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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91호

[독.계.비]역사란 무엇인가?

[讀.啓.肥] [독.계.비] 코너는 ‘독서로 계명을 살찌우자’라는 목표로 독서릴레이 형식으로 꾸며가는 코너입니다. 책을 읽고 그에 대한 소감과 함께 원하는 사람에게 추천해 주고, 그 사람은 추천받은 책을 읽고 난 후 또 다른 책을 본인이 원하는 사람에게 추천해 주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많은 분들의 참여를 부탁드리며, 참여해 주신 분들께는 소정의 상품을 드립니다.

  이 달에는 박준영(경제금융학, 1)군에게「삼국지」를 추천받은 이선화(경제금융학, 3)양이「역사는 무엇인가」권순걸(문헌정보학과 4)군에게 추천합니다.  

  ·고등학교시절 나는 역사에 관심이 없었으며, 성적도 그리 좋지 않은 편이었다. 그에 비해 윤리도덕 과목은 내가 좋아하는 과목이라 언제나 성적이 좋았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역사란 과목은 싫든 좋든 한나라의 국민으로써 알아야 할 필수 요소라 생각했기 때문에 수업을 듣는 것에는 불만은 딱히 없었다. 나는 그 시절 역사란 과목을 중학교 1학년~고등학교 1학년까지 총 4년을 역사에 대해서 반복적으로 배워왔다. 그 4년이란 시간동안 역사를 배워가며 내가 느낀 것은 역사란 것은 대한민국이라는 한나라의 국민으로써 배워야 하며, 잊지 말아야 할 사실적인 기록들이고, 선조의 지혜임과 동시에 앞으로 계속해서 진보해야할 우리의 과제이며, 이러한 과거와 현재를 모두 후손들에게 전해 주었을 때 그것이 진정한 대한민국의 역사라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한 가지 의문을 품었다.


  역사가란 무엇인가? ‘역사가는 어떤 존재인가 역사란 대체 무엇이고, 역사를 어떻게 바라보아야하는가’ 그런 의문을 풀어준 책이 바로 ‘E·H카의 역사란 무엇인가’ 라는 책이었다. 이 책에서 E·H카가 말하고자 하는 목적은 역사는 동적이며, 진보한다. 현세대는 과거 세대와 미래 세대를 연결해야 하는 의무를 지니고 있으며, 인류의 역사를 미래 세대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이러한 지식체계를 넘겨주는 것이 현 세대의 과제이고, 운명이다. 역사는 인류와 후대 자손들에게 무엇을 말하려고 하며, 역사의 목적이 무엇인지 말한다. 이것을 한단어로 줄이자면 진보 인 것 같았다. E·H카와 내가 생각하는 역사관은 후대자손들에게 전해줌과 동시에 진보해야한다고 생각한다는 점에서 비슷한 것 같았다.

  이 책을 보며 1,2,5장이 꽤 흥미로웠던 것 같다. 그 다음으로 3장도 재미는 있었다. 하지만 나는 문과생이기에 과학의 과자만 나와도 무언가 ‘재미없다’ 로 해석되는 신기한 재능을 가진 선천적 문과생인 것 같다. 2장에서는 개인이 있기에 사회가 있는 것인가, 사회가 있기에 개인이 있는 것인가? 라는 의문이 재미있었다. 이런 구절들을 보면 책을 읽으면서도 나 자신과 토론 비슷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아 좋다. 이 구절을 읽으며, 나는 개인이 있기에 사회가 있다고 생각하였다. 이 책이 나오는 변호인이란 영화에서도 나오듯 ‘주권은 국민에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여기서 개인은 국민이고, 사회는 권력으로 보면 될 것 같다. 나 하나인 개인이 모여서 집단이 되고, 공동체가 되고, 사회가 되는 것 같다. 사회란 것은 모두가 뜻을 다르게 한다면 절대 생 길수 없는 공동체이다. 뜻을 같이하는 개인들이 있기에 사회공동체 라는 것도 생겼다고 생각한다. 5장에서는 ‘진보라는 것은 언제나 모든 것이 진보했다고 말하기는 까다로운 것이다. 어느 하나가 진보했다는 것은 결국 어느 하나가 퇴보했다는 사실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라는 구절이 인상 깊었다.

  지금까지 진보란 것은 모든 게 발전하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은 후에는 진보란 것이 모든 게 발전하는 것만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김치냉장고가 생기면서 장독대가 사라지듯이 어느 하나가 발전한다면 어느 하나는 퇴보하는 것이 당연한 것임에도 이것을 진보라기 보단 지금가지는 진화라고만 생각하였다. 하지만 새로운 것이 나온다고 사라지는 것이 아닌 인기가 없어지고 찾는 사람이 줄어드는 현상 이런 게 바로 진보란 것이구나 하고 역사의 진보에 이해하게 되었다. 가장 인상 깊게 읽은 곳은 바로 책의시작부분인 1장이었다. 1장의 중심내용은 이러하다. 사실이란 것은 정말로 무한히 많은 것이고, 우리는 그 어떤 것이 역사적 사실인지 알 수 없다. 우리가 당시에 전혀 역사적으로 전혀 가치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사실이 먼 훗날 정말 중요한 역사적 사실이 되어 있을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결국 이 과정에서 역사가는 필연적으로 역사적으로 중요할 것 같은 사실들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역사적 사실들은 결국 역사가들이 선별해놓은 사실들인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선별의 과정에서 사실에 역사가의 입김이 들어가는 것은 자명하다. 그렇기에 역사가들이 신주 모시듯 모시는 고대 문헌 등의 역사적 자료 역시 그러한 입김이 들어감은 당연하다.

  우리는 아테네 사람이 남긴 고대 문헌을 통해 기원전 5세기의 그리스가 어떤 모습을 지녔는지 알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아테네 사람이 바라본 그리스의 모습일 뿐, 스파르타와 코린트, 테베 사람들이 바라본 그리스의 모습은 전혀 알 수 없는 것이다. 결국 우리는 기원전 5세기의 그리스의 모습을 알고 있다고 하지만, 그것은 아테네 사람들의 입김이 들어간, 즉 ‘그리스라는 산의 전체 모습 중 아테네 사람이 바라본 일부분’만 보게 되는 것이다. 결국 역사적 사실은 언제나 기록자의 마음을 통해서 굴절되어 보여 진다. 이는 꼭 국가에만 관련된 것이 아니라, 해당 역사가가 어떠한 관념과 가치관 그리고 중요시 하는 것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큰 차이가 생긴다. 같은 역사를 바라보더라도, 사제, 경제학자, 문화학자가 보는 각각의 역사는 다르며, 이들이 남기는 역사적 사실들도 전부 다르게 되는 것이다. 각자 불필요하다 여겨지는 사실들은 없애고, 중요하다 생각되는 사실은 남기기에 결과물은 절대로 같을 수 없다. 그렇기에 완전한 자료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고, 완벽한 역사적 사실은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그 역사적 사실을 의심 없이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그 역사적 사실을 남긴 역사가를 바라봐야 하는 것이다. 그가 어떠한 관념과 생각으로 이 역사적 사실을 남겼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나는 궁금증이 항상 많았고, 역사를 배우는 학창시절에도 역사를 배우며 항상 드는 생각이 역사란 것은 주관적인내용일까 객관적인 내용일까 하는 의문이었다. 1장의 중심내용은 나의 그런 궁금증을 더할 나위 없이 후련하게 풀어 주는 것 같았다. 한나라의 역사란 것은 결국 주관적인 기록의 짜깁기 이지만, 세계의 역사는 객관적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나라의 사람이 현재 우리나라의 현실을 기록한다면 내가 생각한 우리나라의 모습과는 또 다르게 비춰 질수 있기 때문이다. 이글의 마지막으로 나는 생각한다. 역사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할 수 있다.

  과거에 일어난 사실을 현재에 살고 있는 사가가 끊임없이 연구하고 기록함으로써 하나의 문서가 되고 과학적 증명으로서 사실이 된다. 사가는 절대 불변의 객관성은 없다는 신념하에, 올바른 기준을 사용해 가능한 객관적으로서 역사를 바라보아야 하는데, 이러한 올바른 기준은 자신이 원하는 미래의 목표라고 할 수 있다. 미래의 목표가 과거를 바라보는 시선이 됨으로써, 역사 기술들은 진보되어 나아간다. 그렇게 우리는 점차 발전하여 미래에 일어날 문제점의 실마리를 과거에서 찾아오는 지혜를 터득 할 수 있을 것 이다.

 

<출처>

- 표지: Yes24

- 사진: 이선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