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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78호

[Library & People] 엘라화석&곤충박물관 관장 김왈수 동문

[Library & People] 엘라화석&곤충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는 김왈수 관장님의 인터뷰를 싣습니다.

 

1. 본인 소개를 해주십시오.

  안녕하세요. 경남 창녕 우포늪 인근에 위치한 엘라화석&곤충박물관관장 김왈수 입니다. 저는 계명대학교 수학과를 졸업하고(79학번) 서울에 있는 중견기업에서 20여 년간 근무를 하다가 현재는 직접 국내·외에서 채집하고 수집한 화석과 곤충들을 전시하고 있는 박물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웹진을 통해 여러분과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 김왈수 관장님 -

 

2. 엘라화석&곤충박물관 소개를 해주십시오.

  박물관의 설립 목적은 화석이나 곤충 등 희귀한 자연 전시물을 통해 수억 년 전 생물들의 모습을 생생히 살펴 볼 수 있도록 하여 어린이들의 탐구심을 키워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생물들이 생존한 시기의 생활모습과 환경, 그리고 지형 및 기후를 알게 하여 자연을 좀 더 가까이 이해하고 자연의 신비함을 일깨워 미래학자로의 동기유발을 꽤하고 싶었습니다.

- 박물관 홈페이지: 바로가기 http://www.ellamuseum.com/ -

   박물관의 규모는 60평으로 1층에는 국내·외 화석을, 2층에는 각종 곤충들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먼저 1층에 전시하고 있는 화석으로는 한국화석 300점과 외국화석 300점이 있습니다. 전시물 내용으로는 아시아 최초로 발견된 대형생혼화석을 비롯하여 한국에서 유일한 화석이 다수 전시되어 있으며, 실제 소형공룡과 공룡 알, 공룡발자국 화석 등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시대별 동물 화석을 관람할 수 있습니다.

- 1층 화석전시관 내부 -

  2층 전시관에는 한국곤충 2,000, 외국곤충 2,000점을 비롯하여 곤충 디오라마 50점과 야생 동충하초 1,000점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전시물 중 하늘소 200종은 국내 최다 전시규모이며, 생태사진과 함께 다양한 동물박제와 생동감 넘치는 디오라마를 볼 수 있어서 어린이와 어른 모두에게 흥미를 야기할 수 있는 곳입니다.

- 2층 곤충전시관 내부 -

  박물관의 특징이자 장점은 해설이 있는 박물관으로 관람을 통해 자연물에 대한 신비함과 함께 화석과 곤충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모든 관람객들에게 박물관장이 직접 약 2시간정도 해설과 함께 관람 안내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수장고에 따로 보유하고 있는 약 1만점의 화석은 화석을 연구하는 학생들에게 연구자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박물관 이름은 오랜 외국 유학생활을 한 딸에게 선물하고 싶어 딸의 이름(김엘라별이)을 넣어 엘라화석&곤충박물관으로 지었습니다

 

3. 화석과 곤충을 채집하는 것이 쉬운일이 아니라고 봅니다.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으신지요?

  모든 직장인들이 그러하듯이 저도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 많은 업무로 인해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업무 차 일본 출장을 가게 되었고 그때 오사카에 있는 화석박물관을 관람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박물관 입구에서 판매하는 작은 화석 한 점을 호기심에서 구입하였는데 생김새는 물론 느낌이 정말 신비롭게 다가왔습니다. 그 일이 계기가 되어 화석에 대해 관심을 갖고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화석 채집과 연구를 하면서 관련된 정보를 찾던 중 마침 경북대학교 출신의 학생들과 교수님으로 구성된 동아리를 만날 수 있었고, 같은 대학의 출신은 아니지만 저도 그 동아리에 회원으로 가입을 하여 20여년을 함께 화석연구와 채집활동을 해 오면서 그동안 여러 차례 발굴 작업 위원으로도 활동을 하였습니다.

  2009년에는 화석을 모르는 보통사람들도 화석을 쉽게 이해하고 관심을 갖도록 하면서 우리 주변에 많은 화석들이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전하기 위해주말을 행복하게 만드는 화석탐사의 매력이라는 부제로 정과 망치로 떠나는 화석 탐사라는 도서를 저술하여 출간하였습니다. 이 책은 멸종된 동·식물이나 혹은 그들의 흔적과 대화를 나눌 수 있었던 화석을 채집하면서 겪었던 저의 화석채집기와 함께 화석연구가들에게도 도움이 될 만한 많은 화석사진을 수록하고 있습니다.

                                                               

4. 박물관 설립을 결심한 계기와, 운영을 하면서 느낀 점을 이야기 해주세요.

  박물관 설립은 오랜 기간 채집해온 화석들을 개인소장의 가치를 넘어 많은 사람들이 보고 느끼도록 해주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화석채집과 연구기간이 20여년이 되어오면서 채집한 화석의 수와 자료 내용면에서 개인이 소장하고 관리하기에 한계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자료들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던 것이 제 마음이었습니다. 박물관 설립을 결정하고 그동안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면서 귀촌하여 준비한 것이 오늘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 전시 화석 -

  삶 속에서 취미는 음식의 맛을 더하는 조미료 같은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박물관을 운영하면서 아침이면 희망차고, 저녁이면 가슴이 뿌듯한 하루하루의 연속이기를 기대하면서 오늘도 박물관을 찾는 관람객들과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오래전 곤충들이 그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진화해온 과정이나, 5억연 전의 고생대 삼엽충들과 만날 때면 우주의 신비한 비밀을 엿보는 것 같아 창조주에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화석을 가까이서 보면서 느낄 수 있다는 것이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박물관을 운영하다보면 기억에 남는 관람객을 만나기도 합니다. 박물관에 전시된 화석을 관람한 것이 화석연구에 대한 계기로 이어져 2년 만에 세계학술지에 논문을 낸 학생이 있었습니다. 이렇듯 화석과 사람을 연결시켜 새로운 동기를 유발시켜주는 일이야 말로 박물관을 운영하면서 느낄 수 있는 가장 가슴 뿌듯한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박물관을 찾은 관람객들(사진출처: 박물관 홈페이지) -

 

5. 박물관 운영을 위해 어떠한 노력이 필요한지요?

  개인이 설립하여 운영을 하는 박물관이다 보니 소규모로 건립이 되었습니다. 박물관 운영을 위한 노력으로는 첫 번째가 언젠가는 지자체나 교육기관에서 박물관 인수하여 우리나라에서 규모나 내용면에서 가장 크고 최고인 자연사 박물관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최근에 모 지자체세서 제의를 받은 적도 있었습니다만, 박물관 운영의 기본이념을 저의 생각과는 달리 상업적으로 풀어내려는 부분이 있어서 안타까웠던 적이 있었습니다.

  두 번째로는 박물관 관람객의 해설을 위해 지금도 다양한 관련서적들을 찾아서 보고 있지만 그래도 역부족이라는 생각을 간혹 합니다. 더욱 체계적이고 전문화되어 관람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보완하고 더해가는 연구와 노력이 계속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 방송 인터뷰 중인 김왈수 관장님 -

  마지막으로 박물관이 신문에 기사화되거나 방송국에 프로그램으로 방영(MBC“열정”, SBS "물은 생명이다)된 경우도 있지만, 홍보가 아직 부족함을 느낍니다. 자체적인 노력과 외부의 관심으로 박물관 알리기에 더 노력을 하여 많은 사람들이 박물관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6. 화석과 곤충을 채집하면서 생긴 에피소드가 있으신지요?

  화석과 곤충을 채집하다보면 많은 에피소드가 생깁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우리나라 고생대 지역인 태백에서 화석을 채집하던 중 바위가 굴러내려 목숨이 위태로웠던 사건을 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작은 하늘소 한 마리를 잡기 위해 비오는 공동묘지에서 혼자 밤을 세운적도 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일이란, 그 자체만으로도 흥미롭고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것이어서 어려운 환경에 쉽게 굴복하지 않고 더한 열정을 갖게 만드는 힘이 되었습니다. 열정은 나이와는 상관없이 폭풍처럼 밀려드는 힘찬 에너지와 같아 굶주린 동물처럼 신종을 찾아 들과 산으로 헤매고 다닐 수 있도록 해 준 원동력이기도 합니다.

- 관람객들에게 설명을 하고 있는 김왈수 관장님 -

 

7. 대학시절 도서관을 어떻게 이용하셨는지요?

  대학입학 후 저는 중앙도서관(현재 대명캠퍼스도서관)의 문학 서적이 있던 한 층의 모든 도서를 탐독하기로 결심을 하고 시험기간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도서관에서 책을 보며 지냈습니다. 그러다 보니 도서관에는 인정되지 않은 저의 고정석도 있었습니다. 졸업을 앞두고 그동안 읽은 도서를 보니 한 층의 도서를 다 읽겠다는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지만 3분의 2정도의 도서를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제 아내도 도서관에서 만났습니다. 서울에서 대구로 유학을 온 그녀는 언제나 밝고 예쁜 모습으로 도서관에 있는 저를 만나러오곤 했지요. 그 당시 중앙도서관은 학습 환경과 독서를 할 수 있는 분위기도 최고였지만 데이트장소로도 좋았습니다. 물론 대화는 쪽지로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도서관은 제 인생을 이끌어준 학창시절의 특별한 의미가 있는 곳이라 할 수 있겠군요.

 

8. 관장님께서 읽으신 책 중에서 기억에 남는 책이 있으신지요?

  도서관에 파묻혀 쉬지 않고 읽어대던 책들도 시간이 지나니 그 내용이 흐릿해집니다. 저는 어려운 시절을 함께한 인간적인 내용이 많이 공감되어 1930~ 40년대의 작가들의 작품을 좋아합니다. 작가들의 애련한 정서와, 많이도 가난했던 일상생활 속에서 꿋꿋하게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 인간의 깊은 본성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작가의 이름도 기억에 없습니다만, 아직까지 제 기억에 남아있는 짧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느 날 학교에 갔다 온 꼬마가 병들어 죽어가는 닭을 발견하고 옷으로 덮어주고 밥도 주었는데 다음날 학교에 갔다와서 보니 닭은 보이지 않고 닭고기가 상 위에 올라와 있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때 아이의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지요. 한 페이지도 안되는 짧은 글에서 작가는 아이의 마음을 울먹이며 표현했었는데 내용을 읽으며 안타까워했던 것이 문득 떠오릅니다.

 

9.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한마디

  저는 수학을 전공하고 직장에서 하루에 수십억을 만지는 기업에서 20여 년간을 자금 담당 관리자로 근무했습니다. 업무의 특성상 모든 것을 따져야하고 정확성을 기하는 사람으로 살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진정 내가 좋아하고 열정을 다할 수 있는 것을 찾아서 도전한 결과 현재는 좋아하는 일을 하며 그때와는 또 다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취업이다 진로다 해서 요즘 젊은이들이 고민도 많고 힘들다는 것을 압니다.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본인이 좋아하는 것이 있다면 주저 없이 도전하고, 어떠한 경우라도 포기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학교 밖의 세상은 험난하지만 새롭고 도전할 만한 곳입니다. 하고 싶은 일, 해야 할 일이 많은 좋은 세상입니다. 열정으로 도전에 따르는 고통까지도 감사히 받아들일 줄 아는 여러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힘이 들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항상 새롭게 도전해 보십시오. 꿈을 가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