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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80호

[독.계.비] 위대한 개츠비

[讀.啓.肥] [독.계.비] 코너는 ‘독서로 계명을 살찌우자’라는 목표로 독서릴레이 형식으로 꾸며가는 코너입니다. 책을 읽고 그에 대한 소감과 함께 원하는 사람에게 추천해 주고, 그 사람은 추천받은 책을 읽고 난 후 또 다른 책을 본인이 원하는 사람에게 추천해 주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많은 분들의 참여를 부탁드리며, 참여해 주신 분들께는 소정의 상품을 드립니다. 

이 달에는 신현호(경영학과, 4)군에게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를 추천받은 구본선(경영학과, 4)군이 「위대한 개츠비」안수빈(심리학과, 2)양에게 추천합니다. 

  20대라면 누구나 꿈과 이상을 품고 있다. 그리고 그 이면의 현실은 삶을 무겁게 지배하고 있다. F.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는 한 개인의 꿈, 사랑, 이상 그리고 현실, 좌절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나아가 1920년 당대 미국 사회의 이면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주인공 닉의 시각에 의해 개츠비, , 데이지 등 인물들이 묘사되고 있는데 모두들 도덕적으로 완전하지 못한 인물들이다. 소설의 주요 인물인 개츠비는 데이지와의 사랑을 이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인물이다. 그러나 소설의 화자인 닉은 개츠비를 동정한다. 개츠비의 꿈은 부의 축적, 세속적인 물질 추구가 아니라 순수한 사랑이었다. 개츠비에게 있어서 돈과 물질은 사랑이라는 꿈을 이루기 위한 수단에 불과한 것이다. 그러나 톰, 데이지, 조던은 돈과 물질을 궁극적으로 추구한다. 물질의 향락 속에서 하루 하루 도시의 공허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공허한 삶이란 진심과 진정한 사랑, 진정한 관계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톰과 데이지는 그저 안개처럼 도시 위를 떠다니는듯해 보였다.

  순수한 사랑과 진정한 관계를 추구했던 개츠비의 꿈은 결국 좌절되었다. 개츠비 역시 도덕적으로 완전한 인물은 아니었지만 그의 꿈은 부의 축적이 아니라 진정한 사랑, 관계였다. 데이지와의 관계를 지나치게 순수하게만 바라보던 그에게서 어리석음이 느껴졌지만 데이지가 평온히 잠들 때까지 밖에서 두 손을 호주머니에 넣은 채 불 켜진 데이지 방의 창문을 바라보는 모습이 너무 인상적이었다. 사랑에 대한 열정과 동시에 애틋한 느낌을 받았다.

  마지막 페이지의 문장을 읽으면서 한 동안 상념에 잠겼다. “그리하여 우리는 조류를 거스르는 배처럼 끊임없이 과거로 떠밀려 가면서도 앞으로 앞으로 계속 나아가는 것이다그 꿈을 위해 내일은 존재하는 것이며, 그 꿈이 허깨비와 같은 환상, 허상일 지라도 삶은 꿈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다. 삶이 꿈과 환상을 좇으며, 한편으로는 끊임없이 현실의 뒤로 밀려나지만 무의미하고 공허한 삶 속에서 꿈이라는 것은 삶을 정체시키지 않고 나아가게 하는 또 다른 원동력인 것이다. 매우 역설적이게 들리지만 꿈과 이상, 현실에 대해 곰곰이 생각을 하게 되었다.

  20대를 살아가면서 매일 매일 꿈과 이상에 대해 고민해 본적이 있다. 분명히 내가 바래왔던 이상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그 이상을 위해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변화되어 왔다는 것은 분명했다. 그리고 설령 훗날 꿈과 이상을 외면적으로 보았을 때 이루었다고 할 지라도 마치 삶이 완성이 되었다는 듯 꿈을 이루었다고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것일까? 그렇지 않고 또 다시 무언가를 추구하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지는 않을까? 꿈과 이상이라는 것은 지속적으로 삶을 나아가게 하는 것이지만 한 편으로는 삶의 뒤편으로 계속 빠져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위대한 개츠비는 내용 상으로 어렵지 않고 재미 있으며 편안하게 볼 수 있다. 그리고 20대의 주요 관심사인 꿈과 이상에 대해 통찰력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추천해주고 싶은 소설이다. 

<출처: 표지-교보문고, 사진-구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