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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brary & People] 김종덕 정책기획실장

 웹진 40호 [Library & People]에서는 정책기획실장을 맡으신 법학과 김종덕 교수님과의 인터뷰를 싣습니다. [박춘화 bom@gw.kmu.ac.kr]
 
 

1. 학생 또는 도서관 이용자를 위한 인사말씀
 
 안녕하세요? 법학과 김종덕 교수입니다. 온라인으로 학생 여러분을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도서관 이용시 모르는 부분을 질문하고 도움을 요청했을 때 친절하게 잘 안내해 주시고 도와주신 사서들께 이 지면을 통해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립니다.
대학의 핵심이요 요람인 도서관은 학습 공간은 물론 교육 및 연구 자료를 제공하는 곳입니다. 우리 도서관은 쾌적한 환경, 향상된 서비스, 좋은 시스템으로 이용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꼭 필요한 공간으로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다소 불편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이를 감수하며 꿋꿋이 견뎌주는 학생 여러분에게 먼저 감사를 드립니다.
 그래서 도서관 환경개선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질 것입니다. 하드웨어는 곧 시설을 보완하고 증축하게 될 것이지만 앞으로는 적극적인 서비스로 공부에 지장이 없도록 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에 지원을 할 것입니다.


2. 20대였을 때 가장 치열하게 몰두했던 것, 혹은 가장 고민했던 것은 무엇이었습니까?

  조금은 다르게 살아온 제 인생이 우리 학생들에게 약간은 참고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970년대에 국가가 전교생에 대한 전액장학금은 물론 모든 숙식을 지원했던 특수한 실업계 고등학교(구미 금오공고 1회)를 다녔습니다. 입학 시에는 군복무가 없다고 했던 국가의 약속(당시 2년제 교육대학생과 같은 RNTC신분)이 3학년 때 갑자기 군복무 5년으로 변경되었죠. 그래서 졸업 후에는 국가정책상 대학입학시험도 보지 못한 채 바로 군 입대를 하여 만 60개월 동안 군 복무를 해야 했습니다.
 군 복무 중에도 대학은 다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군대에서 독학으로 대학입학공부를 하였습니다. 혼자 공부하니 모르는 것이 너무 많았고, 혼자 끙끙 책과 씨름을 하다가 도저히 이해가 안 되면 책장을 덮어두고 며칠간 또는 몇주를 잊고 생활했습니다. 그러다가 다시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나면 중단했던 모르는 부분부터 다시 시작했습니다. 다시 보아 알게 되는 것은 다음 단계로 진도를 나가고, 모르는 경우에는 물어볼 데도 없고 해서 건너뛰면서 공부하는 방법으로 공부하여 제 기억으로는 총13과목 중 9과목만을 공부한 후 시험을 쳐서 대학에 입학했고, 군복무 중이라 바로 휴학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군복무 중이었던 이 당시 잘 이해하지 못하는 책을 들고 끙끙 씨름을 했지만 조금씩 알아가던 그 때의 그 쾌감이 지금도 생생하고, 또 지금까지 살아오는 과정에서 큰 힘이 된 것 같습니다. 제 나이 열아홉, 스무 살 때의 일입니다.

 복학을 하여서는 바로 특별반인 법률연구회에 입실하게 하였습니다. 무섭고 매우 특이하셨던 지도교수님께서 선발한 15~6명의 학생 모두에게 머리를 빡빡 깎고 삭발한 채 연구회에 입실시킨 기억이 새롭습니다.

  이와 같이 조금은 특이한 삶의 과정 때문에 일찍부터 인생이 뭔가,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인가를 생각하면서 정신적 가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였고, 때문에 인생에 대한 책들을 많이 읽었던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안병욱의 인생론과 같은 인문학 서적을 탐독하면서 물질이 판치는 세상이라 물질이 중요하지만 물질의 지배를 받지 않고 참 행복을 느끼는 것이 무엇인가를 고민하였고, 막연하게나마 그것은 결국 정신세계가 아닐까 라고 생각했었습니다.


3. 대학시절 도서관을 어떻게 이용하셨는지요?

 법률연구회에 지정석이 있어서 도서관 일반열람실은 거의 이용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공부에 필요한 참고도서나 교양도서를 빌리기 위해 도서관을 이용한 정도였습니다.


4. 지난 9월에 기획정보처에서 총장직속의 정책기획실로 명칭이 바뀌었는데,  정책기획실의 역할과 업무에 대해 알려 주십시오

 기획정보처에서 정책기획실로 바꾼 것은 순수하게 정책의 효율적인 수행을 위한 것입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재정지원 제한대학 43개 대학에는 상당한 수준의 대학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요즈음과 같이 교육과학기술부의 대학 정책이 급변하고 있는 시기에 그 정책방향을 제대로 읽고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우리 대학도 낙오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을 인식하고 미리 효과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변화라고 이해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우리 대학은 캠퍼스가 많습니다. 성서, 대명동, 동산동, 현풍, 칠곡 등 많은 캠퍼스를 개발하여야 합니다. 이러한 건설/개발과 시설관리를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건설관리단을 별도로 만들었습니다. 아직 시행되고 있지는 않지만 평가진단팀에서는 각종 평가결과를 정책에 반영하는 피드백 시스템을 도입하려고 합니다.

  2015년부터는 입학자원이 급감합니다. 이러한 때에 대비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직제를 개편하고 업그레이드된 정책 입안과 시행에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다른 대학에 비해 우리 대학은 구성원들 모두의 고통감수와 노력으로 재정적 충실성과 합리적인 행정시스템을 준비해 왔기 때문에 앞으로 닥쳐올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앞으로의 위기를 기회로 바꾸어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된 대학이 되리라 믿습니다.


5. 우리 대학이 학생들을 위해 가장 역점을 두는 정책이나 사업은 무엇인가요?

  먼저 건설이 진행 중인 대학원, 약학대학, 건축학대학이 있고, 도서관 시설의 개․보수와 증축, 의양관 증축이 예정되어 곧 착공하게 될 것입니다. 부족한 시설과 공간은 신․증축을 통해 점차 해결하여 보다 나은 교육환경을 만들 것입니다.

 또 학생들이 직접 사용하는 비품이나 공간에 대한 환경개선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사물함 신규 교체, 동아리실의 비품 교체 등 학생들의 복지 분야에 적극 투자하려고 합니다. 다른 무엇보다 장학금을 대폭 확대하고, 직․간접적으로 학생 1인당 교육비를 현재보다 훨씬 상향되는 방향으로 재정투자를 할 계획입니다. 앞으로 대학본부의 정책에 학생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이해와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그 동안 학교의 절약정책에 부응하여 학생, 교직원 모두가 내핍의 생활을 하면서 잘 참아주고 동참해 주신 것에 대해 해당 부서장으로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그 동안의 고통이 행복이 되도록 정책을 입안하고 시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대학의 발전은 시설 인프라만으로는 안 됩니다. 구성원 간 융합을 위한 정책의 단계적․점진적 확대를 위해 노력할 예정입니다. 이러한 노력들은 아마 단기적이 아닌 중․장기적으로 볼 때 어려운 시기가 도래하면 그 효과가 나타나게 될 것입니다.

 
6. 도서관과의 인상 깊은 에피소드가 있습니까? 

  위에서 말했다시피 국가가 지원하는 특수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전교생이 기숙사 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그 때 학교 도서실에서 무슨 마음에서인지 1,000페이지가 넘게 두꺼운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이라는 책을 제대로 이해되지도 않으면서도 무작정 읽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그 때 내용을 잘 알지 못하면서 무모하게 국부론 책을 왜 읽었는지 이해가 안되지만 매일을 밤늦게까지 보름동안에 다 읽은 기억이 납니다.


7. 도서관에 바라는 것이 있습니까?

도서관은 항상 학생들에게 개방되어야 합니다.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휴식할 수 있는 안방같은 안락한 공간이 될 필요가 있습니다. 즉, 공부와 휴식이 한 공간 안에서 이루어지는 시스템이 구축되기를 바랍니다.


8. 우리 대학 학생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까?

  하루 종일 열람실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밤늦게 도서관 문을 나설 때 휘영청 떠 있는 밝은 달을 보며 하교해 보길 바랍니다. 특별히 실력이 늘어난 것 은 아니지만 그래도 뭔가 자신감이 생기고 가슴이 뿌듯해지는 그런 경험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입학할 때보다 지식의 축적뿐만 아니라 깨달음에 있어서 큰 변화를 가지고 졸업할 수 있도록 도서관이 많은 깨우침의 장소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강의할 때에는 지식보다는 원리를 깨닫도록 가르치려고 합니다.

  대학생활에 있어서는 당연히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하지만, 동시에 책, 특히 교양서적을 많이 읽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책 속에는 삶의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는 선각자들의 경험의 진리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읽다보면 저절로 물리가 트이고 살아가면서 시행착오도 줄일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