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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79호

[독.계.비]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讀.啓.肥] [독.계.비] 코너는 ‘독서로 계명을 살찌우자’라는 목표로 독서릴레이 형식으로 꾸며가는 코너입니다. 책을 읽고 그에 대한 소감과 함께 원하는 사람에게 추천해 주고, 그 사람은 추천받은 책을 읽고 난 후 또 다른 책을 본인이 원하는 사람에게 추천해 주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많은 분들의 참여를 부탁드리며, 참여해 주신 분들께는 소정의 상품을 드립니다. 

이 달에는 신영훈(경영학과, 4)군에게 「스마트 싱킹」 을 추천받은 신현호(경영학과, 4)군이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구본선(경영학과, 4)군에게 추천합니다. 

  일반적으로 경제학이란 단어를 들었을 때 사람들의 머릿속에 드는 생각은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학문’이다라는 것이다. 나 역시도 경제학이란 단어를 처음 들었을 때 머릿 속에 복잡한 숫자와 수식들이 떠올라 괜한 거부감이 들었다. 때문에 경영학을 전공하면서도 경제학에 대해서는 무관심하고 멀리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경제학은 어렵다.’라는 나의 편견을 깨준 이가 있었으니 바로 이 책의 저자 장하준이었다. 우연히 접하게 된 그의 책 ‘나쁜 사마리아인들’이라는 책에서 흔히 경제학 책에서 볼 수 있는 숫자나 수식을 찾기 어려웠다. 대신 마치 독자에게 자기가 알고 있는 것을 설명해주고 싶어 안달 난 강연가의 강의를 듣는 것처럼 쉽고 재미있게 그의 글을 따라갈 수 있었다.

  작가에 대해서 좀 더 알고 싶어 그의 학문적 성향에 대해서 찾아보니 '역사적 제도주의 경제학자'라고 불린다는데, 가장 큰 특징으로 경제학을 분석할 때 한 나라의 제도나 역사를 중요시 여기는 관점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수식 위주의 주류 경제학과 구분되어 비주류 경제학자라고 불리기도 한다는데 수식 위주의 경제학이 일반인들에겐 진입장벽이 높다는 점을 생각하면 경제학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 책에서 처음 등장했지만, 후에 나오는 그의 책들에서 자주 나오는 ‘사다리 걷어차기’는 나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왜냐하면 이전까지 만고불변의 선이라 믿었던 ‘신자유주의’의 이면을 까발리며 이를 비판하고 신랄한 현실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사다리 걷어차기’는 거의 모든 부자나라들이 자국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 보호와 보조금, 규제정책을 사용해 왔는데 이제 와서 가난한 나라를 상대로 무역개방과 자유무역과 같은 불공정한 게임을 한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이처럼 현 시대의 경제상황을 정치, 외교, 역사와 연관시켜 엮어내는 그의 필력 때문에 이 책에서도 어떤 이야기를 풀어낼지 기대가 컸다.

  여기서 필자가 주장하는 것은 경제학자들의 손에만 맡기기에 경제는 그 영향력이 너무 커졌기 때문에 우리가 경제에 무관심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있다. 그것을 여러 사례들과 역사 속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에게 이해하기 쉽게 전달해주고 있다. 또한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경제학파들을 분류하고 그들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를 보여주는 부분이었다. 경제신문에서 한번쯤 이름은 들어봤지만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던 각기 다른 그들의 특징과 주장을 읽다보면 경제학이 이렇게 흥미로운 학문이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가장 재밌게 읽은 부분이었다.

  책을 읽다 문득 들었던 생각은 이렇게 우리네 삶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경제에 대해서 어떻게 그렇게 오랫동안 무관심할 수 있었을까? 란 자책과 반성이었다. 어쩌면 저자는 자신의 책들을 통해서 대중들이 현실에 눈을 돌리기를, 그래서 일반인들이 사회에 영향을 끼치기를 바라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어려워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우리네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경제학에 너무 무심했던 점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서 경제학의 발전과정과 각 이론들의 발전과정 등을 알아가는 과정은 매우 흥미로웠고 저자가 독자에게 알리고 싶어하는, 혹은 경고하는 메시지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되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경제학에 대한 관심을 키우고 접근하고자 하는 입문서로서 훌륭한 책이라 생각하기에 이 책을 추천한다.

<출처: 책표지-교보문고, 사진-신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