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4/76호

[Library & People] 코이카 해외봉사단 한국어교육 봉사 심현주

[Library & People] 외국어로서의 한국어교육학을 전공하고 있는 심현주님의 코이카 해외봉사단 활동기를 싣습니다. 

 

1. 본인 소개를 간단히 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심현주입니다. 이름만 들으면 여자로 오해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남자입니다. 다행히 여기에는 사진이 같이 있어서 오해하시는 분들은 없으시겠죠? 저는 계명대학교에서 ‘외국어로서의 한국어교육학’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우즈베키스탄에서 코이카 해외봉사단원으로 2 년간 한국어교육을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다시 부족한 실력을 채우기 위해서 동 대학원 박사과정에 입학하여 수학 중에 있습니다. 즉, 중년백수라고 할 수 있겠네요. ‘스스로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 곧 내가 해야 할 일이다’라는 신조(信條)와 새로운 일에 대한 강한 도전정신으로 즐겁게 한국어교육에 대해서 배우고 있습니다. 이렇게 웹진으로 여러분을 만나게 되서 정말 반갑습니다.

 

2. 박사과정 중에 있는 “외국어로서의 한국어교육학”의 소개와 향후 전망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외국어로서의 한국어교육학은 쉽게 이야기하면 외국인, 즉 대한민국 국적이 아닌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치는 것에 대해서 학습하는 학과라고 보시면 됩니다. 유학, 취업, 그리고 결혼 등 다양한 이유를 가지고 한국으로 오는 외국인들이 많잖아요. 그들에게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죠. 한국어교육은 일반적으로 대학교에 소속된 한국어 교육 기관에서 실시되고 있어요.

- 한국에서의 첫 제자들과 함께 - 

  계명대학교에도 한국어학당이 동영관에 위치해 있는데요, 외국 학생들이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모습을 보면 신기하면서도 왠지 모를 뿌듯함을 느낀답니다.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해외의 많은 나라에서도 한국어교육이 이루어지고 있고 계속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제가 다녀온 우즈베키스탄에서도 초등학교에서부터 대학교에서까지 한국어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어요. 그러나 해외의 경우 한국어교육을 전공한 한국어교사의 공급이 부족해서 전문적인 한국어교육에는 아직 아쉬운 부분이 있지요. 따라서 한국어교육을 통해 세계에 한국과 한국 문화를 전파하는 민간 외교관으로서의 꿈과 열정이 있는 분들이라면 한번 도전해볼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3. KOICA(한국국제협력단) 봉사단 활동을 하셨는데요, KOICA 봉사단에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나 준비할 것은 무엇인지요? 그리고 KOICA가 다른 봉사단체와 다른 점이 있다면?

   ‘코이카(KOICA: KOrea International Cooperation Agency)해외봉사단’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어요.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어렵지 않게 관련 자료들을 찾아볼 수 있기 때문에 여기서는 간단히 소개만 하도록 하겠습니다. 한국이 어려웠던 시절에 미국을 포함한 많은 나라에서 여러 가지로 도움을 주었지요? 이제는 우리나라가 도움을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가 되었는데요. 이에 따라 국가에서 한국 국민들이 해외로 봉사활동을 나갈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 코이카 훈련소에서 동기들과 -

  다른 봉사단체와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정부차원에서 운영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해외봉사자로 파견되기 전의 훈련에서부터, 활동 기간, 귀국 후 지원까지 모든 부대비용을 국가에서 지원해준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자 장점이지요. 그러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지원하고 경쟁률도 낮지 않다고 합니다.(경쟁률, 탈락 사유 등은 공개되지 않아서 정확하게는 모르겠네요.) 코이카해외봉사단은 모집 시 분야별로 인원을 선발합니다.

  제가 활동했던 한국어교육을 포함하여 컴퓨터, 미술, 음악, 태권도 등 교육 분야와 간호, 전기, 자동차, 사회복지 등 다양한 분야의 인원을 선발합니다. 따라서 자신이 지원하고 싶은 분야와 관련된 자격을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지요?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건강입니다. 대부분의 파견 국가들이 한국보다 환경적으로 열악하기 때문에 건강이 좋지 않다면 활동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청년의 때에 한번 가져볼 만한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 니자미사범대학교 4학년 학생들의 마지막 졸업논문 점검 후 기념 -

 

4. 본인이 활동한 KOICA 한국어교육봉사 활동은 구체적으로 어떠한 활동을 하는 것입니까?  그리고 활동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입니까?

  구체적인 활동은 파견지역, 기관에 따라 어느 정도 차이는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한국어교육 분야에서는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을 합니다. 여러분도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외국어를 배워 본 적이 있을 텐데요. 그런 것처럼 학생들에게 외국어로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것이지요. 특히, 요즘 한국에서도 원어민 교사에 의한 외국어 교육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는데요, 코이카 봉사단원으로 파견되면 바로 한국어 원어민 교사가 되는 것이지요. 한국어뿐만 아니라 한국역사, 문화, 그리고 요즘 한류의 주역인 K-POP 등 다양한 활동을 하게 됩니다.

- 타슈켄트 세종학당에서 있었던 김치 페스티발에서 김치를 만든 기념으로 -

  활동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보다도 학생들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는 일이겠죠. 가장 보람된 순간이니까요. 특히 내가 가르친 학생이 자신이 목표했던 무엇인가를 달성하고 나에게 "선생님 덕분에 합격했어요."라고 이야기할 때는 더없이 큰 보람과 기쁨을 느낍니다. 기억에 남는 학생이 한 명 있는데요. 보통 학생들은 두루뭉술하게 고맙다는 표현을 많이 하거든요. 그런데 그 학생은 제가 어떻게 도움이 되었는지를 요목조목 자세하게 설명하면서 고맙다고 하더라고요. 그럴 때는 정말 감동이 되죠. 어느 드라마에서 나왔던 표현처럼 '특급 칭찬'이랄까요?

-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성균관대학교 주관 백일장에서 수상한   니자미사범대학교   한국어 및 한국문학과 학생들과 -


5. 외국어로서의 한국어를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거나 관심 갖고 있는 분들을 위해 해 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목표를 정확하게 그리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모든 공부가 그렇겠지만, 목표하는 바에 다다르기 전까지는 참 힘들고 어려운 일이거든요. 그런데 자신이 목표하는 것과 다르다고 느낀다면 아마 견디기 힘들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왜 이 공부를 하고 싶은지, 그것을 위해서 이 공부가 정말 필요한 것이지를 깊이 있게 고민하고 지원하시는 게 좋을 거예요.

  한 가지 더 말씀드리자면, 한국어교원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나 기대는 내려놓으세요.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 직업이고,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다 보니 심리적으로도 부담이 적지 않거든요. 하지만, 다양한 사고방식을 가진 여러 나라의 학생들과 교류하면서 나 스스로도 성장할 수 있는 멋진 직업인 것도 사실이에요. 분명한 목표와 비전을 가지신 분이라면 꼭 도전해 보세요~!

- 학생들이 마련해준 생일파티와 제자들과 함께 -

 

6. 학업을 위해 도서관을 어떻게 활용하고 계신지요? 그리고 재학생들을 위해 특별히 추천하고 싶은 도서관 서비스가 있으면 말씀해 주십시오.

  우즈베키스탄에 있을 때 가장 갈급했던 것 중 하나가 책이었어요. 수업준비나 연구에 참고하고 싶어도 책이 없어서 어려움이 많았거든요. 대학교 도서관이라는 곳도 우리와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상황이 열악하답니다. 그래서 한국에 돌아온 후로는 도서관을 자주 이용하는데 리모델링 후에 참 좋아진 것 같아요. 저는 주로 학업에 필요한 참고자료를 위해 자료실을 자주 찾고요. 필요한 도서가 없을 때 '자료구입신청'도 종종 이용합니다. 필요한 책을 모두 사서 보려니 경제적인 부담이 큰데, 이럴 때 아주 유용하더라고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3층에서 공부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공부를 하다 보면 자료를 검색하거나 책을 찾아 봐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거기에서는 컴퓨터로 자료도 찾을 수 있고, 4층에서 필요한 책을 찾아다가 보는 것도 편리하거든요.

  추천하고 싶은 서비스는 '동영상강좌'입니다. 다양한 분야에 대한 콘텐츠도 있고, 어학과 자격증 관련 수업도 들을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어학 수업이 다소 부족하다는 거예요. 요즘 한국 학생들도 외국으로 유학을 많이 가는데, 이와 관련해서 TOEFL이나, IELTS 같은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서비스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7. 향후 진로는 어떻게 계획하고 계십니까?

 '외국어로서의 한국어교육'이 전공인 만큼 졸업을 하게 되면 해외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을 하려고 합니다. 아직은 어느 나라, 어떤 장소라고는 정확하게 말할 수 없지만, 어디든지 한국어교육을 필요로 하고, 제가 가서 할 일이 있는 곳이라면 가겠다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세계 곳곳에는 한국어를 배우고 싶지만 여건이 안 되서 포기하는 열정있는 학생들이 많거든요. 우선 제가 그들에게 도움이 되는 실력있는 한국어교육 전문가가 되도록 노력해야겠죠.

- 니자미사범대학교 한국어 및 한국문학과 현지선생님들과 함께 -

 

8. 마지막으로 한마디 

  여러분에게 꿈을 꾸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요즘 대학생들이 우리나라의 경제적, 정치적 상황을 고려해서 직업을 구하는 데에만 너무 집중하고 있는 것 같아요.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잖아요. '돈'이 인생의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이 말에 동의하는 청년들은 많이 봤지만 실천으로 옮기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더라고요. 우리 인생이 한 번뿐이잖아요. 내일 당장 어떻게 될 지도 모르는 거고요.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하다가 마무리하지 못하고 생을 마감하게 될 때는 그저 '아쉬움'이 남겠지만, 내가 원하지 않는 인생을 살다가 생을 마감하게 되면 '허무함'만 남을 거예요. 여러분이 진정으로 원하고 즐겁게 할 수 있는 그런 일을 청년시절에 시도해 보세요. 그게 청춘 아니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