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3/65호

[Library & People] 법학과 장영달 만학도

[Library & People] 만학의 결실을 맺고 있는 법학과 장영달님의 인터뷰를 싣습니다.

 

1. 동산도서관 웹진 구독자들에게 간단한 소개와 인사 말씀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법학과 4학년에 재학중인 장영달입니다. 저는 대구 중구 대봉동에서 수입주방 전문 회사인 (주)재영코리아를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대구·경북 백화점을 비롯하여 로드샵에서 영국, 독일, 이탈리아, 일본 등 세계 각국의 유명브랜드 주방용품을 수입하여 유통하고 있습니다.  동산도서관 웹진을 통하여 여러분을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2. 웹진 65호에서는 우리 대학에 재학 중인 만학도를 인터뷰 대상자로 선정 하였습니다. 만학에 뜻을 두게 된 계기가 있으신지요?

 

  학창 시절 더 배우고 싶었지만, 집안 사정으로 인해 학업을 계속 할 수가 없었습니다. 언젠가 공부를 계속 해보리라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바삐 살다보니 마음속에 품고 있던 그 생각도 점점 희미해져갔습니다.

 

  그러던 중 해외 출장이 잦고, 바이어들과의 만남이 빈번한 제 일의 특성이 배움에 대한 필요성과 갈증을 자극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일을 하다보면 내가 모르기 때문에 손해를 입게 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합니다. 물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해결은 하지만, 그럴 때면 “이건 아니다!”, “내가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절실해 집니다. 한쪽으로 미뤄 두었던 학업에 대한 미련이 이렇게 일을 통해 자극이 되어 저를 만학의 길로 들어서게 하였습니다. 

 

 - 사무실에서 업무처리 중인 장영달 만학도 -  

 

3.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신념이나 가치관은 무엇입니까?

 

  삶에서 중요한 것은 참으로 많지요. 저는 그 중에서 “만남”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불교에서는 옷깃 한번 스치는 만남도 500겁(생) 인연이라 했고, 독일의 문학자 ‘한스 카로사(Hans Carossa)’는 “인생은 너와 나의 만남이다.” 라고 말했습니다. 살면서 우리는 어떠한 만남을 갖게 되느냐에 따라 삶의 방향이 많이 달라집니다. 저는 사업을 하면서 돈을 벌어보기도, 잃어 보기도 하였습니다. 경험에 의하면 서로간의 만남에 있어 균형이 잘 맞으면 지금 당장은 손실을 보는 듯하여도 나중에는 오히려 큰 도움이 되는 좋은 만남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좋은 만남은 나와 상대방을 함께 성장시켜 더 좋은 우리가 될 수 있도록 해 줍니다.

 

  요즘 인기 있는 드라마에서 집안의 가훈으로 “입장 바꿔 생각하자”라고 붙여놓은 것을 보았습니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바라볼 수 있는 마음, 조화로운 관계를 통해 다 같이 발전하고자 하는 마음이 성공적인 만남을 이루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 여유를 갖고 만학도로서의 기쁨을 최대한 누린다는 장영달 만학도 -

 

4. 만학도로서 젊은 친구들과 함께한 대학생활은 어떠했는지요?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먼저 이 자리를 빌려 법경대 교수님들과 학우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습니다. 가정이나 직장에서의 위치와는 달리 학교에서는 저도 배우는 학생의 신분인지라 학우들과 비슷한 나이 또래의 젊은 기분으로 즐겁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이 만학도로서 누릴 수 있었던 큰 즐거움이 아닌가 합니다. 특히 학우들과 함께 팀을 구성하여 과제를 논의하고, 각자 준비한 것들을 토론하는 과정을 통해 젊은 친구들의 사고와 열정을 가까이서 보고 느낄 수 있었던 것이 좋았습니다.

 

- 강의실에서 학생들과 함께 -

 

5. 일과 학업을 잘 병행해 나가는 시간관리의 특별한 노하우가 있으신지요?

 

  누구에게나 주어진 하루의 시간은 똑같기 때문에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시간의 틈을 잘 이용하는 것이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경우 학업과 사업을 병행해야 했으므로 학교에서는 공강시간을 활용하여 과제수행에 필요한 자료나 전공서적을 보기위해 도서관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회사에서는 업무나 회의를 할 때 비슷한 종류별로 모아서 처리하는 방식으로 시간의 틈을 줄이려고 노력한 것이 바쁜 와중에도 결석한번 하지 않고 학업에 최대한 열중하면서 하는 일에도 에너지를 쏟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 바이어를 만나 사업 논의를 하고 있는 장영달 만학도 -

 

6. 감명 깊게 읽으신 책은 무엇입니까?

 

  우리가 식당에서 똑같은 음식을 시키더라도 달걀 프라이 하나 더 얹어주는 집을 찾게 되는 이유는 그 속에서 인정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제가 하는 사업이 영업이다 보니 평소 장사꾼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살아가게 되는데, 좋은 물건을 파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정을 함께 나누는 장사꾼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해 왔습니다. 법정 스님의 명상집 〈산에는 꽃이 피네〉의 내용 중에 “상인의 길은 곧 인간의 길이다. 단지 물건만 사고파는 것이 아니라 인간에게 필요한 상품이기 때문에 인정이 오고가야 한다. 다시 말해 사고파는 차디찬 거래가 아니라 인정이 오고 갈 수 있는 인간의 길이 되어야한다.”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이 말씀은 진정한 장사꾼이자 인간의 길을 가고자 하는 제게 방향을 제시해주는 것이라 항상 마음에 담고 있습니다.  

 

7. 개인적으로 앞으로 꼭 하고 싶은 일이 있으신지요?

 

  같은 사업을 20년 이상 하다 보니 세계 각국의 특별한 주방용품을 많이 소장하고 있습니다. 이 소장품들을 한자리에 모아 전시할 수 있는 “주방용품 박물관 카페”를 운영하면서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박물관 건립을 위한 자산관리를 위해서도 지금 하고 있는 공부는 저에게 매우 중요하고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 함께 공부하는 것이 좋은 사람들의 모임인 "법사모" 산행 -

 

8. 후배들에게 삶의 선배로서 해 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잠자리는 양쪽 날개가 균형을 잡아주기 때문에 멋지게 날 수 있습니다. 어떤 날개를 가지고 어떻게 비행하느냐에 따라 삶의 방향은 바뀌게 될 것이므로 모든 만남에 있어서 순간순간 정직과 성실이라는 날개로 균형을 잘 잡으시길 바랍니다.

 

  젊음은 그 자체가 축복이며 보배입니다. 하지 때 심는 모는 오전에 심는 것과 오후에 심는 것이 자라는 속도가 다르다고 합니다. 모든 일에는 시기가 있습니다. 여러분은 배움의 시기에 있으니 이 시기를 놓치지 않고 최선을 다하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에게 주어진 시간은 황금과도 바꿀 수 없습니다. 앞으로의 무한한 성장과 발전을 위해 소중하고 아름다운 이 시기를 최대한 여러분의 것으로 만드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