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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56호

[내가 쓰는 글] 지금이 아니면 언제 다시 또...

 [내가 쓰는 글] 사회과학대학 심리학과 이채린 학생의 국외봉사활동 체험기를 싣습니다. [이재룡 steel97@gw.kmu.ac.kr]

 

  라오스 국외봉사활동은 정말 잊을 수 없는 기억 중에 하나가 되었다. 지원서를 내기 전부터 많은 친구들과 선배들로부터 국외봉사활동 프로그램에 대해서 좋은 말을 많이 들어왔다. 누군가에게 말로만 들었던 프로그램이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대학생활을 마치기 전 꼭 도전해보고 싶은 목표가 되었다. 남다른 특기나 재능이 없어서 과연 내가 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던 만큼 합격했던 의미는 그 무엇보다 가치 있게 여겨졌다. 살아가는데 있어서 언젠가 선택과 집중 그리고 실행을 해야 되는 순간이 있는 만큼 4학년 2학기 대학생활의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라오스 국외봉사활동을 선택했고 봉사활동 기간에는 한 가지 목표에만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출발하기 전, ‘차분히 봉사활동 잘 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아이들, 친구들 잘 도와주고 오너라. 항상 축복이 있기 바란다.’라는 부모님의 메시지를 받으면서 더욱 남다른 마음으로 라오스 행에 몸을 담을 수 있었다. 그리고 봉사하는 내내 언제 대학생의 신분으로 지금 만난 이 사람들과 다시 인연이 되어 국외봉사활동을 할 수 있을까? 라는 물음에 하루하루를 더욱 알차게 보내고 싶었고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다. 미술교육봉사를 참여하면서 유치부와 1학년 친구들과 함께 지냈다. 부끄러움 많이 타는 아이들, 선생님 옆에 꼭 붙어있으려는 아이들, 적극적으로 수업이 임했던 아이들 정말 다양한 친구들이 많았지만 공통적으로 느낀 것은 아직 어린 또래 아이들이구나라는 것이었다. 숫기가 없어서 말도 제대로 못하는 친구들도 많았고 언어가 통하지 않아서 더 깊은 공감대를 형성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새로운 것에 호기심을 가지고 수업에 참여해준 아이들의 마음이 너무 예뻤고 고마웠다. 라오스 통망초등학교에는 미술이라는 과목이 없었기 때문에 물감, 색종이, 크레파스 등을 활용했던 모든 것들이 새로웠을 것 같았다. 하루하루 지날 때마다 시간은 엄청 빠르게 지나갔고 그렇게 교육봉사가 마무리되었다. 지금에 와서 나에겐 웃음과 행복감을 줬던 아이들에게 과연 나는 어떤 선생님으로 기억될까라는 생각이 든다. 함께 찍은 사진들을 한 장씩 보면서 다시 그 순간의 장면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앞으로 아이들의 꿈이 펼쳐질 공간에서의 노력봉사도 성공적으로 완성된 것을 보면서 32명의 단원들과 인솔해주신 3명의 선생님들과 모두 하나가 된 기분이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하게 맡은 바를 수행해준 단원들과 함께 하나 된 목표의식을 가지고 이루어 냈기 때문에 더욱 빛나보였다. 통망초등학교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은 이 곳 친구들과 현지인들과 함께 어울리는 시간을 가졌다. 라오스에 오기 전, 미리 준비해온 문화 봉사를 직접 선보일 땐 설레기도 했고 혹시라도 실수는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긴장도 되었다. 작은 실수를 했음에도 즐거워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더 몰입해서 문화공연을 마칠 수 있었던 것 같다. 처음엔 약 일주일정도 되는 시간이기 때문에 정이 많이 들지 않을 줄 알았는데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똑같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 부대끼면서 지내온 시간들의 몇 배, 그 이상으로 잔잔한 여운이 남는 것 같아서 정이란 것이 무섭구나 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다시 느끼게 되었다. 지금 소감문을 쓰는 순간에도 통망초등학교에 있을 아주 큰 두 그루의 나무 사이로 떠오른 둥근 달과 반짝반짝 빛나는 별들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새로운 곳에서 무언가를 이뤄냈던 경험들을 모두 말로 표현할 수 없지만 앞으로 살아가는 시간 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

 

  이후, 문화탐방을 통해서 라오스의 문화와 음식 등 새로운 것을 많이 접하였다. 색다른 것에 적응하는 것이 즐겁기도 하고 다가올 마지막 날이 오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도 간절했다. 하지만 시간은 흐르기에 끝이 다가왔다. 함께했던 단원들이 매일 같이 지내왔기 때문에 헤어짐이 어색했고 모두들 어찌할 바를 몰랐던 때가 생각난다. 라오스를 다녀온 후에도 아직 그 여운이 가시지 않는다. 이 감정이 영원히 유지되어 몇 년 뒤에도 다 함께 추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아직 참여하지 않은 분들에게는 정말 추천해주고 싶다. 정말 가고 싶고, 이루고 싶은 목표라면 움츠려 들지 말고 몇 번이고 도전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프로그램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