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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69호

[독.계.비] 연금술사

[讀.啓.肥] [독.계.비] 코너는 ‘독서로 계명을 살찌우자’라는 목표로 독서릴레이 형식으로 꾸며가는 코너입니다. 책을 읽고 그에 대한 소감과 함께 원하는 사람에게 추천해 주고, 그 사람은 추천받은 책을 읽고 난 후 또 다른 책을 본인이 원하는 사람에게 추천해 주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많은 분들의 참여를 부탁드리며, 참여해 주신 분들께는 소정의 상품을 드립니다.

 

이 달에는 송유라(언론영상학과, 4)양에게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를 추천받은 박준상(언론영상학과, 3)군이 「연금술사」김수민(법학과, 4)군에게 추천합니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꿈을 꾸고, 그 꿈을 좇고 있을까. 사실 앞의 꿈과 뒤의 꿈은 다른 것 일 수도 있다. 잠자면서 꾸는 것을 말하기도 하고, 자신이 추구하는 것을 말하기도 한다. ‘연금술사’는 자면서 꾼 꿈을 좇는 한 양치기, 산티아고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산티아고는 안달루시아의 낡은 교회 앞 커다란 무화과나무 아래서 양들과 밤을 보낸다. 두 번이나 같은 꿈을 꾼다. 그 꿈은 피라미드 가까이에서 보물을 찾는 것이었다. 산티아고는 노파에게 해몽을 듣고, 살렘의 왕에게 계시를 들은 후 양을 모두 팔고 이집트로 떠난다. 그러나 산티아고는 도둑에게 돈을 모두 잃는다. 크리스털 가게에서 1년 간 일한 후 다시 돌아가 양치기가 되려한다. 그러나 순간적으로 떠오른 왕의 계시가 산티아고를 피라미드로 이끈다.피라미드로 가는 여정에서 사막부족 간 전쟁을 겪고, 연금술사를 만나고 만물의 언어를 알게 된다. 산티아고가 피라미드 앞에서 보물을 찾기 위해 땅을 파고 있을 때 무장한 병사들을 만난다. 병사에게 보물을 찾고 있다고 실토하자 한 병사가 ‘어떤 교회 앞 무화과나무 밑에서 보물을 찾았다는 꿈을 꿨고, 그런 꿈을 믿는 멍청이가 여기 있다’고 비웃는다. 그러나 산티아고는 자신의 꿈대로 낡은 교회 앞에서 보물을 찾는다.

 

  어떻게 보면 허무맹랑한 이야기다. 자기 발밑에 보물이 있었는데 그 보물을 찾아 힘든 길을 돌아 간 것이다. 결국 산티아고가 꾸는 꿈은 ‘목표’가 됐고 그 과정 속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걸었다. 이 책을 읽고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첫째, 자신의 목표를 위해서 모든 것을 걸 준비를 해야 한다.

  주인공은 꿈에서 본 보물을 찾기 위해 자기가 가진 모든 것인 양을 팔았다. 단순히 행운만이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가져다주었을까? 당연히 아니다. 우리는 지금 이룬 것들을 위해 무엇을 희생했을까? 그것은 바로 값으로 따질 수 없는 시간과 노력이 우리가 이룬 것들을 만들었고 지금의 우리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갈망하는 것을 위해서 모든 것을 버린다면 그것을 반드시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산티아고는 양을 희생했고 피라미드에 가기 위한 돈을 벌기 위해 또 시간을 들였다. 그리고 전쟁으로 목숨도 잃을 뻔 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을 잃을 각오로 피라미드로 갔고, 결국 그곳에서 해답을 얻었다.

 

  둘째, 좋은 결과를 위해서는 힘든 과정이 필요하다.

  어떻게 보면 허무맹랑한 이야기다. 자기 발 밑에 보물이 있었는데, 그 보물을 찾아 힘든 길을 돌아 온 것이다. 우리가 겪는 일도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한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내가 원하는 것, 예를 들면 희망하는 직업군을 얻기 위해 끊임없이 관련된 공부를 하거나 자격증을 취득해야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과정이 부실하다면 좋은 결과도 부실할 것이다. 운 좋게 원하는 직업을 얻게 됐다 해도 업무적인 능력이나 그 외의 능력에서 부족함을 보이고 그것을 극복하느라 다시 어느 과정을 겪어야 할 것이다. 주인공은 돈을 모두 잃고, 전쟁을 겪게 될 때 그것을 포기했다면 보물을 얻지 못했을 것이다. 그 시련을 겪었기 때문에 산티아고는 보물을 얻었다.

 

  사실 두 가지 모두 같은 이야기다. 자신의 목표를 위해서는 그 어떤 것도 극복할 각오가 돼 있어야 한다. 사실 이 이야기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자아의 신화'이다. 자아의 신화를 이루는 과정에서 살렘의 왕이 그에게 실타래의 존재를 알려주고 산티아고는 자신의 방식으로 실타래를 풀어나간다. 결국 '자아의 신화'는 말 그대로 '자기만의 이야기'다. 그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가느냐는 살렘의 왕이 아니라 산티아고처럼 스스로 하는 것이다. 우리는 그 신화를 그저 운에 맡기며 막연히 이루지 않고, 끊임없는 노력으로 이루어야 할 것이다.

 

 

 

 

 

<사진출처: 책 표지-교보문고, 인물-박준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