학4)군에게 추천합니다.

 

 초등학교시절, 항상 즐겁고 행복한 내용의 책들만 읽어왔었던 내가 처음으로 접한 충격적인 이야기가 담긴 책이 있었다.  오늘 나는 이 책을 소개해보려한다. 이 책을 소개하고자한 이유는 단순히 처음 접했던 충격적인 이야기여서가 아니다.

초등학교때 처음 읽었던 책이지만 중학교, 고등학교, 심지어 대학교에 와서까지도 도서관에 갈때마다 이 책을 찾게되고 여러번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매번 마음이 울렸던 책이기 때문이다.  얼핏 제목만 보면 우정에 관한 즐거운 내용일것같지만 이 책은 ‘학대’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마도 어렸던 나에게 충격적이리 만큼 심각한 학대의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줬기 때문에 더 기억에 남는지도 모른다.

이 책의 주인공은 제목처럼 두 친구 ‘유디트’와 ‘미하엘’이다. ‘유티트’는 엄마에게서 신체적인 학대를 당해 자신마저 잊어버리고 살아가던 어린 소녀이고, ‘미하엘’은 아버지의 차갑고, 엄격하다 못해 비판적인 양육태도에 마음을 크게 다친 소년이다.

이 책에서 유디트는 엄마에게 칭찬받고싶어 집안일과, 어린 남동생 ‘데니스’를 돌보기를 아주 열심히하지만 엄마의 아주 사소한 기분에 따라 그저 무시당하거나 심하면 피를 흘리며 기절할정도로 맞아 온몸이 항상 멍투성이가 되어있다. 덕분에 학교갈 때 더운날에도 목까지 올라오는 니트를 입고 학교도 자주빠지는 바람에 친구라고 부를만한 사람조차 단 한명도 없다. 그런 유디트의 삶에 아버지께 상처받았지만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는 이모네 식구들덕에 거의 치유된 미하엘이 들어오면서 자존감을 되찾게되고 용기를 얻어 자신의 삶을 바꾸려는 시도를 하게된다는 이야기이다. 
 나는 이 책을 계속 읽게 되는 이유 중 하나가 책 중간중간 유디트의 말들에서 느껴지는 공허함에 읽고나서도 감정의 여운이 계속 남아서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밀방망이로 머리를 맞고 정신을 잃었던 유디트가 눈을 뜨고서 멍하니 “난...난.....없는 거나 마찬가지야.......”라고 말하는 부분이나 “...엄마의 발소리나, 나를 처다보는 눈빛이나, 움직이는 모습에서, 그러면 더욱 조심해야 해. ... 그냥 그 일이 일어나기를 기다리고 있어. 그런데 기다리는 시간이 가장 무서워”, “나는 나를 더 싫어 하는 것 같아.”라는 말, 화가난 엄마가 미하엘에서 받은 코알라 인형을 칼로 난도질한 후 자신에게도 칼을 치켜올렸던 사건 이후 ‘내 코알라가....내 코알라가 죽었어...’라고 하며 격렬하게 몸을 떠는 부분들에서 특히 공허한 여운이 잘 느껴졌다.
 또 다른 이유는 학대의 심각성과 학대를 하는 어른의 이유 아닌 이유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볼수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 안에서 유디트 어머니의 학대 이유는 자신 또한 어린시절 학대를 받아왔던 또 다른 피해자였다는 환경적인 문제같은 현실에서도 가장 흔한 내용이였다. 유디트의 엄마는 심하게 때리고 나서 잠들어있는 아이를 보며 후회하면서도 매번 자기 안의 분노를 참지못하고 학대를 하는 인물로써 마음한켠 안타까우면서도 분노를 일으켰다. 분노를 느끼면서 다시 한번 학대의 심각성을 깨닫고 주위의 다른 친구들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책은 심각한 학대의 상황들을 그대로 알려주었지만 작가의 필력 덕분인지 그런 노골적인 장면에서도 거북하기보다는 애잔하면서도 안타깝다는 느낌이 더 많이 들었고 무엇보다 그렇게 혼자 이겨내지못하고 있던 아이가 친구가 내민 손에 의해 용기를 얻어 무언갈 해나가는 그런 진정 어린 우정이 그려져있어 거부감없이 매번 마음을 울려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위와 같은 이유들로 이 책을 매번 다시 읽어왔었고 그때마다 질리지않고 새로운 감동을 받아왔기에 이 책을 추천하고자 한다.

 

출처: 책표지-네이버책,  사진- 조상은

<편집위원: 이영숙, 학술정보지원팀  수서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