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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학당

<월요학당>

절기(節氣) 이야기

 발표자 : 최재명 부관장(동산도서관) 
 발췌자 : 이상엽 계장(학술정보서비스팀)

  이 내용은 10월 15일에 동산도서관 학습 모임인 <월요학당>에서 최재명 부관장이 발표한 것을 발췌한 것입니다.

지난 11월8일이 입동(立冬)이었다. 이젠 절기상으로 겨울의 문턱으로 들어가는 계절이다. 나는 어릴 때 부모님이나 이웃 어르신들로부터 “소한(小寒),대한(大寒)이니 날씨가 아주 춥겠구나”,“우수, 경칩이 되었으니 이제 곧 대동강물이 풀리겠고 추위가 다 가겠구나, 곧 개구리가 깨어날 텐데”하는 절기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들으면서 자라왔다.

 

그러나 나는 어른들의 이러한 이야기를 음력으로 계산되는 전근대적이고 비합리적인 설이라 생각하고 믿지 않았다. 해방 후 세대들 대다수가 음력으로 생일과 조상님들의 기일을, 설과 추석을 지키기는 하지만 양력이 정확하고 근대적이고 합리적인 달력이라고 교육받았기 때문이리라.

 

그러나 우리 조상들은 음력(陰曆)달력 속에 양력(陽曆)절기를 삽입한, 즉 태음태양력(太陰太陽歷)을 만들어 사용하여 왔음을 내가 모르고 있었기 때문임을 대학을 졸업한 후에야 알게 되었다.

 

절기란 1년을 24등분해서 태양이 지나가는 길(황도)에 각 기점을 매기는 방법으로 기점간(절기간)기간을 약 15(365일을 24등분)로 하여 동짓날 동지점을 기점으로 24절기를 매기는 방법이다.

 

동지는 태양이 지구의 최남단에 위치해 이 가장 짧고 밤이 가장 긴 날로 양력으로 매년 12월 22일 경이다. 이날 어느 시간(동지점)을 기점으로 낮이 길어지기 시작하게 되는데, 우리 조상들은 이를 새해의 시작으로 보고 동지를 원단(元旦), 설날로 보았다.

 

동지는 태양이 지구의 최남단에 위치(270°)해 지구 표면이 받는 태양 열량이 가장 적게 되어 추위지되는데 이 냉기가 쌓여 동지가 지난달 내외가 가장 추운 기간이 된다. 이 절기가 소한(小寒),대한(大寒)으로 동지에서 15일이 되는 날이 소한이고, 소한에서 15일이 되는 날이 대한인 것이다.

 

그리고 하지(夏至)는 태양이 지구의 최북단에 이르러 일년 중 낮이 가장 긴 날로 양력으로 6월 22일 경이다. 이때는 태양과 지구의 각도가 90°가 되는 시점으로 지구 표면이 받는 태양 열량이 가장 많아지게 되는데 이 열량이 계속 쌓여 하지가 지난 한 달 내외가 가장 더운 기간인데, 이 절기가 소서(小暑)이고, 대서(大暑)인 것이다.

 

이렇듯 우리 조상들은 음력 달력 속에 양력 24절기를 넣은 달력(태음태양력)을 만들어 사용하였다. 달의 모양을 보면 날짜를 알 수 있었고, 절기로 농사일 시기를 알 수 있었으며 또한 절기로 계절의 흐름과 기후변화를 알 수 있었던 것이다.

 

고등학교에서 배운 농가월령가(조선 현종때 지어졌음)가 음력이 아닌 양력 절기에 맞추어 계절과 풍속과 농사일을 노래한 것임을 알고 우리 조상들의 지혜에 감복할 따름이다.

 

우리 조상들이 사용한 음력이 단순한 달의 운행만을 기준으로 삼은 달력이 아닌 달의 운행 속에 태양의 운행을 삽입한, 즉 동지점, 춘분점, 하지점, 추분점을 정확히 계산하여 넣은 달력을 만들어 사용한 것은 아주 과학적인 방법인 것이다.

 

오늘날 절기를 이야기하면 좀 덜떨어진 사람으로 여기는 시대이지만 이는 우리 후손에게 물러주어도 괜찮을 자랑할만한 하나의 문화유산이라 생각되어 진다.

(704-701) 대구광역시 달서구 신당동 1000번지 계명대학교 동산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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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네이버>