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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89호

[독.계.비]나무

[讀.啓.肥] [독.계.비] 코너는 ‘독서로 계명을 살찌우자’라는 목표로 독서릴레이 형식으로 꾸며가는 코너입니다. 책을 읽고 그에 대한 소감과 함께 원하는 사람에게 추천해 주고, 그 사람은 추천받은 책을 읽고 난 후 또 다른 책을 본인이 원하는 사람에게 추천해 주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많은 분들의 참여를 부탁드리며, 참여해 주신 분들께는 소정의 상품을 드립니다.

 

  이 달에는 허용범(경제금융학, 2)에게 「공허한 십자가」를 추천받은 유원상(경제금융학, 1)군이「나무」박준영(경제금융학과 1)군에게 추천합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가 쓴 책, ‘나무’ 는 베르나르 자신이 ‘만약 내가 그러하였다면 어떻게 될까?’ 라는 상상에 기반을 둔 책이다. 예를 들어, 만약 이 세상에서 시간여행이 가능하다면? 이 세상이 기계로 이루어져있다면? 등의 기발한 저자의 상상들이 책으로 옮겨진 것이다. 이 난해한 책을 흥미롭게 읽어가면서 나는 하나둘씩 의문이 생겼고 혼자만의 사색을 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먼저 왜 이 책의 제목이 ‘나무’ 일까? 그리고 이 나무는 과연 무엇일까? 이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 하자면 나무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필요가 있다. 나무는 뿌리, 줄기, 가지, 잎으로 이루어져있다. 많은 물을 뿌리가 빨아들여 줄기로 전달하고 가지를 통해 멀리 퍼지다가, 잎까지 도달하는 방식으로 나무는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이 잎까지 온 물은 다시 맺히게 되어 땅으로 흡수된다. 그렇다면 이 책에 나오는 나무는 어떨까? 이 나무는 바로 베르나르 베르베르 그 자체라고 생각한다. 물을 빨아들이는 것처럼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상상 혹은 괴짜스러움을 습득하고, 그것을 뇌 곳곳에 퍼지게 하여 비로소 그의 손으로 상상한 것들을 집필하는 것이 나무의 과정과 매우 흡사하다. 또 하나의 다른 시각은 상상의 나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상상의 나무에 저자 본인이 상상이라는 양분을 뿌려 주고 키워온 상상의 한 존재라고 생각 할 수도 있다.

  이 가설의 근거는 바로 책이다. 책에는 결코 하나의 가설이 나오는 것이 아닌 여러 가설이 나오고 있다. 나무 역시 그렇다. 하나의 가지와 잎으로만 구성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개의 가지와 잎이 있고, 이 책의 제목이 나무인 이유가 나무 자체가 저자 일 수 있고 이 나무가 상상의 나무로 존재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은 왜 이 책의 내용이 저자의 다른 책인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에 쓰이지 않고 ‘나무’ 란 책에 따로 집필된 것일까?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자 하였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은 말 그대로 그가 상상한 것이 적혀있는 책이다. ‘나무’ 역시 그의 상상이 적혀있는 책이지만 왜 그의 상상은 한곳에 있지 않고 나누어져 있을까? 두 책을 비교 해 보았을 때 상상력 사전은 그저 그의 상상에 대한 짤막한 단막이라면 ‘나무’는 그가 생각한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쳐 보이는데서 차이가 있다. 그래서 다른 책으로 구분하여 집필한 것 같다.

  여기까지 내가 책을 읽으며 궁금한 점에 대한 해답을 나름대로 서술하였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정말 신기한 소설가다. 그는 정말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혁신적으로 나타낼 줄 알고 그 부분을 책으로 집필한다. 특히 이 ‘나무’라는 책은 그가 상상한 것들의 엑기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물론 그 만큼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기도 하다. 하지만 그의 책들은 그가 특별한 상상을 하여 서술 하였듯, 나 역시 나만의 상상을 통해서 이 풀리지 않는 매듭을 풀 수 있을 것이다.

 

<출처>

  - 표지: Yes24

  - 사진: 유원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